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정 교회 세우기

적정 교회 세우기

[ 9·10월특집 ] 103회총회 주제해설

박만서 기자 mspark@pckworld.com
2018년 10월 15일(월) 10:41
적정 교회 세우기

- 21세기 한국교회 부흥 생태계 구축의 토대 -

오규훈 목사(영남신학대학교)



'적정 교회' 개념을 제안하며

적정(optimal) 교회 세우기는 각 교회가 자기에게 맞는 적정 성장을 추구함과 동시에 분명한 자기 정체성을 찾는 것이다. 적정 성장은 현실적으로 일정 규모를 전제한다고 볼 수 있다. 각 교회마다 적정 성장을 이루었을 경우의 규모가 있을 것이다.

교회가 자기에게 맞는 적정 교회를 세워가기 위해서는 크게 4가지가 필요하다. 첫째, 적정 교회 신학이 정립되어야 한다. 둘째, 목회자가 자기 자신과 교회에 대한 자기분석 및 진단능력을 갖추어야 한다. 셋째, 교회는 자기 교회가 위치한 지역사회를 이해하고 파악할 수 있는 능력과 함께 그에 맞는 목회방법론을 개발할 수 있는 목회 능력을 갖추어야 한다. 넷째, 총회 차원에서 교단 전체의 교회를 노회 별로 동반성장을 위한 멘토링 네트워크를 구성하도록 한다.

적정 교회 세우기를 위한 위의 4가지 내용은 최근 한국교회가 특별한 관심을 갖고 있는 선교적 교회론의 내용과 세 가지 점에서 연관성이 있다. 첫째는 선교적 교회론이 교회 성장보다는 활성화에 초점을 맞춘다는 점이다. 둘째는 선교적 교회는 내부보다는 교회 밖 지역사회에 적극적으로 다가간다는 점이다. 셋째는 선교적 교회론이 행함의 선교(Doing Mission)보다는 존재론적 선교(Being Mission)를 더 강조한다는 점이다.



적정 교회를 위한 신학 정립

적정 교회 개념 정의 : 적정 교회란 교회 역사와 전통, 교회 구성원 분포, 목회자 목회 능력, 목회 프로그램, 그리고 교회가 위치한 지역의 조건과 상황 등 중에서 그 교회에 적절한 요소들을 선택하여 집중하고 적정화하는 교회를 뜻한다. 적정 교회는 양적 성장을 부인하거나 배제하지 않지만 성장을 목표로 삼지는 않는다. 또한 큰 교회와 작은 교회를 구별하거나 대립적으로 보지도 않는다. 적정 교회를 주장하는 근거는 성경에서 교회의 본질을 조직체(organization)가 아닌 유기체(organism)라고 보기 때문이다.

적정 교회 세우기의 의미 : 적정 교회 세우기를 목표로 정하고 추진할 때 가장 먼저 얻을 수 있는 효과는 목회자와 성도들의 패배의식과 좌절감의 해결이다. 목회자는 자기 교회에 맞는 적정 성장을 목표로 정할 수 있다는 것만으로 무조건 혹은 계속적으로 양적 성장을 이루지 않으면 안 된다는 부담감에서 벗어날 수 있다. 뿐만 아니라 자기 교회가 아름답고 건강하며 나름대로 거룩한 영향력을 끼칠 수 있는 교회를 이룰 수 있다는 목표의식은 목회자로서의 자부심을 갖게 한다. 이제 한국교회는 적정 교회라는 개념을 새롭게 수용하여 이에 근거한 목회방법론을 찾아 적용해가는 노력이 무엇보다도 필요하다.

적정 교회와 교회의 특성화 : 적정 교회를 추구할 때 교회 특성화가 가능하다. 특성화를 통해 자기 교회의 정체성을 찾는 것이다. 적정 교회 세우기의 핵심 내용은 교회 성장을 결정하는 여러 요소들을 가지고 각 교회에 맞는 적정한 목회방법론을 제안하는 것이다. 적정 교회를 세운다는 것이 과연 어떤 방식으로 추진 및 실현 가능한지에 대한 대답을 제시하는 것이다.



