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선교사 추방 가속, 선교계 비상

중국 선교사 추방 가속, 선교계 비상

최근 상해 중심으로 선교사 집단적 추방 단행
추방선교사들, 상처 안고 '동가식 서가숙' 신세…"다음 사역까지 기다리며 기도해 주길" 바래

표현모 기자 hmpyo@pckworld.com
2018년 10월 15일(월) 11:50
최근 중국 정부의 한국 선교사 추방이 가속화 되고 있다. 사진은 추방 당한 선교사 가정과 총회 세계선교부 관계자들.
잠시 잠잠하던 중국의 한국 선교사 추방이 최근 다시 시작된 것으로 알려지고 있어 한국교회와 선교계를 긴장시키고 있다. 올해 4월 심양지역에서의 예장 통합 선교사 8가정을 비롯해 타교단 선교사들이 대거 추방당한 이후 또 한차례의 집단적 추방이다.

선교 전문가들은 이번 추방이 이전과는 다르게 전국적이고, 숫적으로도 이미 상당한 규모이며, 향후 지속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지난 9월 추석을 전후한 시점부터 최근 한달 간 대한예수교장로회 총회(총회장:림형석) 소속 선교사 13가정이 중국에서 추방되거나 추방 과정 속에서 자진 철수를 했으며, 예장 합동 GMS 소속 선교사들도 10가정 이상이 추방 당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외에도 각 교단 파송 선교사나 선교단체에서도 상당수의 중국 선교사들이 추방 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이번 추방은 주로 상해를 중심으로 한 화동 지역에서 이뤄졌고, 동시에 산동, 중남, 서남 등에서도 진행됐으며, 중국에 사업이나 직장 업무로 파견된 한인들을 대상으로 목회를 하던 이들까지 추방시켜 그 정도가 심해지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10월 초 추방을 당한 A목사는 "현재 중국 정부는 선교사뿐만 아니라 중국의 모든 교회를 억압하고 있는 상태"라며, "예전에는 지역별로 추방이 진행되었다면 지금은 전국적으로 진행이 되고 있는데 중국의 선교사들은 언제 추방당할 지 모르는 상황이고, 집단적 추방이 어느 지역에서 진행될 지 모르는 상태라 긴장을 많이 하고 있다"고 말했다.

교단의 한 선교 관계자는 "올해, 길어도 1~2년 안에 한국 선교사들을 모두 쫓아내려 한다는 말을 공안이 의도적으로 흘리고 있다"며, "선교사들이 다칠까봐 교단차원에서는 일체 대응을 하지 않았는데 한인목회자까지 추방을 하는 것은 좀 차원이 다른 문제인 것 같다"고 의견을 제시하기도 했다.

A선교사는 추방과정 속에서 "공안이 불러서 가게 되면 조서는 이미 작성이 되어 있고, 교단 소속, 목사인지 아닌지, 후원을 통해 온 것인지 등 세가지만 중점적으로 묻고 답하는 절차를 한시간 정도 한 후 문서를 마무리하고 돌려보낸다"며, "이미 선교사들의 명단을 확보하고 있다는 것을 강하게 느낄 수 있었다"고 밝혔다.

총회 세계선교부 이정권 총무는 "세계선교부는 일단 추방선교사들의 이야기를 듣고, 세계의 각 선교회에 선교사 필요지역을 파악해 원하는 선교사들에게 알선할 예정"이라며, "선교사 후원교회들은 추방 선교사들에게 1년 정도 안식년을 주고, 그동안의 노고를 위로해주었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예장 합동 GMS의 선교부 실무자 J 목사는 "일단 추방을 당하면 10년 이내에 출입을 불허하기 때문에 전략상 후퇴를 할 수밖에 없는 상황으로 선교사들에게 여건만 되면 자진 철수 할 것을 권고하고 있으며, 파송교회들에게도 충분한 데이터를 제공해 이해를 구하고 있다"고 상황을 설명했다.

현재 추방 선교사들은 대부분 게스트 하우스나 가족, 친척 집, 기도원 등에서 머무르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이번에 추방 당한 B선교사는 "한순간에 내가 살아온 기반이 날아가고, 모든 것을 바쳐 헌신해온 것들이 날아가 허탈하고, 깊은 회의감에 빠져 있다"며, "선교지에서 추방당했다고 해서 실패자의 시각으로 보지 말았으면 좋겠고, 한국교회만은 우리들을 환영해주고, 다음 사역지가 정해질 때까지 함께 기도하며 기다려주었으면 좋겠다"고 바람을 전했다.


표현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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