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술 도전에 교회는 더 깊은 영성으로 응답해야"

"기술 도전에 교회는 더 깊은 영성으로 응답해야"

경안신학대학원대학교, 제2회 GTGU세계정신문화심포지엄

표현모 기자 hmpyo@pckworld.com
2018년 09월 10일(월) 17:06
'제5회 21세기 인문가치포럼'에서 발언하고 있는 박성원 총장.
【 안동=표현모 기자】 제4차 산업혁명 시대, 기술의 도전에 대해 교회는 어떻게 응답할까? 이 질문에 대한 답을 탐구하기 위해 세계의 에큐메니칼 학자들이 한국 정신문화의 중심지 안동에 모여 자신들의 생각을 나눠 눈길을 모았다.

경안신학대학원대학교(총장:박성원)는 지난 1~7일 세계 13개국 석학 15명을 초청, '제4차 산업혁명시대의 인간마음 심층탐구'를 주제로 '제2회 GTGU세계정신문화심포지엄'을 개최했다.

특히 이번 심포지엄은 안동시에서 진행하는 '제5회 21세기 인문가치포럼'의 한 섹션으로도 진행되어 미래사회의 중요 과제를 신학 및 정신문화 차원에서 연구, 토론하는 시간을 가졌다.

이번 심포지엄에서는 통제할 수 없고, 새로운 윤리에 대한 고민을 양산하는 인공지능에 대해 인성과 영성, 인문주의의 중요성이 강조되었으며, 특히 한국 유교의 일번지인 안동에서 개최된 만큼 유교의 가르침과 문화에서 '마음 닦음'이 인공지능을 통제하는 인간의 정신적 능력에 이르기 위해서는 어떻게 수행되어야 하며 어느 경지에 이르러야 하는지에 대한 논의가 활발히 진행됐다.

심포지엄의 좌장 역할을 한 박성원 총장은 "미래의 인공지능(AI)과 하나님 중 누가 퇴출되고 누가 남을 것인가라는 질문에 세상의 많은 과학자들은 AI가 하나님이 될 것이라고 예언한다"며, "인간과 기계가 결합해 영생이 가능해지는 트랜스휴먼의 탄생이 예측되는 가운데 결론은 인공지능이 우리를 결정하기 전에 우리가 먼저 결정해야 한다는 것이다. 무엇보다 인간의 종교적 성찰과 신앙적 깊이가 인공지능보다 깊어야 한다"고 말했다.

'인간의 미래:트랜스휴머니즘과 신학'을 주제로 발제한 김흡영 박사(한국과학생명포럼 대표)는 "신학도들은 우리도 모르는 사이 인류의 미래를 결정해가는 과학자와 엔지니어들의 연구와 실험을 살펴보는 능력을 개발해야 한다"며, "한국교회도 인류의 미래가 결정되는 연구에 종사하고 있는 우리 기독교 과학자들과 엔지니어에게 필요한 가이드라인을 제공할 수 있는 최소한의 자정능력을 하루 빨리 갖춰야 한다"고 충고했다.

'마음의 태평양으로 초대하기' 제하의 발제를 한 호주의 지오네 하베아 박사는 "인공지능에 직면하는 한가지 방법은 원시 지능과 지혜에 다시 불을 지피는 것"이라며, "원주민들은 덜 비싸고 환경친화적인 방법으로 정보화 시대에 창안된 가상세계에 직면할 수 있다"고 말했다.

'후기 생물학적 인간 종족을 향하여'를 주제로 발제한 인도의 콘도트라 조지 박사 또한, "기독교인들이 유교 사상과 같이 우리 세계의 모든 고대 지혜 전통과 진지하고 진정한 대화를 나눌 필요가 있다"며, "파울로스 그레고리오스는 '모든 인류를 위해 하나의 종교가 있는 것이 아니라 모든 종교를 위해 하나의 인류가 있다'고 말했다"며 원시지능 및 고대의 지혜에 대해 강조했다.

'돌봄 설정에 특별한 강점을 가진 인공지능에 대한 윤리적 도전' 제하의 발제를 한 독일의 드레아 프레흐트링 박사는 "인간의 공감을 모방하지만 마음이 없는 사고방식을 가진 기계가 건강과 돌봄 등 관계 및 영성에 기반한 영역을 침범할 때 하나님 형상의 존중과 존엄의 핵심 이슈는 무엇일까 고민된다"며, "인공동반자의 등장은 영적 동반, 존엄성, 마음과 마음의 만남을 기반으로 한 돌봄, AI 환경에서 교회의 역할 등에 대해 재발견하는 기회가 되고 있다"고 말했다.

'인간의 마음과 인공지능:아프리카 관점에서' 제하의 발제를 한 탄자니아의 로가테 므샤나 박사는 "인공지능 분야에서 세계 정상을 차지할 글로벌 기업은 분명 세계를 지배하고 아프리카 사람들은 이전의 3번의 산업혁명에서처럼 권한을 부여받지 못하고 통제되고 착취될 것"이라며, "아프리카가 제4차 산업혁명에 참여하기 위해서는 새로운 교육 커리큘럼이 마련되고 기술 혁신이 강화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제4차 산업혁명과 교회개혁'을 주제로 발제한 정원범 교수는 "근대를 망가뜨린 사고 중 하나는 데카르트의 이원론으로, 분리시켜 지배하고 억압, 착취하는 문화에서 상생과 돌봄의 문화로 패러다임 쉬프트가 필요하다"며, "승자 독식의 비인간화의 폐해를 짚어내고 저항하는 것이 이 시대 교회의 과제"라고 지적했다.

한편, 경안신학대학원대학교는 제4차 산업혁명을 주제로 안동시와 협력을 통해 정신문화의 가치를 고취시키고, 인간성의 보존을 위해 연구와 토론을 매년 계속해서 이어나갈 예정이다.


표현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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