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통일 환경, 민족의 동반자

새로운 통일 환경, 민족의 동반자

[ 9.10월특집 ] 103회 주제해설

한국기독공보
2018년 10월 22일(월) 20:22
새로운 통일 환경, 민족의 동반자

하충엽 목사(숭실대학교)



최근에 한반도의 정세는 급변하고 있다. 하나님께서는 역사 속에 내주하시며 섭리하신다. 하나님께서 한반도에 평화를 주시고 계신다. 이것은 하나님의 특별한 은혜이다. 평화를 주시는 하나님은 정의를 드러내신다. 무고하게 흘린 피에 대한 정의를 드러내신다. 무엇보다도 하나님은 세계 구속의 역사를 확대하신다. 세계 구속의 역사의 확장성을 펼치시는 하나님께서 주시는 평화와 공의를 살펴보고면, 첫째는 평화이고, 둘째는 정의이며, 셋째는 구속의 확장성이다.

이를 설명하면 첫째로, 구조화된 한반도 냉전체제를 해체하고 한반도 평화체제로 들어간다는 것은 분단국가에서 태어나서 지금까지 살아 온 사람들에겐 이제까지 살아 보지 못한 새로운 통일 환경으로 들어가는 것을 말하는 견해이다. 둘째로는, 평화의 도상에서 발생할 수 있는 북의 체제변환과 같은 큰 변수들로 급변하는 상황들에 직면했을 때에 그리스도인은 어떻게 반응하여야 하는가에 대한 답도 요구 받게 될 수 있다는 견해이다. 셋째로, 반도와 세계로 열려진 평화의 길로 하나님께서 세계 구속의 확장성을 구현해 가실 때를 바로 본다면 교회는 지금 어떤 것을 준비하고 있느냐가 중요하다는 견해이다.

이같은 견해들이 공존하는 교회 안에서 제일 중요한 해결 과제는, 대북 적대시정책을 펼쳐 오던 중에 한반도 평화프로세스라는 두 길을 경험하면서 대한민국 국민들 간에, 교회 성도들 간에 갈등이 심화 격화되고 있는 현상이다.



1. 새로운 시대의 출발은 교회 공동체가 하나 됨으로부터 시작해야 한다.

서로 상이한 두 이념이 하나가 되는 과정은 '상호보완적 정체성의 재조정' (readjustment of complementary identity)의 과정이 필요하다. 교회 안에는 나라를 일본에게 빼앗겨 본 경험을 한 세대, 공산당이 남침하여 피해를 경험한 6.25 사변을 겪은 세대, 전쟁 후에 태어난 베이붐 세대, 베이비붐 이후의 세대, 그들의 2세인 청소년들이 함께 신앙생활을 한다. 새로운 통일 환경으로 들어가는 과도기에 서로의 경험과 가치관과 세계관의 차이가 드러나는 것은 자연스럽다. 이제 시작되는 새로운 통일 환경과 앞으로 있을 수 있는 급변하는 상황을 맞이할 때 서로 간의 갈등을 피하고 조화로운 교회 공동체가 되는 길은 각자의 정체성의 재조정의 과정이 절실하다.

예수 그리스도는 타자(other)를 포용하기 위한 공간을 마련(making space)하기 위해 십자가 위에서 자기 자신을 기부(self-giving)하셨다. 예수 그리스도의 모습을 기준선으로 취하는 것이 하나의 공동체가 되는 것이다. 이것이 서로의 이념이 다를 때에 하나의 그리스도인 공동체가 될 수 있는 출발이다. 교회 안에는 일제 강점기와 분단국가에서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세대 간에 이념의 차이가 존재하는 자연스러움이 있을 수밖에 없지만 새로운 통일 환경에 들어갈 때에 급변하는 상황을 맞이할 때에 교인들 간에 서로 다른 생각으로 충돌하고 갈등하지 않도록 모든 교회 성도들이 예수 그리스도의 기준선으로 재무장이 되는 말씀 선포와 말씀 교육을 하는 것이 필요하다. 이것은 교회 안에서 복음이 더욱 강화되는 은총의 기회가 주어지는 것이기도 하다.



2. 낯선 원수들과 함께 화해 교류로 살아가기 위해 그들을 알아가는 준비가 필요하다.

남북한 두 공동체는 지난 70년 가까이 서로 다른 체제에서 살았기 때문에 서로 다른 정체성을 가지고 있을 수밖에 없다. 혈통으로는 여전히 단일민족이란 확신을 가지고 있지만 외형에 대한 인식이나 언어의 소통, 혹은 행동 방식의 유사성과 그 패턴이 유사해야 같은 민족이라는 관점에서 볼 때, 남북의 사람들은 이미 민족적 정체성의 이질화가 심화되어져 있음은 자연스럽다. 서로 다른 민족적 정체성의 두 공동체가 화해하며 교류하는 사실상의 통일시대를 살아가는 것은 한반도 공간 안에서 남북한 사람들이 기업 활동 안에서부터 사회 각 전문 영역에서 서로 만남이 확대되어져 간다는 것이다. 서로 다른 민족 정체성의 두 공동체들이 한 공간 안에서 사회 생활하는 것은 서로 주적으로 지내는 원수지간이 한 공간에서 같이 일하고 같이 살아가는 것이 된다. 이것을 한 단어로 표현한다면 통이(統異)공동체로 표현할 수 있다. 여기서 말하는 통이(統異)는 정치적 용어인 '낮은 단계의 연방제'가 아닌 위르겐 몰트만(Jurgen Moltmann)이 말한 '다양성의 공동체'(unity in diversity)를 사회인류학적 용어로 표현한 용어이다.

