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눔으로 하나 되는 통일한국 꿈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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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청년예수 ] 암울한 세상에 빛 되는 반디봉사단

임성국 기자 limsk@pckworld.com
2018년 11월 07일(수) 17:00
부동산 거품, 부진한 고용 상황 등에 어두운 경제 전망이 이어진다. 청년들의 마음도 덩달아 불안하다. 통계를 보니 값비싼 등록금 때문에 50% 이상의 대학생은 아르바이트에 나섰다. 약 20%는 휴학을 결심했다. 토익, 유학, 자격증 등 화려한 스팩으로도 취업 문턱을 넘어서기가 쉽지 않다. 결국 연애, 결혼, 출산에 이어 모든 걸 포기한다는 신조어 'A포 세대'( All, 모든 걸 포기한다) 마저 등장했다. '꿈' '사랑' '나눔'은 청년들에게 사치일 수밖에 없고, 기성세대에게는 말 못 할 아픔이 됐다.
#암울한 세상에 빛 되는 '반디봉사단'

하지만 이 같은 열악한 상황을 극복하며 자신을 돌보기보다 '이웃 섬김'을 실천하고'통일 한국'의 비전을 품는 공동체가 있어 동시대 기독청년들에게 좋은 본보기가 되고 있다. '사치'를 자신의 진정한 '가치'로 바꿔 나가며 하나님의 사랑을 전하는 청년들의 모임, '반디봉사단'이 그곳이다. 반딧불이 작고 연약한 빛이지만 한 곳에 모이면 누군가의 발에 등이 되는 소중한 빛이 되는 것처럼 어두운 세상에 밝은 빛을 비추는 기독청년들이 되겠다는 순수한 의미를 담았다.

봉사단에는 탈북 출신의 청년들도 함께한다. 남한에서의 여정이 순탄치 않고 치열한 경쟁과 외로움 속에서 자존감마저 무너질 수밖에 없지만, 한국교회와 주변 사람들에게 받은 사랑을 나누고자 결심한 청년들의 섬김은 봉사단의 목적과 방향을 더욱더 뜻깊게 만들었다.

반디봉사단 조석주 단장(소망교회)은 "반디봉사단은 2002년 리더쉽코리아의 봉사과정으로 진행되다가 4기 봉사 단원 때부터 나뉘어 산하단체로 운영되고 있다"며, "하나님의 사랑은 봉사단의 기초이고, 우리의 봉사는 하나님께서 기뻐하시는 예배라고 믿는다. 또 남한 청년과 북한 이탈청년들이 함께 공동체를 이루며 서로의 다름을 존중하고 배려하면서 통일을 이루어가고자 노력하고 있다"고 전했다.
#반디봉사단 17기 700여 동문 배출, 정기·동문·특별 봉사 꾸준히 전개

반디봉사단은 한국리더쉽학교 교장 이장로 장로의 지도로 한 기수마다 6개월 과정의 다양한 봉사를 진행한다. 현재 봉사단원은 17기까지 이어졌다. 특별히 4기 이후부턴 매 기수 10여 명의 탈북 청년들이 단원으로 활동했고, 남북 청년을 포함해 총 700여 명의 동문이 배출됐다.

정기봉사는 매월 첫째 주, 둘째 주, 셋째 주 토요일에 진행된다. 토요 정기봉사 때는 평균 20여 명의 청년이 복지관 및 독거노인 섬김, 밥퍼 무료급식, 미래소망스쿨의 교육 봉사 등을 실천한다. 토요일 정기봉사는 오전 10시 예배를 시작으로 MOU를 체결한 서울 가양동 소재 복지관 사역으로 이어진다. 이외에도 매년 11월부터 다음해 1월까지 따뜻한 한반도 사랑의 연탄 나눔 등 의 디아코니아 사역과 함께 소풍, 봉사활동 발표회, 세미나 등의 프로그램도 병행한다. 봉사단 모든 기수가 참여할 수 있는 동문봉사와 서울역 쪽방촌봉사 등 성탄절에 진행되는 특별봉사도 운영 중이다.
#북한 이탈 청년 참여 큰 힘, 나눔으로 하나 된 통일한국 꿈꿔

한혜원 부단장(소망교회)은 "북한 이탈 친구들뿐만 아니라 남한 친구들도 봉사할 수 있는 시간과 여건이 녹록지 않지만 신앙 안에서 나눔을 실천하고, 서로의 아픔과 어려움을 공유하면서 진실되고 하나 된 공동체를 이루고 있다"며, "순수한 마음으로 봉사에 참여하는 남한과 북한 출신 청년들의 모습과 열정이 모두에게 격려가 되고 힘이 된다"고 전했다.

특별히 이 같은 청년들의 모든 봉사는 모두 자비량으로 운영되고 있어 많은 이들이 감동 받고 있다. 등록금, 통신비, 생활비 등의 자금조차 마련하기 어려운 상황이지만, 청년들은 한푼 두푼 아껴 봉사를 위한 회비까지 내고 있다. 토요일 봉사 모임마다 내는 1만원의 회비와 리더쉽코리아의 후원금이 더해져 어르신들을 위한 음식과 연탄 구입 등의 비용으로 활용된다.

조석주 단장은 "반디봉사단의 봉사는 큰 능력이나 전문성, 자격을 요구하는 봉사가 아니고 청년들이 실천하면 되는 쉬운 봉사이다. 반디봉사단 모든 단원이 정체성을 잃지 않고, 사랑받음을 깨닫고 받은 사랑을 한결같이 나누길 원한다"며, 앞으로는 "반디봉사가 멘토링 사역, 재능기부를 통한 봉사 등으로 확장되길 바란다. 또 동문들의 인적 자원이 더욱 다양한 섬김 사역에 쓰임 받길 기도한다"고 전했다.

2016년 처음으로 남한 땅을 밟은 북한 이탈 청년 이효림 단원은 지난 기수 봉사에 참여했다. 그는 "한국에서의 생활이 무척 힘들었지만 교회, 학교 선생님을 비롯한 많은 분의 도움을 받아 이겨냈고, 받은 사랑을 다시 나눠야겠다는 생각을 했다"며, "봉사 때 마다 우리를 기다리는 아이들의 모습, 내가 도움을 줬을 때 기뻐하며 희망을 찾는 그 모습을 보고 우리 사회에 작은 보탬이 되겠다는 생각에 용기를 냈다"고 전했다.

청년들의 봉사는 코이노니아로 이어졌다. 태어난 고향과 자라온 환경이 달랐지만 반디봉사단의 작은 빛은 바람에도 꺼지지 않는 촛불처럼 활활 타올랐다. 반디봉사단의 섬김 중에 깨닫고 얻게 된 청년들의 섬김과 비전이 '나눔으로 하나 되는 통일한국'의 초석이 되길 간절히 기대하고, 또 기도한다.

임성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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