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 백전노장들이 내민 손

인생 백전노장들이 내민 손

[ 기자수첩 ]

이수진 기자 sjlee@pckworld.com
2017년 05월 22일(월) 17:33

일자리를 잃은 지 1년이 넘은 '30대 실업자'가 7만 8000명으로, 통계청이 관련 통계를 작성한 1999년 이후 역대 최고치라는 우울한 소식이 들려온다. 청년층 실업률은 전년도 동월 대비 0.3%가 늘은 11.2%로 여전히 흐린 잿빛이다.

인생의 막막함, 좌절 등으로 힘든 시기를 보내고 있는 청년들을 향해 손을 내민 노장들이 있다. '청년아, 일어나 함께 가자'며 먼저 청년들을 찾은 인생의 백전노장들은 다름아닌 주내교회(신현대 목사 시무)의 70세 이상으로 구성된 제5남선교회(회장:정수산 장로)다. 힘든 훈련의 때를 보내고 있는 청년들을 위해 교회 안 어른들이 나선 것.

지난 4월 30일 주일 오후 제5남선교회는 두손 가득 선물을 들고 청년공동체를 찾았다. 교회 마당서 숯불을 피워 함께 고기를 구우며 맛난 점심을 대접하고, "너희가 교회의 미래이며, 우리는 언제나 너희를 지지한다"고 격려하며 함께 찬양하고 기도했다.

이날 서로다른 세대의 생각을 알아가며 소통한 예배는 웃음이 넘쳤다. 예배에 함께 동참한 청년들은 "교회 어른들의 격려가 외로웠던 인생길에 큰 힘이 됐다"고 고백했다.

"하나님은 오늘 부흥이 한 세대에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다음세대로 이어지길 원하십니다. 우리교회 보물인 다음세대를 먼저 우리가 안아야죠." "너무 행복하고 감사한 은혜의 시간이었습니다. 사랑하고 존경합니다."

과거의 전통과 기억을 보유하고 계승하는 노년세대와 꿈을 안고 사회의 주역이 되고 싶은 청년세대 간의 교류가 있었던 이 날 연합예배는 두 세대 모두에게 호평을 얻었다.

서로 문화와 삶은 다르지만 뿌리를 기억하려는 청년들과 미래의 가능성을 존중하는 노년들의 이러한 소통과 친교가 세대단절을 겪고 있는 교회 공동체 안에서 생겨나고 있어 반가운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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