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쁨과 아픔이 공존하는 세계의 성탄절

기쁨과 아픔이 공존하는 세계의 성탄절

[ 선교 ] 선교사들이 전하는 세계의 성탄 모습

표현모 기자 hmpyo@pckworld.com
2015년 12월 15일(화) 17:09
   
▲ 기도하는 페루 어린이들/ 사진 페루 김명수 선교사

'하나님과 세상', 그리고 '나와 너'를 화해시키기 위해 이 땅에 화목제물로 오신 예수 그리스도의 탄생일인 성탄절이 다가오고 있다.
 
올해에는 세계의 시민들이 기쁨에 들떠 큰 행사를 벌이기 보다는 다소 담담하고 조용하게 '평화의 왕'으로 오신 예수님의 탄생의 의미를 기리며, 주님의 평화인 '샬롬'이 이 땅 가운데 임하기를 기도하고 있다. 특히 올해에는 지난 4월 네팔 대지진, 11월 IS의 프랑스 테러, 그리고 전세계의 경기침체로 인한 서민 삶의 질 하락 등으로 전세계가 다소 차분하고 담담한 크리스마스 시즌을 보내고 있는 듯 하다.
 
프랑스 성원용 선교사는 지난 11월 13일 테러 이후 비교적 안정된 분위기를 찾았지만 매년 12월 사람들로 북적이던 샹젤리제의 성탄시장과 백화점에 사람이 줄어 썰렁하고, 테러에 대한 우려로 사회가 폐쇄적으로 변하고 있는 것에 대해 우려를 표명했다.
 
4월 25일 대지진으로 수많은 생명이 희생됐던 네팔도 세계의 관심과 네팔인들의 열심으로 복구가 순조롭게 이뤄졌지만 인도의 국경봉쇄가 이뤄져 기름과 가스가 없어 차들은 서 있고, 집집마다 나무를 베어 밥을 지어야 할 정도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성탄 시즌을 보내고 있다고  김향곤 선교사가 소식을 보내왔다.
 
이외에도 본교단 선교사들에 따르면 유럽, 중동, 아시아 등에서도 화려한 크리스마스 보다는 검소하고 차분한 분위기로 크리스마스를 맞이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된 가운데 아프리카와 남아메리카에서는 특유의 국민성 때문에 신나고 즐거운 분위기의 성탄 분위기가 연출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표현모 hmpyo@pckworld.com

 

#네팔, "지진 복구는 순항, 인도 국경 폐쇄로 물자공급 끊겨"

4월 25일 오전 11시 57분 7.9의 지진으로 네팔은 흔들렸고 그때부터 이곳의 시계는 지진 모드로 흘러 왔던 것 같습니다.
 
하나님께서는 굳게 잠겨진 이땅을 사랑하셔서 지진으로 다가오셨고, 그리고 이제는 지진을 회복시키시고 치유하시는 하나님으로 다가오심을 믿으며 감춰진 하늘의 신비를 찬양할 뿐입니다. 살아계신 하나님께서 선하시기에 당장은 이해가 안되고 앞이 안보이지만 하나님의 선하심을 기다리며 네팔의 선교사들은 하루 하루를 살아가고 있습니다.
 
네팔은 지진 복구를 향해 열심히 달려왔고 9월 20일에 역사적인 신헌법을 발표하는 새로운 출발을 했습니다. 국민들은 축제의 분위기에 잠겼고 새로운 기대감으로 전기를 맞이한 듯 했습니다. 그러나 그러한 기쁨도 잠깐 곧바로 인도의 국경봉쇄가 발표되어 인도를 통하여 들어왔던 수많은 수입 물건들이 통제되는 아픔을 겪게 되었습니다. 그중에는 기름과 가스가 없어 동력을 잃어버린 차들이 할 일없이 도로변에 서있고, 나무를 통하여 밥을 짓고 음식을 만드는 과거로의 역행이 이땅 네팔의 현실이 되었습니다. 그래서 이땅에서 맞이하는 성탄의 분위기는 너무도 차분하다는 표현이 적절하게 다가옵니다. 3개월째 갈피를 못잡고 허둥되는 이땅에 소망의 빛이신 예수 그리스도의 탄생의 기쁨이 산과 들에 울려 퍼지기를 기대해봅니다. 메리 크리스마스! 주님 오심을 다시금 사모합니다.

