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세대, 교회 비전 공유하는 어엿한 '작은 청지기'

다음세대, 교회 비전 공유하는 어엿한 '작은 청지기'

[ 다음세대 ] '학교' 패러다임 탈피해 '공동체'로 세워가는 교회 늘어가

이수진 기자 sjlee@pckworld.com
2017년 03월 13일(월) 17:31
▲ 온세대교육을 통해 영유아부터 장년까지 '관계', '신앙의 대잇기', '정직' 등의 가치를 주안점으로 하는 신앙교육에 힘쓰고 있는 새문안교회의 모습.

교회 안에 존재하는 학교식 패러다임인 '교회학교'에서 벗어나 새롭게 탈바꿈하려는 교회들이 늘어나는 추세다. 교사는 가르치고, 학생은 배우는 학교 형태의 도식에서 탈피해 함께 만나고 경청하며 창조해 나가는 '신앙공동체' 혹은 '교회 속 작은교회'로 변화하고 있는 것. 아예 '교회학교'라는 이름을 사용하지 않고 청소년교회, 홀리키즈, 교육국 등으로 운영하기도 한다. 다음세대를 지식 전달의 대상으로만 보지 않고, 함께 교회의 비전을 공유하고 신앙을 성숙시키는 하나님의 작은 청지기로 세우는 신앙교육운동으로의 변모다.

학교식 패러다임이 기독교에 대해 가르치는 것에는 효율적이지만 기독교교육의 궁극적 목표인 '신앙 형성' 측면에서는 취약하다는 비판이 있어왔고, 지식 중심의 정보전달형 교육으로 인해 앎과 삶의 분리, 지식과 행동의 분리, 교육과 목회의 분리 등의 현상을 낳고 있다고 교육전문가들이 지적해 온 것에 비춰보면 이러한 현장의 변화는 반가운 현상이다.

새문안교회는 2011년부터 온세대교육을 실시해오고 있다. 교육체계를 교육1부, 2부, 3부 등으로 나눠 영유아부터 장년에 이르기까지 '관계', '신앙의대잇기', '정직' 등 세 가지 가치를 주안점으로 하는 신앙교육에 힘쓰고 있다. 어디에도 '학교'란 표현은 없다.

교육 1부는 영ㆍ유아부터 중ㆍ고등학생을, 교육 2부는 청년들을, 교육 3부는 만 35세 이상 장년들을 대상으로 신앙적 성숙과 바른 제자의 삶을 살도록 교육하는 공동체로 운영한다.

"새문안교회는 지역교회가 아닌 도심교회라는 특수성 때문에 장거리에서 오는 아이들이 많다"고 말한 교육총괄 장석현 목사는 "일주일에 한번 예배를 드리고 돌아가는 구조로는 수년을 다녀도 교회친구 한 명을 만들기 어려웠던 것이 현실이었다"면서, "다양한 주중 신앙교육, 신앙과 인성, 재능을 함께 기르는 토요학교, 멘토와 함께하는 소명진로탐색 등을 운영하니 교회 친구들, 교회 동생들, 교회 형님들이 생기고 서로를 돕고 배려하는 모습과 함께 공동체성이 강화됐다"고 평가했다.

또한 새문안교회는 공동체를 이루기 위해서는 신뢰가 기본이고, 신뢰를 쌓으려면 '정직'이 바탕이 돼야 한다는데 주목하고 있다. 정직한 국민을 만들고 신뢰할 수 있는 사회를 이루기 위한 기초로 정직 훈련을 강조한 것. 신앙과 함께 인성, 재능의 고른 성장을 추구하는 것이 교회 교육과정의 큰 특징이다.

성도 가정을 방문해 하나님의 말씀으로 위로ㆍ권면하며 보살피는 목양 활동인 '심방'이 다음세대 공동체에서도 활발하게 운영되고 있는 교회도 있다.

충신교회(이전호 목사 시무)는 교육부서 아동, 청소년들의 심방을 중요시 한다. 각 부서의 교역자들은 1년에 1회 이상 모든 어린이들을 심방하고 그 기록을 웹 교적에 기록해 각 가정과 어린이들을 목양하는 기초 자료로 삼는다. 쌓여지는 심방 기록으로 어린이들의 신앙 성장과정을 확인할 수도 있다. 교회가 아닌 다른 장소에서의 만남, 그 속에 이뤄지는 관계사역을 중요시 여기는 것.

특히 치열한 입시체제 속에서 야간자율학습과 학원을 옮겨다니며 밤 늦은 시간까지 공부해야 하는 중고등부 학생들을 위한 '목사님, 택시'는 아이디어가 돋보인다. 교역자가 직접 차량을 가지고 학교나 학원으로 간식을 들고 찾아가 집까지 데려다주면서 이동시간 동안 상담하며 교제를 나누는 것이다.

교회속 공동체로 연령대별로 작은교회를 세워가는 교회도 있다. 청주상당교회(안광복 목사 시무)는 이미 10여년 전부터 사무엘교회, 예쁜교회, 기쁜교회, 힘찬교회, 착한교회, 드림교회, 비전교회 등 교회 안의 부속기관으로서의 교회학교가 아닌 또 하나의 예배공동체로서 다음세대가 신앙의 주체가 될 수 있도록 세워가고 있다.

장신대 이규민 교수는 "미성년이 교회 구성원으로서 주체적 위치를 잃은 채 객체로 소외될 때, 이들은 교회에 대한 매력과 흥미를 잃게 될 것"이라며, "교회내에서 특정 그룹만이 주체가 되고 나머지는 객체가 되는 분리구조는 하나님 백성 공동체의 유기적 관계성을 해치는 결과를 낳는다"고 지적한다. 또한 "교회공동체는 장년 외에도 아동, 청소년 모두를 아우러야 하며, 공동체의 유기적 긴밀성을 생각할 때 아동과 청소년에 대한 배려와 존중은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모든 사람으로 하여금 성령을 통하여 예수 그리스도의 복음으로 하나님의 사람이 되어 자신과 교회와 세상을 새롭게 하는 하나님의 일꾼으로 헌신하도록 돕는다"는 교회교육의 목적을 제대로 실현하기 위한 변화의 몸부림이 각 교회 현장에서 일어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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