예수 그리스도 안에서 서로 다름을 먼저 이해하며 그 다름을 서로 존중해 주고 서로 다름을 포용해 주며 함께 살아 갈 수 있는 조화로운 공동체를 창조해 가는 과정이 필요하다. 이제 교회는 낮선 원수와 함께 만들어가는 공동체를 경험할 준비를 하여야 한다. 서로 다른 민족정체성을 먼저 이해하는 것이 필요하다.

남북한 사람들은 서로 같아 보이면서 다른 상징체계로 소통의 어려움을 겪지 않도록 서로의 민족 정체성에서 드러나고 있는 서로의 언어, 외형, 행동의 형태의 상징성들에 대한 이해가 필요하다. 서로의 공동체에 대한 상징의 이해를 하게 되는 것은 서로의 상징에 대한 잘 못된 해석으로 나타나는 배타의 현상을 피할 수 있게 된다. 남북한 민족 정체성의 이해를 바탕으로 서로 상호작용이 이루어지는 것은 새로운 민족 정체성의 창조가 이루어지는 과정이라는 점에서 중요하다. 그 창조되어지는 민족정체성을 서로 공유할 때에야 결국 실질적인 통일(統一) 공동체가 형성하는 지점에 도달하는 것이다. 통일 공동체로 나아가는 과정은 서로 다른 민족정체성으로 인한 서로에 대해서 오점 만들기(stigma)로 가지 않고, 서로 배타(exclusion)를 줄이고 서로 이해하고 존중하며 공생하는 보편적인 공동체(catholic community)로 나아가 결국 완전 타자인 원수까지 포용하는 새로운 남북한 통일(統一) 공동체를 형성하는 것이다.



3. 교회는 새로운 통일 환경을 이끌어 갈 선지자적 리더십을 양성하여야 한다.

서로에게 낯선 이웃인 남북한 사람들을 통합으로 이끌 지도자가 교회에서 양성되어야 한다. 이제까지 교회의 지도자는 교회의 성장과 성숙을 관리하는 제사장적인 리더십으로 헌신했고 고통 받는 사람들의 눈물을 닦아주었다. 이러한 제사장적 리더십위에 구조화된 냉전체제의 시대에서 한반도 평화프로세스로 전환되는 과도기를 그리스도의 정신으로 살 수 있도록 이끌어 줄 선지자적 리더십이 필요하다.

미래에 있을 종말을 오늘 종말론적 참여의 삶을 사는 것과 같다. 미래의 통일시대를 오늘 새로운 통일 환경에 참여하는 삶을 살게 하는 것이다. 즉, 분단에서 평화로 전환되는 탈경계화 상황을 이끌 지도자, 고착화 된 분단 상황의 현상을 타계할 수 있는 통일 지도자이다.

성공적인 한반도평화프로세스를 완성하고 완전한 통일국가를 성공적으로 이끌 '사람'을 분단국가 교회가 준비했느냐가 중요하다. 교회는 통합리더십, 선지자적 리더십, 탈경계화를 이끌 리더십을 양성하여서 민족을 이끄는 교회가 되어야 한다.



나가는 말

교회가 민족의 역사 안에서 섭리하시는 하나님의 방향을 정확히 분별하고 반응하므로 민족의 동반자로서의 사명을 다하여야 한다.분단국가에서 단절된 길들이 평화 프로세스의 과정에서 새롭게 열리게 되면, 남북한 7500만 명이 함께 교류 할 뿐만 아니라 세계인들과 교류의 새로운 육로, 해로, 항로의 길들이 열리게 된다면, 한반도에서 7500만 명을 뛰어 넘는 다양한 사람들이 함께 살아가게 된다. 하나님께서 섭리하시는 이 기류에 교회가 적합하게 반응할 때에 교회의 다운사이징(downsizing)을 극복할 수 있는 기회를 얻게 해 주실 것이다. 나아가 반도와 대륙으로 단절된 길들이 평화프로세스로 열려지게 되고, 강대국의 힘으로 권력의 진리가 보장한 이북의 체제를 무고한 자들의 피 값을 찾으시는 하나님의 정의인 진리의 권력이 그 체제를 변환시키고, 무고한 자들의 피 중에 순교자의 피는 생명의 확장성으로 나타나게 된다면 세계 구속의 확장성은 그 열려진 길로 뻗어나갈 것이다.

이남 땅에는 순교자의 피가 가뭄이고 이북 땅에는 순교자의 피가 흥건히 적셔져 있다. 하나님의 선교에서 특수주의로 이북 땅에 뿌려진 순교자들의 피는 통일국가에서 보편주의로 세계구속의 추진력이 될 수 있을 것이다. 그 피는 세계를 변혁시킬 힘의 근거가 될 수 있을 것이다.

통일은 종착점이 아닌 출발점으로 인식되어야 하며, 유라시아에 위치하고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분단으로 인해 섬처럼 존재했던 한반도가 통일국가를 통하여 세계선교의 구속사적 사명을 감당하는 동북아 선교의 허브(Hub)국가로서 하나님의 나라를 확장하고 세워나가는 통일국가가 되어야 한다.(이사야 19:23~25, 43:18~20) 이것을 지혜롭게 준비하고 대응한다면 교회는 사회의 주변화 되어 가는 것으로부터 중심화로 들어가게 될 기회이며, 민족의 등불이 될 기회이며, 세계 구속사에 더욱 강하게 밝힐 빛이 될 기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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