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조카가 남한에서 목사가 됐다니..."

"내 조카가 남한에서 목사가 됐다니..."

노원교회 윤광재 목사 남북 이산가족 상봉서 작은아버지 68년만에 만나

신동하 기자 sdh@pckworld.com
2018년 08월 31일(금) 11:12
윤광재 목사(사진 뒷줄 왼쪽)가 남북 이산가족 상봉행사를 통해 북한에 생존해 있던 작은아버지와 감격의 만남을 가졌다. <사진제공=윤광재 목사>
【단독】서울북노회장을 지낸 윤광재 목사(노원교회)가 24~26일 열린 남북 이산가족 상봉 2차 행사에서 북한에 살고 있는 작은아버지 윤병석 씨(91세)를 만났다.

윤광재 목사는 보자마자 "아버지가 살아 돌아오신 것 같다"고 울음을 터뜨렸다. 작은아버지는 조카와 포옹하며 "살아서 만나니 말로 표현할 수 없을만큼 기쁘다"고 말했다.

윤 목사는 최근 적십자로부터 깜짝 놀랄 전화 한통을 받았다. 북한 평양에 살고 있는 윤병석 씨가 남한의 가족을 찾고 있다는 내용이었다.

6.25전쟁 발발 당시 홍익대학교 재학 중 행방불명 된 작은아버지가 혹시나 살아계실 것이라는 작은 믿음이 있었지만 현실로 나타나니 감격이었다. 윤 목사는 6.25전쟁 당시 갓난아이였다.

윤 목사는 여동생과 사촌형제 등 3명과 상봉장으로 갔다. 작은아버지는 며느리와 함께 나왔다.

상봉은 일정 동안 6번 진행됐다. 윤 목사는 작은아버지에게 '어머니의 꽃밭'이라는 제목의 자작시집을 전했다. 작은아버지는 대학에서 문학을 전공했으나 책을 낸 적이 없었는데, "내 꿈을 조카가 이루었다"고 감격해 했다고 전했다.

윤 목사는 작은아버지와 그동안 살아온 얘기를 나누며 특히 문학적 감성을 나눴다. 작은아버지는 직접 쓴 소설과 희곡의 내용을 들려줬다.

윤 목사가 어려서 신앙을 갖게 된 계기와 현재 '목사'라는 설명을 하자, 작은아버지는 "어떻게 종교계에 있게 됐냐"고 관심을 보이며 개신교와 관련된 여러 질문을 건넸다고 한다.

윤 목사는 상봉을 마치며 쉽게 발걸음이 떨어지 않았지만 다음 만남을 작은아버지에게 기약하고, 작은아버지는 "통일이 되어야 한다. 우리 다시 꼭 만날거다"라는 말을 남겼다.

신동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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