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 교재로 본 '한국교회 인권 상황'

교육 교재로 본 '한국교회 인권 상황'

NCCK 인권센터 인권교육 실태조사 연구
예장 교재, '교회 공공성'부각 우수…인권친화적은 부족

임성국 기자 limsk@pckworld.com
2018년 10월 11일(목) 19:11
교회학교 교육교재를 통해 한국교회 인권실태를 분석한 보고서가 나왔다. 대한예수교장로회 총회의 교육교재는 '교회의 공공성'이 부각됐고 참여자 친화적, 주제의식 등이 선명하게 드러나는 장점이 있지만, 실제로 교재 안에 인권에 대한 논의나 인권친화적인 면은 찾을 수 없다는 것으로 지적됐다. 그러나 교재 안에 '인권 감수성', '사회적 약자' 등에 대한 환대의 태도가 더해진다면 한국교회의 기독교 교육에 큰 이정표가 되는 교재가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 총무:이홍정) 인권센터(소장:박승렬)는 지난 11일 한국기독교회관에서 '교회 교육교재 인권측면 분석'을 중심으로 한 2018 한국교회 인권교육 실태조사 발표회를 가졌다. 실태조사 대상에는 예장 총회를 비롯해 한국기독교장로회, 기독교대한감리회, 선교단체 2곳이 포함됐다.

이날 인권센터가 보고한 자료에 따르면 "(예장 총회 교재에서 다룬)올해 여름성경학교 주제인 '거룩한 교회, 다시 세상의 빛으로'는 교회의 공공성과 하나님 나라 선교라는 측면에서 상당히 매력적이었다"고 평가하면서 특별히 "'마을'이라는 공적 장소의 개념을 통해 세상을 향한 교회의 섬김에 구체성과 현재성을 담보한 것은 인상적이었다"고 분석했다.

하지만 보고서에 따르면 "최근 예장 통합 총회에서 결의된 내용들은 다양성과 인권을 존중하는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는 우리 사회의 분위기나 법 정신과 맞지 않고, 모든 교육 활동은 장애 아동이 참여할 수 있도록 배려하고 있는지 그리고 5명 내외의 아동이 출석하는 작은 교회에서도 사용 가능한 교재인가에 대해서는 물음표가 있다"면서 "이러한 문제점에도 불구하고, 교재는 참여자 친화적이며 주제의식이 선명하게 드러났다"고 평가했다.

보고서는 '장애'와 '외국어 사용'에 대한 문제점도 지적했다. 예장 총회 교재에는 "장애에 대해서는 많이 다루고 있으나 이는 장애에 대한 관심이라기보다는 예수님의 사역 대상자로서 그려지는 데 그치고 있다"며, "사회적 소수자나 특정 집단, 특히 장애인을 주체적인 구성원으로 균형 있게 다루기를 바란다"고 제안했다.

또 보고서는 "예장 총회 교재 중 고학년 교사 가이드북을 비롯한 자료에 '바이블 하이탐험대', '탐험 대원 클리어 파일', '하트팟' 등 영어를 지나치게 많이 사용함으로써 영어 사용에 대한 사대주의적 평견을 유발하고, 영어를 모르거나 익숙하지 않은 참여자에 대한 배려가 부족했다"며, "영어 사용은 최소화하며, 부득이할 경우 의도와 의미가 분명히 드러나게 할 것을 제안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예장 총회 많은 자료에서 '평가-경쟁-보상-선착순'의 방식이 나와 경쟁을 유도하는 부분도 있음도 지적했다. 보고서는 "교회가 또 다른 경쟁의 장이 된다면 하나님 나라를 지향하는 교회 공동체의 변별력은 사라질 것이다"라며, "경쟁보다는 협업을, 우열의 결과인 보상보다는 공동체성을 강조하는 방향으로 집필해 나갈 것을 제안한다"고 덧붙였다.

이외에도 보고서는 기장 총회의 교재는 "인권의 측면에서 문제가 될 만한 점은 발견되지 않았지만, 우리 사회의 현실을 반영하거나 아동과 청소년들의 삶과 현장과 연계된 어떠한 내용도 포함되어 있지 않은 점은 유감스럽다"고 지적했다. 또 기감 교재는 "교재에 제시된 영웅을 모두 남성으로 선정한 것 등은 성평등적 관점에서 재검토할 필요가 있다"며, "모든 이웃과 공동체에 대한 사랑을 통하여 하나님의 일을 감당하는 신앙인이 되어야 한다는 목표가 교재를 통해 긍정적으로 전달되기에는 다소 어려움이 있어 보인다"고 분석했다.

이번 한국교회 인권교육 실태조사 연구보고와 관련해 인사한 이홍정 총무는 "한국교회 인권교육 실태를 조사하는 일들이 계속 된다고 한다면 한국교회 인권을 신장하는 통로로 사용될 수 있을 것"이라며, "한국교회 교육 교재를 분석을 통해 차별 혐오 배제의 문화가 존중과 상생의 문화로 변화하길 바란다"고 전했다.

임성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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