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문 밖으로, 예수께 나아가자

영문 밖으로, 예수께 나아가자

[ 9,10월특집 ] 103회 총회 주제 해설2

최흥진 목사
2018년 09월 03일(월) 10:51
영문 밖으로, 예수께 나아가자



히브리서는 신약성서의 책들 가운데에 가장 독특한 특징을 가진 책으로 신약 성서 어디에서도 볼 수 없는 그리스도의 제사장직에 대한 분명한 증거를 보여 주며, 그리스도의 속죄 사역을 구약의 제사제도와 관련시켜 잘 설명해 주고 있다.

히브리서의 상황은 사회적인 비난, 이단의 위협, 영적인 침체, 세속화 등으로 인해 어려움을 겪고 있는 오늘 한국교회의 현실과 상당부분 유사하다.

히브리서 저자는 내·외적인 갈등과 박해로 인해 예수님에게서 떨어져 나갈 위험에 처한 이들에게 그리스도의 우월성을 강조하고 배도를 경고하며 복음에 충실할 것을 당부한다. 특히 그리스도가 유대의 희생제사와 대제사장직을 대체했음을 인식시킴으로 그리스도인들로 하여금 믿음에 굳게 설 것을 권면하고 있다. 이를 위한 히브리서 저자는 구약의 인물들과 그리스도를 비교한다. 여기에는 다른 어떤 것과도 비교할 수 없는 더 좋은 분이신 그리스도를 통해 교회를 새롭게 하며, 영적인 부흥을 일으키고자하는 간절한 소망이 담겨 있다.

히브리서는 크게 네 부분으로 나눌 수 있다. 첫째는 하나님의 아들이신 예수님에 대한 논증(1:1~4:13)이며, 둘째, 제사장이신 예수님에 대한 논증이다(4:14~10:39), 셋째는 믿음에 대한 교훈이다(11:1~12:29), 그리고 넷째는 목회적 권면과 인사이다(13:1-25). 총회 주제 성구 본문은 목회적 권면에 속한다.

히브리서 저자가 전해 주는 목회적 권면은 몇가지로 나눌 수 있다. 첫째, 그리스도인들은 예수님의 고난을 짊어지고 영문 밖으로 그에게 나아가야 한다(13:13). 민족의 삶의 현장으로 나아가 그들에게 십자가의 복음을 전하며, 교회, 더 나아가 이 땅에 영적인 부흥을 일으켜야 한다. 예수님은 자기 피로 사람들을 대속하고 거룩하게 하기 위해 고난을 당하셨다. 죄인들이 처형당하는 곳인 영문 밖에서 고난을 당하셨다(레 24:14; 민 15:35). 만백성을 구원하기 위해 기꺼이 십자가를 지셨다. 예수님이 십자가에게 죽으신 목적은 죄인된 우리를 구원하여 '거룩한 하나님의 백성이 되게'하려는 것이다. 히브리서 저자는 이 기초 위에서 독자들에게 영문밖으로 그에게 나가라고 권고한다. 자신들만의 울타리, 교회의 경계를 벗어서 세상으로 나아가라는 것이다. 세상을 향해 구원의 복음을 외치라는 것이다. 또한 우리의 평화이신 예수 그리스도는 유대인과 이방인 사이의 막혔던 담을 허시고 둘을 하나로 만드시고 서로 원수 된 것을 자기 몸으로 해소시킨 분이시다(엡 2:14). 그러므로 우리는 이제 영문 밖으로 나아가서 이 나라와 민족, 특히 북한의 동포들에게 복음을 전하며, 복음의 능력으로 한반도의 평화 통일을 이루는데 온 힘을 다해야 한다.

유대교가 영문 안의 종교라면, 기독교는 영문 밖의 종교, 곧 세상 속으로 나아가, 그들과 함께하는 종교라 할 수 있다. 히브리서 기자는 우리에게 그리스도의 치욕을 짊어지고 영문 밖으로 그에게 나아가야 한다고 호소한다. 이 호소의 성격은 "나아가자"(엑세르코메타)라는 동사에서 분명히 드러난다. "나아가자"는 이 행동은 단호한 결별과 관련된 행동이며, 영문 밖으로라는 말에 의해 더 강화된다. 예수님이 영문 밖에서 치욕을 당하고 십자가에 못 박힌 것을 상기시키며 모든 그리스도인들이 그 부정하고 더러운 곳으로 나아가 그들에게 복음을 전할 것을 권고한다. 그리스도의 치욕을 짊어진다는 것은 그리스도를 위해 치욕을 당해야한다는 뜻이다. 이 길은 예수를 따라가는 것, 곧 십자가를 지는 일이다(막 8:34). 다시 말하면 예수님이 영문 밖에서 죽으셨으므로, 예수님을 따라가는 길은 거룩한 장소만이 아니라 부정한 곳, 곧 세상으로 나아가는 길이다.

한국 교회는 이제 신앙의 지평을 넓혀서 교회의 울타리에서 벗어나 민족과 나라와 사회, 북한 동포들, 온 세상에 복음을 전하며, 영적인 부흥을 일으키는데 보다 깊은 관심을 기울여야한다. 영문 밖에서 처형을 당하신 대제사장이신 예수님의 능력과 도움으로 세속에 물든 교회를 다시 정결하게 하며 거룩한 교회를 회복하며, 한반도의 평화 통일에 대비하여 영적인 무장을 해야한다. 지금은 민족의 영적인 부흥을 사모하며 간절히 기도했던 하박국의 간구에 귀를 기울여야 할 때이다. 이 땅에 하박국 선지자가 외쳤던 주의 일을 이 수년 내에 부흥하게 하는 역사가 일어나야 한다(합 3:2).

