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의 문화보다 더 뛰어나게

세상의 문화보다 더 뛰어나게

[ 4인4색 ] 박종호 장로

박종호 장로
2018년 10월 03일(수) 10:31
왜 우리에게는 세상의 문화보다 훨씬 뛰어난 수준의 복음성가 콘서트가 없다고 안타까워하는 마음을 갖게 하셨을까?

29년전이다. 미국의 첫 여행에 문화사역을 하겠다는 나에게 한 선배가 충고를 해주었다. 그 선배는 극동방송에서 사역을 하고, UCLA에서 저널리즘을 공부하러 간 선배 목사님이었다. 지금은 남아프리카에서 선교사로서 사역을 하고 있다.

그 선배는 "네가 문화사역을 하겠다고?" 물으시더니 세계최고의 무대들이 펼쳐지는 라스베가스의 공연들을 일주일동안 보여주었다. 클래식에만 전념하던 내게 신기의 세상이 눈앞에 펼쳐졌다. 백호랑이들이 무대에서 뛰어다니고, 용들은 입에서 불을 뿜어댔다. 그야말로 휘황찬란한 공연이었다.

바로 그 시간 비행기로 12시간만 타고 가면 되는 내 조국의 젊은이들은 단순한 찬양과 율동이 전부라는 생각이 내 머리를 복잡스레 스쳐지나갔다. 나는 그 객석의 한자리에서 기도했다.

"하나님 이토록 세상은 최고의 무대와 연주들을 통해 열광하는데 내 조국 한국에는 이런 콘서트조차도 없습니다." 이런 생각이 들자 눈물이 하염없이 나를 휘감고 있었다.

그래서 나는 1993년 숭의음악당 대극장에서 3일간의 콘서트를 제작했다. 대형공연장에서 조명 무대 및 이벤트를 화려하게 연출했다. 지금까지도 사람들은 박종호의 콘서트가 교계는 물론 일반 대중음악가들에게도 커다란 반응을 일으키게 했다고들 얘기한다.

2000년인 것 같다. 장충체육관 모든 객석에 특별장치를 해서 '모든 열방 주 볼 때까지'를 부르는 피날레 때 3000석의 객석이 공중으로 5미터 이상씩 올라가는 특별장치를 주문했다. 마치 천국에 올라가는듯한 감동을 위한 장치였다. 그것이 기술적으로 불가능하다는 기술진들의 판단에 연주자들과 합창단 댄스팀 등 100여 명이 무대에 특수장치를 달고 공중으로 10m 이상 몸을 띄웠다. 그 삼분을 위해 3000만원이 넘는 예산의 손해를 감수하면서도 실행했다.

생각만 해도 황홀하고 가슴뛰는 장면이 대한민국 공연사에도 펼쳐졌다. 체육관은 흥분의 도가니였다.

유학중이었기에 뉴욕으로 돌아와서 신문기사를 보니 지금의 대중가요 최고의 락밴드팀이 공연에서 우리의 그 무대장치를 똑같이 따라했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그런데 무대가 10m정도의 높이에서 중지되어버리는 사고로 모든 연주자들이 공중의 무대에서 사다리들을 잡고 기어서 내려왔다고 한다.

재미있는 무대를 만들기 위해, 기억에 남는 잊을 수 없는 무대를 만들기 위해 나는 특별무대를 꾸미고, 레이저를 쏘며, 실내공연장에서도 불꽃놀이를 했다. 100kg이 넘는 거구의 몸으로 댄스팀과 함께 힙합춤도 추었다. 당시 젊은이들은 과분한 사랑을 나에게 보여주었다.

이제와 되돌아보면 한가지 생각이 나를 떠나지 않는다. 내가 사랑하는 예수님은 이 세상의 어떤 것으로도 비교할 수 없기에 세상의 그 어떤 누구도 감당할 수 없는, '세상의 것으로는 '쨉'도 안되는 최고의 것으로' 하나님을 찬양하고 자랑하고 싶었던 것이다.

지금 생각해보면 참 기이한 일이었다고 생각되지만 그래도 그때의 그 뜨거웠던 열정이 더욱 그리워진다. 그리고 그때의 박종호와 함께 뜀뛰며, 춤추며, 웃고 울어주던 그 젊은이들이 그립다.

이제는 그 젊은이들이 대학생들이 된 자녀들과함께 모든 세대가 다함께 즐길 수 있는 콘서트를 만들 수 있도록 기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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