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는 즐겁고 신나요" 학습터전이자 놀이터된 교회

"교회는 즐겁고 신나요" 학습터전이자 놀이터된 교회

[ 다음세대 ] 도화교회의 특별한 다음세대 선교 이야기…평일에도 제자훈련, 매일 어린이들 발걸음

이수진 기자 sjlee@pckworld.com
2017년 11월 03일(금) 17:16
▲ 데일리스쿨을 통해 제자훈련을 받고 있는 아이들. 가운데가 담임 김성환 목사.

평일 오후 4시만 되면 그 학원에서는 어린이들의 찬양이 흘러나온다. '창세기, 출애굽기, 레위기~' 성경 66권을 차례로 부르는가 하면, '주의 꿈을 안고 일어나리라, 이땅의 부흥과 회복은 바로 나로부터 시작되리'라며 목소리 높여 복음송을 부른다. 분명 건물의 간판을 보면 피아노와 보습학원인데, 그곳에 모인 아이들은 교회학교 분반공부를 하고 있는 것 같은 모습이다.

인천광역시 남구 도화동에 있는 도화교회(김성환 목사 시무)의 다음세대 선교 이야기는 조금 특별하다. 방과후 돌봄이 필요한 아이들을 대상으로 제자훈련을 하다 이 아이들을 중심으로 한 '예수님의향기찬양팀'을 구성하게 됐고, 이젠 찬양팀의 사역을 전 교인이 함께 돕게 됐다.

도화교회는 상가 건물 2개 층을 사용하는 100명 정도 모이는 작은 교회다. 3층을 예배당으로 2층의 절반을 교육관으로 사용하고 있던 교회는 십수년 전 운영상 문을 닫게 된 피아노학원을 인수하게 됐다.

"학원이 사용하던 2층의 절반 공간을 건물주가 식당으로 재임대하려고 했다. 학원이야 주중에만 여니 그나마 괜찮았는데, 식당은 주말 손님을 받아야 하는 상황이어서 교회로서는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다"고 김성환 목사는 당시를 회고했다. 하지만 어쩔 수 없던 그 선택이 지금, 평일에도 어린이 제자훈련을 하게 하고 교회 분위기가 생동감이 넘치게 만들었다.

학원 인수 후 교회는 방과후 돌봄이 필요했던 초등학생을 중심으로 아이들을 돌보기 시작했고, 2012년부터 본격적으로 '데일리스쿨(방과후돌봄학교)'을 통해 제자훈련을 시작했다.

매일 학원생의 절반인 20여 명이 교회이자 학원으로 발걸음한다. 이중엔 교인의 자녀도 있지만, 안믿는 아이들도 온다. 이곳에 오는 아이들은 성경을 공부하고, 율동도 배우고 찬양도 한다. 데일리노트에 기도문을 작성하고, 말씀을 암송하고, 매일 세 권의 책을 읽고 독후감도 쓴다.

3년 가까이 데일리스쿨을 다닌 대화초등학교 5학년 김보경 어린이는 친구가 소개해서 2학년 때부터 다니게 됐다. 이곳을 '교회학원'이라고 부르는 보경 양은 교회를 다니지 않던 어린이였지만, 지금은 찬양팀의 멤버로 다양한 교회활동에 빠지지 않는다.

보경 양은 "데일리스쿨을 다니면서 독서습관이 깊어졌어요. 또 예수님을 알게 해주기도 해서 너무 좋아요"라며, "다른 아이들한테도 적극 추천하고 싶다"고 말했다.

김성환 목사는 "주일뿐만 아니라 일주일 내내 신앙교육을 하는 셈이다. 아이들이 이렇게만 성장해 준다면 나라와 교회를 위해 제몫을 담당하는 든든한 버팀목이 되지 않을까 기대한다"며, "찬양팀 때문에 젊은 엄마들이 교회 근처로 이사오려고 한다"고 귀뜸했다.

▲ 매일 제자훈련을 받은 아이들이 중심이 돼 구성된 '예수님의향기찬양팀'. 군부대 장애인예배 등 다양한 사역지를 돌며 복음을 전한다.

처음에 발표회 정도만 갖던 찬양팀이 군부대, 장애인예배, 개척교회 등 다양한 사역지에서 찬조출연 하다가 이젠 단독으로 무대에 선다. 인천 지역의 해안방어를 하는 17사단에는 대대급교회가 25개 정도가 있는데, 이 교회들을 한바퀴 돌며 위문 공연을 하는 것이 찬양팀의 새로운 목표다.

활동영역이 넓어지고 동기부여가 되다보니 초등생 9명, 중학생 6명의 멤버들은 매일 교회로 모인다. 와서 공부도 하고, 악기도 배우고, 간식도 먹고 어느새 교회는 이들의 학습의 터전이자 놀이터가 됐다. 남자 아이들은 건물 옥상에서 공을 차고, 여자 아이들은 유기묘를 돌보느라 옥상으로 올라간다. 악기를 도난 당한 후 버튼키를 설치했지만, 비밀번호는 모든 아이들과 공유해 교회는 여전히 열린 공간이다.

양계점 사모가 독서지도사 자격을 취득해 아이들의 자기주도학습을 도왔고, 지역의 사모 모임에서 오카리나, 우쿨렐레 등을 배워와 아이들에게 새로운 것을 가르치려고 애썼다. 신디사이저, 기타, 드럼 등도 배우고 싶어 하는 아이들을 위해 봉사의 손길들을 통해 배움의 기회를 제공했더니, 지금 찬양팀에서 활동하는 아이들은 이 모든 것을 다할 수 있는 재간둥이로 자랐다.

"4년 전 교회가 상가 2개층을 매입하면서, 당시 학원에서 봉사하던 교회 권사님이 학원을 맡아 운영하고 있다"고 전하는 김성환 목사는 "목회자 딸인 정진연 권사의 헌신과 동역이 없었다면 데일리스쿨과 찬양팀 운영은 쉽지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늘 교회에 상주해 있는 정 권사와 양 사모가 학원에 오는 아이들과 그 부모들도 함께 소통하니 전도의 문도 열렸다"고 덧붙였다.

찬양팀은 주일 아동부예배를 마치고 주일낮예배 헌금송, 오후예배 찬양인도는 물론 수요기도회와 금요기도회 찬양인도도 맡고 있다. 힘들지 않느냐는 물음에 4학년 이시윤 어린이가 환한 얼굴로 답했다. "찬양을 하고 나면 기쁘고 뿌듯해요. 덩달아 학교생활도 즐거워졌어요."

예수님의향기찬양팀은 내년 1월에 필리핀 단기선교를 계획 중이다. "영역을 넓혀가다 보면 아이들이 좀더 도전을 받지 않을까요"라는 김성환 목사의 말에 매일 제자훈련을 받으며 자라는 이 아이들의 미래에 절로 기대를 걸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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