김향곤 선교사

 

#프랑스, "썰렁한 성탄 거리, 테러 위협으로 잔뜩 움츠려"

▲ 프랑스 파리 개선문. /사진 프랑스 성원용 선교사 제공

프랑스 파리는 지난 11월 13일 테러를 겪었지만 정부의 빠른 대책마련과 시민들의 성숙한 대처로 인해서 겉으로는 비교적 안정된 분위기가 되어 가고 있습니다. 하지만 관광객들이 줄어들어 경제적 타격을 입고 있으며 그 한 예로 매년 12월이 되면 관광인파로 북적이던 샹젤리제의 성탄시장(Marche de Noel)과 백화점들이 과거에 비해 설렁한 모습니다. 최근에 진행된 지방 선거에서 극우 정당인 국민전선(FN)이 1위를 차지하며 반 이민 반 이슬람 정책이 힘을 얻고 있어 프랑스 사회는 개방에서 폐쇄로 방향전환을 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평화의 왕으로 오신 우리 주님이 예민해지고 움츠리고 있는 프랑스 국민들과 프랑스 사회를 어루만지시는 성탄이 되기를 기도합니다.

프랑스 파리 성원용 선교사

 

#르완다, "자신의 생일도 모르는 사람들, 주님 생일도 몰라"

크리스마스 시즌 아프리카 르완다에서는 우리가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특별한 행사가 없습니다. 사회 전체적으로 다른 날과 별다른 변화를 느낄 수가 없습니다.  크리스마스에 들을 수 있는 캐롤을 듣거나 성탄장식을 보기가 어렵습니다.
 
다만 외국 사람들이나 서양 문화에 영향을 받은 현지인 극소수만 집 안에 성탄장식을 합니다. 그리고 교회마다 차이가 있겠지만 제가 협력하는 르완다장로교회 같은 경우 24일에 성탄예배가 있고 25일에는 특별한 행사가 없습니다. 재정이 되는 교회 같은 경우 24일 성탄예배가 끝나고 아이들에게 소다(음료수) 한 병 정도 주는 게 특별하다면 특별한 것입니다. 대부분 서민들은 태어난 날도 모르고 그렇게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기 때문에 생일도 기념하지도 않습니다. 서양문화에 영향을 받은 극소수(부유층)만 생일을 기념하여 잔치를 합니다. 이곳에 주님의 은혜가 임하기를 기도합니다.

변영천 선교사

 

   
▲ 파키스탄에서 크리스마스 행사를 하고 있는 어린이들/ 사진 파키스탄 이준재 선교사

#파키스탄, "소수 크리스찬 아이들이 가장 기다리는 날"

전 인구의 97%가 무슬림인 파키스탄에서 라마단, 동물희생 제사, 무함마드의 탄생일 등의 이슬람교의 절기는 온 국민이 참여하고 기뻐하지만 예수님의 탄생 소식은 안타깝게 소수의 파키스탄 크리스찬들에게만 기쁜 소식입니다. 삶이 궁색한 크리스찬들이지만 성탄절에 자녀들에게 새 옷과 새 신발을 사주기에 파키스탄 아이들에게 성탄절은 연중 가장 기다려지는 명절입니다.  
 
탈레반의 테러와 부패가 많은 파키스탄 땅에 금년 성탄 소식이 하늘에는 영광, 땅에는 진정한 평화가 오기를 기원합니다. 

이준재 선교사

 

#영국, "파리 테러, 난민 유입 여파로 생소한 분위기"

이곳 유럽의 올 크리스마스의 분위기는 특별합니다. 새롭게 찾아온 많은 난민들과 처음 맞는 성탄절이기도 하고 지난 파리 폭파테러 사건 이후에 성탄절의 분위기를 예전처럼 일상으로 보낼 것인지 아니면 다소 위축되고 혹은 차분하게 보낼 것인지에 대한 의견이 분분합니다.
 
