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스찬의 영성회복 돕는 특별한 영성원

크리스찬의 영성회복 돕는 특별한 영성원

[ 이색목회 ] 올레싯딤영성원 김주범 목사

임성국 기자 limsk@pckworld.com
2018년 09월 14일(금) 10:24
건강한 목회를 추구하며 교회를 개척해 사역에만 집중해 온 한 목사가 있었다. 새 예배당을 건축했고, 열정적으로 사역하면서 은퇴까지 보장받았지만, 시무하던 교회를 갑작스레 사임했다. 영적으로 지쳐 무기력한 상태에 빠졌고, 자신감마저 상실한 자신의 영적 상태를 진단한 결과였다.

상담 전문가들은 영적 피로감과 무기력함, 안주함에서 벗어나야 건강한 목회와 신앙생활이 가능하다고 진단했다. 목회만 생각하고 앞만 달려온 사역자에게도 하나님이 주시는 쉼이 필요하다는 이야기였다.

결국 그 목사는 '이제 좀 쉬자'며 세계 곳곳의 영성원을 찾았다. 매너리즘에 빠진 자신을 자책했고, 초심을 회복해 '광야의 길'을 다시 걷는 것이 하나님이 원하시는 영적 회복의 첫걸음이라고 다짐했다. 기도 중 자신처럼 지쳐 있는 평범한 동역자들을 위로해야겠다는 확신도 들었다. 사명감을 가지고 곧장 제주도 시골 마을로 향했다. 작고 조용한 마을에 작은 영성원을 세웠고, 침묵 가운데 말씀과 기도로 크리스찬들의 영성 회복을 돕는 귀한 사역을 감당하기 시작했다.

그 귀한 사역을 감당하는 제주도 '올레싯딤영성원'. 운영자인 평북노회 김주범 목사의 특별한 사역 현장을 일문일답으로 들여다봤다.



-올레싯딤영성원의 의미는?

하나님이 광야에서 가장 귀하게 여긴 것이 싯딤나무였다. 하나님과 사람이 만나는 성소, 말씀 법궤와 지성소의 모든 것을 품는 것에 싯딤나무(조각목)를 택하셨다. 싯딤나무는 이 세상의 광야 길에서 길을 잃은 사람들에게 길동무가 되어주고, '함께 하겠다'는 의미가 있다. 그 의미와 더불어 제주의 올레길을 완주하며 광야의 길이 곧 하나님의 나라를 향한 하늘 올레길이라는 것을 깨닫고자 이름을 '올레싯딤영성원'이라고 정했다. 하늘나라를 향해 가는 광야의 올레길에서 하나님께 구별되어 귀하게 쓰임 받는 싯딤나무가 되자는 뜻을 담았다. 하늘나라에서 예수님과 더불어 영생하는 기쁨을 나누자는 것이 올레싯딤영성원의 목적이다.



-올레싯딤영성원에서 추구하는 영성의 가치는?

2011년 설립된 올레싯딤영성원은 '광야의 영성'을 추구한다. 오직 하나님만 바라보고 오직 하나님께 순종하며 하나님을 절대적으로 신뢰하는 영성이다. 이것이 올레싯딤영성원의 존재의 이유이고, 규칙이다. 낮과 밤의 반복적인 삶 속에서도 초심의 삶을 사는 삶, 외롭고 고독하고 눈물 흘려야 하는 수많은 나날을 지내면서도 그 모든 것을 감사하고 수용하는 삶, 침묵과 순종 가운데 하늘을 우러러보며 사는 삶, 인내의 삶, 고난 중에도 있는 그대로를 수용하는 영성의 삶이 영성원의 최고의 가치이다.



-주요 핵심 사역과 운영 방식은?

제주도 한경면 청수리에 위치한 영성원은 '영성의 삶'을 운영 중이다. 4박 5일 동안 각자가 처한 삶의 자리를 떠나 영성원에 머물며 침묵과 고요함 속에서 말씀 묵상과 기도로 오직 자신에게만 집중하는 시간을 갖는다. 또 천혜의 자연경관인 올레길을 걸으며 육체를 위한 힐링의 시간을 진행한다. 특별히 분기별로는 3박4일 동안 성경집중 강해도 실시한다. 또한 날짜, 시간과 관계없이 개인별 영성 회복을 원하는 크리스찬들에겐 게스트룸을 제공하며 장기체류가 가능하도록 돕고 있다.



-사역의 보람이 있다면?

목회자뿐만 아니라 각양각색의 크리스찬들이 영성원을 찾고 있다. 분주한 시간으로부터 해방되고 복잡한 문제들로부터 영적 자유함을 찾는 분들이 많다. 또한 영적 억눌림, 정신적 육체적 질병으로부터의 회복 되기 위해 영성원을 방문하는 분들이 계신다. 이들은 문제와 욕구를 차단하고 끊임없이 일어나는 자신을 향한 변명과 위선과 체면과 자존심을 내려놓고 진솔하게 하나님과의 관계에만 집중하려는 사람들이다. 그들이 침묵과 고요함 속에서 하나님이 주시는 답을 찾아 영적 건강함을 회복할 때 정말로 감사하다.



-영성 회복을 위해 조언하자면?

한국교회가 하나님과 말씀 앞에서 더욱 순수하고 예민하며 청결해져야 한다. 그리고 '가난하라'는 말씀을 죽는 날까지 읊조리며 살아가길 바란다. 특별히 많은 동역자들이 영적인 피로감을 누적하지 말고, 교회와 목회, 자신의 가정을 위해 잠시 쉼의 시간을 갖길 권한다. 하나님이 창조하신 자연 속에서 바람과 하늘, 구름을 바라볼 수 있는 여유, 이름 모를 새들의 합창을 듣고, 들풀을 바라보며 영·육 간의 새 힘을 공급 받는 것도 영성을 회복할 수 있는 또 다른 방법이라고 생각한다.



-최근 목회자들이 전문성, 다양성을 겸비하고 있다. 나아갈 방향은?

가장 중요한 것은 영적 피로감과 무기력함, 안주함에서 벗어나야 한다. 이 같은 문제를 저 자신도 겪으며 힘든 시기를 보냈다. 예수님께서도 사람들에게 높아지고 인정 받을 때를 가장 경계하시며 그 때마다 그 자리를 떠나 광야의 산과 들로 가셔서 은밀한 기도를 드렸다. 목회자들도 예수님처럼 이렇게 경계하며 기도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자신만의 은밀한 기도의 골방이 있어야 한다. 하나님만 만날 수 있는 은밀한 골방을 찾길 바라다.



-또 다른 계획은?

수도원과 영성원을 방문하면서 가톨릭의 유서깊은 수도원에 대한 부러움과 개신교의 열악한 환경에 대한 안타까움을 가지고 있었다. '왜 목사들은 누구에게도 제약받지 않고, 조용히 지낼 수 있는 곳이 없을까?', 늘 고민했다. 이를 위해 올레싯딤영성원은 개인 방을 만들고 불편함이 없는 환경을 갖췄다. 크리스찬이라면 누구나 아무런 부담없이 방문할 수 있기를 기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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