목회자 자기 분석 및 진단 능력

적정 교회를 세우기 위한 내용을 간략하게 설명한다. 첫째, 적정 성장을 위해 가장 중요한 요소는 목회자다. 교회 성격 및 조직 상 교회 성장은 거의 목회자의 역량에 달려있다. 목회자의 역량이란 교회와 지역사회 및 자신을 파악하고 진단하며 활용 및 연결할 할 수 있는 능력을 말한다. 둘째, 교회와 성도에 관한 것이다. 보통 교회의 다섯 가지 기능 혹은 존재 방식인 예배, 교육, 친교, 봉사, 선교 영역으로 분류되는 목회전반에 걸친 내용들이다. 여기에 행정 방식과 조직 문화, 교회 역사와 전통, 구성원의 분포와 성도 수, 교회의 위치 및 지역사회와의 관계성 등을 포함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셋째, 교회가 위치한 지역사회에 관한 것이다.

이상의 세 가지 내용은 교회의 적정 성장을 찾아가려는 목회자의 자세와 분석 능력에 관한 것이다. 이런 모든 과정들에게도 하나님의 은혜가 필요하다. 사회인문학적 차원에서 교회 목회를 준비한다는 것이 하나님의 은혜와 인도하심을 부인하는 것이 아니라 더 겸손하게 더 열심히 하나님의 은혜를 구하는 자세라고 생각한다.



멘토링 네트워크 형성

각 교회들이 적정 성장 교회 개념을 수용하여 목회 목표로 정하고 시행한다면 다음과 같은 기대효과를 예측할 수 있다. (1) 목회자들이 스스로 자립을 하고 스스로 건강해질 수 있다는 생각을 가질 수 있다. (2) 자기 교회를 건강하고 바르게 목회하는 것에 대한 자부심과 보람을 가질 수 있다. (3) 목회자가 건강한 목회 사역에 초점을 맞춤으로 효과적인 목회결과를 얻어낼 수 있다. (4) 교회성장과 목회활동을 위한 총회 지원이 훨씬 더 효과적이 된다.

총회는 이를 위해 총회 산하 모든 교회들을 노회단위로 멘토링 네트워크를 형성하여 교회 간 상호 연합, 협력, 소그룹 컨설팅 등의 과정을 통해 각 교회가 적정 교회를 세워갈 수 있도록 돕도록 한다. 가장 작은 규모의 교회 목회자들을 먼저 소그룹으로 묶고 그 소그룹을 인도할 수 있는 좀 더 규모가 큰 교회 목회자를 선정하여 리더로 맡긴다. 그리고 그 리더들을 다시 소그룹으로 묶어 리더들 그룹을 인도할 수 있는 더 큰 규모의 목회자를 선정한다. 이 소그룹을 인도하는데 있어서 리더들의 역할이 매우 중요하다. 그 역할은 안내자이지 교육자가 아니다.

멘토링 네트워크의 형성과 실시는 다음과 같은 긍정적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목회자 간 동료의식의 고취, 소속감을 통한 목회자 심리 안정, 계속적인 만남을 통한 목회 정보 공유, 상호 간의 점검과 개선, 목회적 및 재정적 지원의 가능성 등 더 많을 것이다. 그리고 이런 모임을 일정 기간 지속한 후에 전체가 함께 모여 그 내용을 나누고 발표하는 사역축제 등도 계획할 수 있을 것이다.

한국교회가 하나님을 바로 섬기며 말씀과 기도를 통한 거룩한 영적부흥을 토대로 새로운 신학과 목회 패러다임을 준비할 때다. 이를 위한 영적 여정을 출발할 때 한국교회는 21세기 들어 전 세계를 휘몰아치는 혼탁한 가치와 어지러운 질서를 뚫고 나아가야 하는 무거운 과제와 새로운 도전을 대면하고 있는 한국사회와 민족에게 영원한 동반자로서의 굳건한 자리매김을 하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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