다만 예장유럽선교회의 관점에서 보자면, 이번 일련을 사건들을 통하여 미움과 분쟁이 가득한 세상에 참 평화와 사랑의 메시지를 삶으로 실천하신 예수 그리스도 탄생의 참된 가치와 의미가 불안하고 혼탁한 이 유럽 땅에서 진정으로 열매맺는 귀한 성탄절이 되기를 소망합니다.
치유와 화해로 오신 아기 예수님을 진심으로 환영하며 참된 평화를 빕니다.

진영종 선교사(예장유럽선교회장)

 

#태국, "예수님만 빠진 화려한 잔치의 성탄"

1968년 첫 회심자가 있었지만 태국 내에 거하던 중국인이었고, 그는 곧 태국인에 의해 죽임을 당하였던 태국은 우리나라보다 약 50년이나 복음을 먼저 전해들은 나라입니다. 또한 우리 교단이 1956년에 해방 후 첫 선교사를 보내었던 나라이기도 합니다. 그러나 태국은 올해 기독교인 통계가 0.58%로 아세안 10개국 중에서 가장 저조합니다. 현재 태국의 유일한 교단인 태국복음교단(CCT)와 파트너십을 가지고 함께 복음을 위해 일하는 17개 나라 중 47%가 한국선교사들이고, 그중 우리 교단이 가장 큰 동역교단이기 우리들의 사역이 앞으로도 매우 중요합니다. 
 
올해 수니파 무장단체 이슬람국가(IS)가 성탄절 기간 아시아 지역에 대한 테러를 계획하고 있다는 이야기가 있기는 하지만 태국인들의 표정은 언제나 밝기만 합니다. 왕의 생일인 12월 5일부터 본격적인 크리스마스 시즌 축제 분위기입니다. 시내 곳곳의 백화점과 상가들에는 멋진 대형트리들이 반짝거리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들의 성탄은 예수님이 빠져있기에 자기들만의 축제입니다. 젖은 장작에 연기만 나는 듯한 태국의 선교 상황이지만 언젠가 이들이 예수님을 알고 그들의 마음에 성령의 불이 붙게 되기를 오늘도 기도합니다.

홍경환 선교사

 

#페루, "가족과 함께 느긋한 휴일"

남미의 크리스마스는 여름에 맞이하기 때문에 따끈따끈합니다. 그래서 눈과 썰매보다는 해수욕장과 수영복이 더 친근한 계절이지요.
 
이렇게 차가운 세상이 아니기에(?), 크리스마스는 인류 구원을 위한 예수님의 탄생의 의미보다는 전통적 명절로서 온 가족이 모이는 날이라는 의미가 더욱 강합니다. 따라서 24일 밤 크리스마스 이브에는 가정에서 온 가족이 칠면조를 먹는 행사가 가장 중요하며, 교회 예배는 없거나 혹은 저녁 일찍 모이고 모두 가정으로 가도록 합니다.
 
25일에도 예배는 없고, 대신 온 가족이 느긋하게 늦잠을 즐기고는 바닷가나 공원이나 혹은 시내로 나들이를 갑니다. 그럼 교회의 성탄 행사는 언제 하느냐구요? 성탄 전 주일이나 혹은 성탄 하루 전까지 다 마칩니다. 그리고 성탄 행사의 중심은 빠네똥 빵과 겸하여 핫초코를 마시는 '쵸콜라따다'입니다.
 
이렇게 있으면 있는데로, 없으면 없는데로, 있는 그대로의 삶을 즐기는 문화와 민족성이 남미 사람들을 주도하기에 크리스마스에도 예수님의 성육신과 낮아지심을 생각하기 보다는 화려하게 금은보화로 장식한 마리아와 아기 예수상 앞에 나아가는 것이 그들의 심성에 더 맞을 것입니다. 그러나 세상 모든 민족을 사랑하시는 우리 주님은 이 민족들 가운데서도 놀라운 변화의 역사를 일으키셔서, 크리스마스도 주님 중심으로 변화하는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김명수 선교사

 

#우간다, "밤새 춤추며 즐기는 아프리카 특유의 성탄"

요즈음 우간다의 분위기는 좀 어수선합니다. 첫 번째 이유는 선거철이기 때문이고 두 번째 이유는 크리스마스 시즌이 되었기 때문입니다.
 
