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가 지역 품으면 청소년도 춤추게 한다

교회가 지역 품으면 청소년도 춤추게 한다

[ 다음세대 ] 교회 밖 청소년 품는 과천ㆍ염산교회, 지역사회서 환영

이수진 기자 sjlee@pckworld.com
2016년 07월 11일(월) 16:47
▲ 과천교회가 과천중학교에 운영하고 있는 힐링센터는 하이킹, 실내 암벽등반, 꿈길 스케치, 집중력 훈련, 바른 자세 만들기, 힐링캠프 등 다양한 프로그램이 진행한다.

교회의 다음세대에 대한 관심과 사랑이 교회 공간에만 머무르지 않고 점차 지역사회로 넓어지고 있다. 장학사업, 학사 운영, 지역 도서관, 방과후교실 등 교회 안 혹은 교회 옆의 공간에서 이뤄지던 지역사회 섬김이 공교육 현장으로 직접 뛰어들고 있는 것. 한부모가정, 조손가정, 다문화가정이 늘어나고 있는 현실에서 교회가 마을의 아이들을 적극적으로 나서 돌보는 섬김 사역은 지역사회의 커다란 환영을 받고 있다.

서울 마포구 염리동에 위치한 한서초등학교에는 중단됐던 '놀이치료실'이 올해부터 다시 생겼다. 학교 담장과 마주한 서울서노회 염산교회(김종익 목사)가 재정을 지원해 이뤄진 일이다.

놀이치료실에서는 놀이상담, 심리검사 및 멘토 프로그램 등이 진행되는데, 아동이 자라 성인이 되었을 때 보다 주체적이고 자신감 있게 자신의 삶을 계획하고 설계하도록 돕게 된다. 현재 6명의 아이들이 20회에 걸쳐 상담과 놀이치료가 진행되고 있다. 2학기에는 좀더 많은 아이들이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확대할 예정이다.

담임 김종익 목사는 "염리동 지역은 부유하지 않은 층이다. 경제적으로 열악한 지역의 아이들을 어떻게 도울 수 있을까 고민하던 중 선교와 전도의 차원을 넘어 지역 섬김을 위해 학교를 지원하게 됐다"고 말하고, "학교 안에서 이뤄지는 프로그램 중에 교회가 지원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찾다가 학생 정서 지원을 위한 상담과 놀이치료를 지원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미 3년 전부터 공교육 현장에 깊숙이 들어가 지역의 청소년들을 품는 대안교실을 연 교회도 있다. 서울남노회 과천교회(주현신 목사 시무)는 과천중학교 내에 대안교실인 '힐링센터'를 열고, 마을의 아이들을 '우리의 아이들'로 품었다. 재정과 인력을 한결같이 쏟아부은 결과 대안교실 개설 이후 '학교 이탈자'가 하나도 없이 모든 학생들이 졸업의 문을 통과하는 결실로 나타났다.

학교에는 학교 부적응으로 혹은 폭력 가해ㆍ피해 등으로 학교를 중도에 떠나야하는 청소년들이 많다. 상담교사 및 상담경찰 교내 배치, 학려전담 경찰관제 도입, 학교폭력 행위 생활부 기록 등 정부 차원의 종합대책이 마련돼 있지만, 제도와 법만으로는 학교를 떠나는 발걸음을 막고, 위기에 처한 청소년들을 돌보기엔 어려움이 많다.

담임 주현신 목사는 "이런 친구들은 학교에서도 감당이 어렵고, 사실상 학교밖으로 나가면 품어주는 곳이 없다. 방치하면 사회적으로 문제가 더 커지고, 그 사회적 비용은 천문학적 숫자가 된다"고 말하고, "실제적으로 청소년들에게 회복 터, 영혼의 쉼터, 치유의 자리가 필요한데 학교 안에는 인력ㆍ재력이 부족하다. 이 부분을 과천교회가 감당하게 됐고, 교사와 학생 모두가 행복한 학교가 되도록 돕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주 목사는 "교회가 지역사회에 기여할 수 있는 것 중의 하나가 다음세대를 보듬는 일이라고 생각한다"며, "지역 사회 안에 그늘진 곳, 사각지대를 찾아 효과적으로 봉사하는 것이 필요하다. 외부의 지원이 필요한 학교는 지역에 곳곳에 많다. 교회들이 연합해서 지역의 학교를 품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과천중학교 힐링센터는 하이킹, 실내 암벽등반, 꿈길 스케치, 집중력 훈련, 바른 자세 만들기, 힐링캠프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통해 청소년들에게 살아야 할 이유, 자기 존재에 대한 긍정을 받을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현재 과천중학교는 경기도 교육청으로부터 대안교실 운영교로 지정을 받았으며, 개소 후 현재까지 약 140여 명의 학생들이 힐링센터 교육을 수료했다. 이곳을 거쳐간 학생들은 "학교에 이렇게 재미있는 공간이 있다는 것이 좋아요", "짧은 시간이었지만 많은 것을 생각하고 배울 수 있는 시간이었어요", "힐링센터는 사랑입니다"라고 소감을 전했다. 힐링센터가 입소문이 나면서 과천지역의 다른 학교에서도 대안교실을 열어달라는 주문이 교회에 이어지고 있다고 실무자는 귀뜸했다.

교회는 인력과 운영비를 지원하고, 학교는 장소를 제공하는 아름다운 협업. 지역의 교회들이 마을의 학교와 학생들을 위한 '세겹줄'이 되는 일은 조금만 시야를 돌리면 가까이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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