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택은 여러분의 몫"

"선택은 여러분의 몫"

[ 기자수첩 ]

이수진 기자 sjlee@pckworld.com
2016년 06월 27일(월) 16:54

최근 서울의 10개 사립대학 총장들이 미래 대학교육의 역할과 비전을 고민하며 미래대학포럼을 출범시켰다. 그 자리에서 총장들은 "대학 개혁 없이는 우리도, 한국 사회도 미래가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 말을 그대로 학생수 감소, 재정 부족, 사역지 절벽 등의 위기를 겪고 있는 신학대학교와 한국교회에 적용시켜보면 "신학대학의 개혁 없이는 교인도, 한국교회도 미래가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지난 20~21일 열린 전국 신학대학교 교수세미나에서 '대한예수교장로회 총회 신학대학 발전 방향'을 주제로 특강한 대학컨설팅 전문가인 강대수 대표(피ㆍ컨)는 제3자적 입장에서 보다 객관적으로 총회 산하 7개 신학대학교가 처한 현실에 대해 비판하며 개혁을 위한 화두를 던졌다. 강 대표는 "성도들의 변화의 출발점은 신학대학이다. 사회가 기독교를 신뢰하지 않는 다양한 이유에 신학교수들은 자유롭지 않다"고 꼬집어 말하고, "대부분의 신학대학이 학생중심적 관리를 추구하고 있지만 사실상 많은 부분에서 여전히 대학 중심적인 관행이 존속한다"면서 "'대학 중심적' 대학에서 목회현장과 신학생들의 필요가 반영된 '목회 현장과 신학생들에 주도되는 대학'으로 변환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이미 10여년 전부터 고등학교 교무실에는 '교수ㆍ잡상인 출입금지' 팻말이 붙어 있고, '벗꽃이 피는 순서대로 망한다'는 괴담이 대학가에 공공연하게 회자되고 있는 현실이다. 교단 산하 7개 신학대학에도 정원채우기에 급급해 함량 미달의 학생들을 불가피하게 입학시키는 일도 발생하고 있다. 정부가 대학구조개혁평가를 통해 '불량대학'이라고 말하는 명단에 본교단 산하 신학대학교의 이름이 없는 것은 '종립대학'이라는 특수성으로 평가를 받지 않았기 때문이다. 위기의 시대에 생존하려면 강력한 오너십, 주인의식을 가진 행정력이 필요하다. 총회가 직접 나설지, 학교법인이 나설지, 학교 구성원들이 자율적인 개혁에 나설지 이제 시간문제다.

이날 강 대표는 "변화는 '필수불가결'이고, 선택은 여러분의 몫"이라는 말을 남겼다. 세미나에 참석한 7개 신학대 총장을 비롯한 교수 등 70명에 다다르는 참석자들이 어떻게 신학대학교 변혁을 위해 머리를 맞댈지 두고 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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