둘째, 하늘의 영구한 도성을 바라보아야 한다(13:14). 히브리서 저자는 전혀 다른 방향에서 접근한다. 현세에는 영구한 도성이 없다는 점을 지적한다. 이 세상에는 온전함이나 참이나 영원함이 없다. 모든 것이 임시적이며 장차 멸망할 것들이다. 세상의 모든 제도는 그리스도의 강림과 더불어 폐지된 제도들이다. 유대인들이 가장 큰 의미를 두었던 예루살렘 성전의 파괴는 그 좋은 증거이다. 그러니 그것들에 마음을 두지 말라는 것이다. 또한 히브리서 저자는 그리스도의 고난에 참여할 이유로 이 세상이 우리의 집이 아니라고 한다. 빌립보서 3:19-21은 우리의 시민권이 천국에 있다고 가르친다. 기독교는 초월적인 목표를 향해 나아가는 공동체이다. 그러한 점에서 우리 기독교인들은 세속적인 안정성에서 필연적으로 벗어나야 한다. 기존 가치관과 사고에 얾매어서는 안된다. 영원을 사모해야한다. 세상을 영원한 생명의 복음으로 변화시켜야한다.

셋째, 선을 행함과 서로 나누어 주기를 잊지 말아야 한다(13:16). 히브리서 저자는 우리에게 예수님으로 말미암아 항상 찬송의 제사를 하나님께 드리자고 권면한다. 찬송의 제사는 성전이 파괴되었거나, 적군에게 짓밟혔거나, 그것을 거부했거나 했을 때 성전 제사에 대한 대안으로 권장되는 제사 방법이다. 히브리서 저자는 구체적으로 하나님이 기뻐하시는 제사는 선을 행함과 나누어 주는 것이라고 한다. '선행'이란 단어는 신약성서에서 이곳에만 나온다. '나눔'은 사도행전(2:42)과 바울서신에서 중요한 단어이다. 히브리서 저자는 선행을 행하고 자신의 가진 것을 다른 지체들과 함께 나눌 것을 권면하고 있다. 재정적으로 능력이 있는 교회가 작은 교회, 어려운 교회를 돕는 행위들도 여기에 포함된다. 곧 세상 속으로 들어가서 긍휼히 여기는 마음으로 어려운 사람들을 돕고 다른 사람에게 관용을 베풀어야 하며, 교회들이 서로에게 도움을 주는 것이 하나님이 기뻐하시는 찬미의 제사임과 동시에 그리스도인들이 마땅히 행해야 할 바이다. 히브리서 저자는 잊지 말라고 당부한다. 참을성 있게 추진하라는 것이다. 일시적인 도움이 아니라 지속적인 관심을 가지고 도와주라고 한다. 기독교의 윤리에 대한 권고에서 바울은 구제하는 자는 성실함으로 하라고 당부한다(12:18). 돕는 자는 자신의 형편에 따라, 자신의 기분에 따라, 상황에 따라 돕는 것이 아니라, 도움을 받는 사람의 입장을 고려해서, 성실하게, 그리고 꾸준히 도와야한다는 것이다.

호남신학대학교 동산에는 초기 이 지역에서 선교하다 돌아가신 분들과 그 가족들의 묘가 있는데 그분들 중에 요즈음 특별히 많은 분들이 관심을 갖게 하는 분이 있다. 서서평 선교사이다. 서서평 선교사가 탄생한 후 100년이 되는 1980년대 이후에 그에 대해 관심을 갖게 시작했으며 그리스도인들만이 아니라 많은 사람들이 서 선교사에 대한 관심을 갖고 그를 따르고자 한다. 1912년 우리 땅에 와서 1934년 서서평 선교사의 장례가 있던 날 그의 죽음을 진정으로 슬퍼하던 사람들은 양림천 거지들과 문둥병자, 그리고 우리나라 최초의 여성 성경학교인 이일성경학교 학생들이었다. 그의 장례는 광주 최초의 사회장으로 치러졌다. 이 땅에 사는 동안 서서평 선교사는 조선 사람과 구별되는 선교사가 아니라 온전히 조선 사람이 되고자 했다. 그는 가난한 자들과 차별받는 여인들과 걸인과 나환자를 섬겼다. 그의 장례식 후 그가 남긴 재산을 살펴보니, 강냉이 가루 2홉과 동전 7개 모포 반장이 전부였고 은행 잔고는 0원이었다. 서서평의 삶을 한마디로 요약하면 자기희생과 자기 손해의 삶이었다. 그의 자기 희생과 헌신, 사랑과 섬김, 그리고 나눔의 삶이 그리스도의 복음을 널리 전하는 원동력이 되었다.

성서의 가르침과 초기 선교사들의 정신을 본받아, 이 민족을 그리스도의 복음의 능력으로 새롭게 하며, 작은 교회, 소외된 자들을 섬기며, 더 나아가서 북한 동포들에게 더 깊은 관심을 가져 한반도에 수년 내에 영적인 부흥의 역사가 일어나도록 기도하며, 모두의 힘을 모아야한다.



최흥진 목사(호남신학대학교)
카드 뉴스
많이 보는 기사
오늘의 가정예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