푸에블라신학교를 세우다

푸에블라신학교를 세우다

[ 땅끝편지 ] 멕시코 박성근 선교사(9)

박성근 선교사
2018년 11월 06일(화) 16:02
푸에블라신학교의 교수와 학생들.
멕시코에선 목사의 약 90%가 신학교육을 받지 못했다는 통계가 있는데, 전통 교단인 장로교나 감리교의 경우 교단 신학교를 나와야 목사가 될 수 있다. 따라서 대다수의 신학교육을 못받은 목사는 오순절 교회 소속이다. 라틴아메리카에 오순절 교회들이 우후죽순 생겨나면서 전통 교단보다 오순절 교회가 개혁교회의 다수를 차지하게 됐다. 왜 오순절파 교회들이 더 빨리 성장하게 됐는가에 대해서는 라틴아메리카의 빈민계층을 파고 들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있다. 그러나 오순절 교회가 빨리 성장한 원인을 필자는 좀 다르게 본다. 라틴아메리카 교회엔 관습적으로 영적 후견인 제도(Cobertura)가 있다. 목사가 자신에게 영적 후견인 역할을 해주는 목사를 두고 있는 것이다. 이것으로 자신이 이단이 아닌 정통교회에 속한다는 것을 드러내기도 한다. 여러 목사에게 영적 후견을 해 주는 목사를 사도라 부른다. 오순절 교회는 십일조와 일반 헌금을 분리하는 데 십일조는 보통 담임목사에게로 돌아간다. 그리고 담임목사는 그 십분의 일을 다시 영적 후견인에게 바친다.

큰 교회가 다른 지역에 교회개척을 하게 될 때 자신의 교회에서 신임하는 지도자를 파송하는데, 보통 한 사람만 보내는 것이 아니고 찬양팀, 어린이반 교사 등을 함께 보낸다. 그리고 어느 정도 교인이 모이면 파송한 지도자를 목사로 임명한다. 그리고 교회가 경제적으로 자립하면 이 목사는 자신을 파송한 본교회 목사를 영적 후견인으로 모시고 십일조를 하는 것이다.

이 시스템에선 교회를 개척하는 것이 담임목사에게 경제적으로 큰 도움이 되기 때문에 적극적으로 교회개척이 이뤄진다. 어떤 목사는 그렇게 얻은 수입을 다시 교회 개척에 사용하는데, 그러다 보니 목사 한 사람이 50개의 교회를 개척하는 일도 생기는 것이다. 그런데 문제는 신학교육이 결핍된 것이다. 또한 전도에 열정 있는 교인이 사람들을 모아 예배드리면서 교회로 발전하는 경우도 많다. 라틴아메리카에서는 목사와 전도사의 구분이 없이 모두 목사로 부른다. 안수 받는 것도 그냥 친한 목사들 몇을 불러 진행하기도 한다. 정확한 원칙이 없는 것이다. 그래서 오랫 동안 이곳에서 선교하면서 목회자를 훈련하는 기관이 필요하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 그런데 문제는 담임목사들이 리더를 신학교에 보내려 하지 않는 것이다. 그냥 자기 교회에 성경학교를 만들고 그곳에서 준비시켜 개척교회 사역자로 삼고 싶어 한다.

필자는 이런 상황을 보고 목회자들을 초청해 일대일 제자훈련과 설교방법론을 가르치면서 2012년 초부터 열심히 섬겼다. 선교센터 건축이 2014년에 완성됐고, 2015년 1월에 푸에블라신학교를 개교할 예정이었다. 2014년 가을 한 목회자 연합모임에 참석했는데, 교회사를 잘 가르치는 목사를 만나 신학교육에 대한 비전을 나눴다. 그는 이 비전에 찬성해 11명의 학생을 우리 신학교에 보내 주었고, 자신도 우리 신학교의 교수가 됐다. 푸에블라신학교엔 중형 교회에서 목회하고 있는 5명의 목사가 교수로 있으며, 한 해에 3학기, 총 4년제로 운영된다. 교수로 연결된 목사들이 학생을 보내주면서 신학교 운영은 매우 안정됐다. 선교는 하나님이 하시는 것임을 다시 한 번 체험하게 됐다.

박성근 목사 / 총회파송 멕시코 선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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