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리 크리스마스'냐 '해피 홀리데이'냐?

'메리 크리스마스'냐 '해피 홀리데이'냐?

[ 선교 ] 미국 내 크리스마스 인사 둘러싼 사회 갈등 부각

표현모 기자 hmpyo@pckworld.com
2015년 11월 17일(화) 16:53
   
▲ 스타벅스 연말 한정판 컵.

미국에서 '메리 크리스마스(Merry Christmas)'라는 성탄절 인사가 종교편향이라는 이유로 '해피 홀리데이(Happy Holiday)'로 점차 대체되고 있는 가운데 최근 이와 관련한 논쟁이 미국 사회에 다시 뜨겁게 불붙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러한 논쟁을 불붙인 것은 미국의 스타벅스 커피숍이 연말 한정판 종이컵을 선보이면서부터. 외부 표면이 온통 빨간색으로 돼 있는 스타벅스의 종이컵에는 성탄절을 상징하는 문구나 문양은 아예 사라졌다.
 
미국 기독교계에서는 이에 대해 반발하고 "스타벅스가 의도적으로 성탄절 상징을 뺐다"며 항의했으며, 스타벅스 측은 이에 대해 "소비자의 창의성으로 컵 디자인을 채우라는 의도"라며 "사회의 일체감, 포용, 다양성의 문화를 창조하는 것이 스타벅스의 가치"라고 답했다고 CNN 등 외신들은 보도하고 있다. 이러한 빨간 종이컵은 지난달 30일 한국에도 도입됐다.
 
특히 페이스북 팔로워가 180만 명이 넘는 복음주의 인사인 조슈아 퓨어스타인이 지난 6일 "스타벅스가 예수님을 싫어하기 때문에 크리스마스를 새로운 컵에서 삭제했다"는 내용의 게시물을 올려 1천만 건이 넘는 조회수가 기록되며 사회적인 관심을 불러일으켰다.
 
이렇게 크리스마스의 유래와 본질을 지키고 싶어하는 기독교인들과 종교다양성 사회에서 타종교인들을 배려해야 한다는 이들 사이에 갈등이 생기자 지지층의 표심을 얻기 위해 정치인들도 이를 이슈화 시키기 시작했다.
 
미국 공화당 대선 경선의 선두주자 도널드 트럼프가 공식석상에서 차츰 사라져가는 인사말인 '메리 크리스마스'를 복권시키겠다고 밝힌 것. 지난 22일(현지시간) 미국 CNN방송에 따르면 트럼프는 아이오와 주 유세에서 "내가 대통령이 되면 우리는 '해피 홀리데이스(Happy Holidays)'는 집어치우고 어디서나 '메리 크리스마스(Merry Christmas)'라고 인사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최근 10여년 동안 미국에서는 각종 공공기관과 주요 민간기업 등에서 '메리 크리스마스' 대신 '해피 홀리데이'가 일반적인 인사말로 자리 잡았고, 국립병원 등에서 크리스마스 캐럴을 트는 것을 금지해 기독교인들은 아메리칸 드림 뒤에 있는 역사적 사실과 위대한 기독교적 유산을 부정하는 행위라며 항의하기도 했다.
 
가장 기독교적인 나라이지만 종교와 정치의 분리를 엄격하게 추구하는 나라인 미국에서 이러한 사회적 갈등을 어떻게 풀어나가는지 한국의 교회와 기독교인들도 관심을 갖고 지켜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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