우리 나라에서 추석과 설날이 되면 고향으로 가서 가족, 친지들과 함께 모이듯 22개국 북서부의 모슬렘 국가들을 제외하고는 대부분의 중동부 아프리카의 최대 명절은 역시 크리스마스 시즌입니다. 12월 중순이 되면 수도의 많은 사람들이 자신의 고향으로 갑니다.
 
마치 우리나라 사람들이 명절이 되면 고향을 찾듯이 고향에 가서 어떤 이는 한 달, 어떤 이는 보름, 어떤 이는 일주일 혹은 단 며칠이라도 가족, 친지들과 함께 지내기를 원합니다. 모여서 음악과 춤과 음식을 즐기며 자주 밤을 새우며 파티를 열어서 즐기기도 합니다. 춤을 추며 놀기를 아주 좋아하는 것에서는 세계 1위라고 생각합니다. 그만큼 잘 논다는 것이지요.
 
가난과 관계없이, 일년 중 가장 많은 돈을 써야 하고 가장 많은 선물을 주는 시기이기에 물가가 엄청나게 치솟기 시작하고 일년 중 범죄도 가장 많이 발생하는 것은 당연하리라 생각합니다.
 
큰 교회에서는 12월 중순부터 크리스마스 칸타타 공연이 시작됩니다. 아프리카인들이 춤과 노래 실력은 아마 세계 최고가 아닌가 싶을 정도로 칸타타 공연들이 굉장히 수준이 높고 정말 볼만합니다.
 
이곳 우간다에는 거대한 바다 같은 빅토리아 호수 변에는 우리나라 해수욕장같이 잘 되어 있지는 않지만 그런대로 아주 허술하게 시설이 되어 있는 해변들이 즐비하게 있습니다. 매년 이 시기가 되면, 그들 나름대로의 상술로 '현지인들만을 위한 크리스마스 파티'를 열어서 사람들이 음악과 춤을 즐길 수 있도록 합니다.
 
아프리카인 문화의 중심에는 춤이 기본입니다. 손님이 그 마을에 방문하면, 춤을 추며 그들의 독특한 소리로 환호성을 지릅니다. 그 춤과 환호성 소리를 듣다보면 아프리카 특유의 기쁨을 표현하는 그들만의 느낌을 느낄 수 있습니다. 그들의 환영과 기쁨의 마음을 표현하는 것이지요. 예배의 의미도 부활하신 예수 그리스도에 대한 기쁨의 축하와 축제(Celebration)에 더 가깝습니다. 그러니 당연히 기쁨을 표현하는 춤이 없을 수가 없는 것이지요. 여하튼 12월은 춤의 계절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들의 들뜬 마음을 춤으로 표현하면서 12월의 성탄절 이브나 성탄절이 가까운 주말에는 밤을 새우면서 춤과 노래와 음식을 즐깁니다.
 
또 한 가지 특이한 점은 크리스마스가 가까워 오는 12월 달이나 특히 크리스마스 이브날에는 밤 새도록 온 동네가 시끄러운 소음에 시달릴 정도로 큰 소리로 음악을 틀어놓고 밤을 새우면서 춤을 추기도 하고 노래를 부르기도 하는 일이 아주 자주 있습니다.
 
콩고에서도 그랬고 이곳 우간다에서도 크리스마스 시즌이 되면, 옆 집에서 밤새도록 전통음악을 엄청난 볼륨으로 높여서 틀어놓고 춤을 추기도 하고 노래를 부르기도 하는 소리에 새벽까지 저희 가족이 잠을 자지 못해도 절대 불평이나 항의를 할 수가 없습니다.
 
우리나라 같으면 고성방가 죄로 경찰에 신고할 수 있지만, 이곳은 고성방가 죄라는 것이 없고, 그런 것이 당연히 받아들여지는 문화요 관습이기 때문에 누구도 뭐라 하지 않습니다.
 
그래서 저희도 크리스마스 시즌이 되면 잠을 못 자더라도 그러니 하고 참고 지나갑니다. 이곳은 화이트 크리스마스는 없지만 케냐 같은 경우는 '그린 크리스마스'라고 부르기도 하더군요. 아프리카는 일년 내내 덥고 요즈음은 우기이기 때문에 거의 매일 비가 내립니다. 우간다는 화이트 크리스마스가 아니라 '비오는 크리스마스'가 가장 잘 어울릴 것 같습니다.

박석출 선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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