있는 그대로 존중하고 배려하는 법 배워요~

있는 그대로 존중하고 배려하는 법 배워요~

[ 다음세대 ] 호남신대와 다문화목회연구소, 청소년인권평화캠프 '숲수다' 열어

이수진 기자 sjlee@pckworld.com
2017년 01월 23일(월) 18:06

'비교 당하지 않기', '있는 그대로 인정받기', '차별받지 않기', '실수해도 '괜찮아'라고 듣기'. 나이를 불문하고 세상을 살아가는 우리 모두가 원하는 일이다. 하물며 한창 민감한 청소년들에겐 더욱 필요한 말이고 행동이다.

교육자와 피교육자가 구분되지 않는 교육공동체 청소년인권평화캠프 '숲ㆍ수ㆍ다'가 지향하는 것이 바로 이 '존중과 배려'다. 사람을 있는 그대로 존중하는 법을 배우고 경험하는 3박 4일간의 캠프가 지난 16~19일 장성한마음학교에서 열렸다. 숲수다 캠프는 호남신학대학교의 생명과공명기독교사역과교육연구소(소장:오현선)가 2011년부터 진행해 온 청소년다문화캠프가 전환된 것으로 지난해부터 다문화목회연구소(소장:박흥순)와 함께 청소년인권평화캠프로 개최해 오고 있다.

다름, 다양성, 평등에 기초한 숲수다 캠프에 올해는 이주민청소년과 선주민청소년, 청년대학생, 전문가 등 25명이 참가했다. 캠프는 일방적인 강의 형식이 아닌 서로 배우고 참여자로 활동하는 '마당' 형식으로 진행됐다.

"자신의 감정에 대해서 이야기하라는 것이 어려워요. 내 안에 다양한 감정이 있는 걸 알게 됐지만 아직까지 타인 앞에서 감정을 솔직하게 나타내는 것이 힘들어요." "상처를 받으면 그냥 웃어요. 차별하는 말과 행동에 상처받았다고 말하면 서로 어색해지거든요." 캠프에 참가한 청소년들의 이야기다.

이에 대해 박흥순 소장은 "이는 슬프거나 기쁘거나 아프거나 고통스러운 감정을 진솔하게 표현할 수 있는 '안전한 공간'이 많지 않은 것을 반영해 준다"면서, "제재하거나 통제하지 않아도 존중하고 배려하며 평화로운 공동체를 만들어갈 수 있도록 체험케 하는 것이 캠프의 목적"이라고 설명했다.

청소년인권평화캠프 '숲수다'는 '숲에서 만들어가는 수려한 다양성'을 줄인 말로 다양한 존재들이 함께하는 공간인 숲에서 인종, 젠더, 나이에 상관 없이 누구나 자신의 삶의 이야기를 나눌 수 있도록 격려한다. '평화로운 공동체'를 지향하는 캠프의 모든 프로그램은 '모든 사람은 있는 그대로 존중받을 권리가 있으며 소중하다'는 인식을 활동을 통해 깨닫도록 돕는다.

오현선 교수는 "사람들은 태어나 성장하면서 또 성장하고 나서도 자신의 내면에서 일어나는 부정적인 욕구, 혼란스런 생각, 일상의 사소한 이야기들이 쓸 데 없다고 규정당하거나 무시ㆍ통제당한다. 그러면서 자신의 의견을 만들고 비판적으로 사고하며 자신과 상대를 존중하면서 대화하는 방식을 점점 잃게 됐다"면서 "이로 인해 자신을 비하하고 자신을 비하하는 만큼 남을 차별하고 비난하는 일이 더 쉬워졌다"고 진단했다. 그는 이어 "이제는 이윤과 효율을 앞세워 경쟁하고 비교하는 방식에서 탈피해야 하며, 자신의 이야기를 진솔하게 나누는 방식으로 참여하고 경험하는 교육방식이 대안이 돼야 한다"고 제안했다.

숲수다캠프는 캠프가 진행되는 동안 지켜야 할 규정과 약속도 참가자들이 서로 논의해 정했다. 자기성찰 프로그램, 가치관 스펙트럼, 숲속 비정상회담 등의 프로그램을 통해 스스로를 성찰하고 돌아보는 기회를 가짐과 동시에 타인의 감정이나 생각도 알아갔다.

"대게 학교나 교회의 캠프를 가면 장난도 못치게 하고 조용히 하라고 강요하는데 이곳에서는 아무런 제재를 받지 않아 이상하다"는 것이 대다수 청소년들의 반응이다.

한 청년대학생 참가자는 "자유롭게 활동하고 행동하는 청소년을 제재하고 통제하려는 내 안의 욕구를 돌아보게 됐다"며, "말을 잘 듣는 것, 가만히 있는 것이 좋은 청소년이라는 인식을 갖고 있었는데 그 틀이 깨졌다"며 소감을 밝혔다.

"사람을 외모로 판단하지 않고, 있는 그대로 인정할 수 있도록 배워야 해요." 고정관념이나 차별을 극복하기 위한 방법을 묻자 참가자들이 한결같이 이처럼 대답했다. 하나님이 부여하신 생명 그대로 공감하며 인정하는 일, 교회가 먼저 실천해야 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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