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터에 의한 지능, 얼마나 정의로운가" 관심 가져야

"데이터에 의한 지능, 얼마나 정의로운가" 관심 가져야

[ 다음세대 ] 기독교교육학회 2018 춘계학술대회, 수학자 천세훈 교수 "기독교적 가치 배양할 교육 필요" 강조

이수진 기자 sjlee@pckworld.com
2018년 04월 09일(월) 16:32
▲ 주제발표 후 토론시간을 갖고 있는 발표자와 논찬자들. 좌로부터 천세훈 교수(연세대), 김병호 박사(전 덴마크 대사), 임창호 교수(고신대), 김효숙 교수(장신대).

인공지능은 뇌를 뛰어넘을까? 한마디로 비교 불가다. 수학자인 천세훈 교수(연세대)는 "인공지능이 바둑을 잘 두는 것이 인공지능이 인간의 뇌보다 뛰어나다는 의미가 아니고, 인간처럼 대화하는 것이 인공지능이 인간과 대화할 수 있는 대상이 된 것도 아니며, 자율주행차에 있는 인공지능이 버스운전사를 대체할 수 있다는 의미도 아니다"라면서 단순한 비교는 의미가 없다고 말한다. 오히려 그는 "뇌지능과 인공지능의 단순 비교보다 더 근본적인 질문은 인공지능의 뿌리가 되는 '데이터에 의한 지능'이 얼마나 정의로우며 공정하며 신뢰할 수 있는가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인공지능의 발달로 산업분야는 물론 인간의 삶에도 급격한 변화가 일고 있는 가운데, 인간 개개인에게 부여된 소명으로 인간답게 살아갈 수 있도록 돕는 기독교교육이 4차 산업혁명시대에 어떠한 신학적 성찰을 이어가야 하는가 고민이 이어지고 있다.

한국기독교교육학회(회장:김난예ㆍ침신대)는 지난 7일 장신대에서 2018년 춘계학술대회를 열고 4차 산업혁명 인공지능 시대에 왜 기독교교육인가에 대한 학문적 소통의 시간을 가졌다. 이날 학회는 이례적으로 수학자와 교육학자를 초청, 4차산업혁명을 바라보는 또 다른 시각을 접하는 기회를 가졌다.

'뇌와 심장과의 비교를 통해서 바라본 인공지능(AI)의 이해'를 주제로 발표한 천세훈 교수(연세대)는 인공지능의 원래 모델이었던 뇌와의 유사성과 차이점을 살피면서 비슷한 전기신호로 작동하는 또 하나의 지능체계인 심장과 비교를 시도했다. 특히 성경적 지식전파의 원리를 심장의 전기신호로 해석해 참석자들의 큰 관심을 끌었다.

그는 "신과 인간과의 교류는 인간 세상의 데이터에 의한 평균치라기 보다는 고차원적인 존재에 의해 위에서 아래로 전파되는 형식"이라면서, 이러한 전파 원리는 심장의 구조와 같다고 바라봤다. 즉 기독교신앙은 데이터에 기반을 두고 작동하는 인공지능처럼 대중의 평균화된 집단 이성에 기반을 두기 보다는, 심장에서 매초 일어나는 전류의 전파원리처럼 고차원적인 메시지를 수용하고 반응하는 원리에 더 가깝다는 설명이다.

이어 그는 "데이터를 근간으로 하는 인공지능이 얼마나 정의롭고 공정하며 신뢰할 수 있는가의 문제는 결국 과거의 모든 현상에 대한 데이터가 정확하고 충분하며, 현재의 모든 자연현상과 사람들의 행동 패턴에 대한 지식이 완전하고, 또한 미래가 과거와 크게 다를바 없다는 극히 제한적인 가정하에서도 쉽게 대답할 수 없는 문제임을 자각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천 교수는 "수많은 장밋빛 전망 가운데서도 인공지능은 명백한 한계가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미 누리고 있는 과학기술을 미래세대가 지혜롭게 사용하기 위해서는 "기술적인 훈련에 덧붙여 인공지능에 대비해 인간적이고 기독교적인 가치를 배양할 인문학적이고 기독교적인 원리에 바탕을 둔 교육이 필요하다"면서 "인공지능을 가진 컴퓨터를 숭배하느냐 아니면 가장 충실한 종으로 두느냐는 결국 우리의 인공지능에 대한 이해와 교육에 달려있다"고 역설했다.

이어서 '4차 산업혁명시대, 무엇을 위한 교육인가?'를 주제로 한 발표에서 교육학자 김병호 박사(전 덴마크 대사)는 "앞으로는 단순한 지식의 습득이나 지식들의 조합은 인공지능을 장착한 로봇이 훌륭히 해내는 상황을 상정하고 과연 어떠한 교육을 해야할 지에 대한 깊은 성찰이 필요한 때"라고 전했다. 그는 "4차산업혁명시대 교육의 목표는 '복합적인 문제 해결력과 융합적인 사고, 로봇으로 대체 불가능한 감성적 지능을 가진 인재양성'이라고 할 수 있다. 종합적인 시각과 사유를 할 수 있는 사람을 길러내는 것이 그 어느 때보다 요구된다"며, "스스로 삶에서 배움을 찾아가는 평생교육, 공동체적 삶을 통해 이뤄지는 '산 교육' 등을 지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날 학회는 주제발표 외에도 '의학과 신학의 융합교육에 관한 연구'(손문 교수ㆍ연세대), '제4차산업혁명과 교육목회의 새 전망'(김정준 교수ㆍ성공회대), '한국 기독교 여성 목회자의 배제경험과 기독교교육의 과제(박향숙 교수ㆍ서울신대) 등 11개의 다양한 주제의 발표와 토론이 이어졌다.

한편 기독교교육학회는 2018년 한해 동안 인공지능 사회에 소명의 인간으로 살아가도록 돕는 기독교교육에 대하여, 변화하는 미래세대 속에서 기독교적 인간이해에 대한 연구를 이어갈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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