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부 유럽으로 확산되고 있는 한국 장로교회의 국제 교류협력

중부 유럽으로 확산되고 있는 한국 장로교회의 국제 교류협력

[ 선교 ]

임희국 교수 webmaster@pckworld.com
2015년 11월 09일(월) 17:52
   
▲ 데브레첸개혁교회신학대학.

체코의 종교개혁자이며, 유럽 종교개혁 제1세대 선구자인 얀 후스(J. Hus)의 순교 600주년을 기념하는 올해 2015년 한국교회가 유럽교회와 교류협력하는 에큐메니컬 운동이 새로운 영역으로 넓어지고 있다.
 
이제까지는 유럽의 서부지역인 독일, 스위스, 프랑스 등의 교회들과 예장통합 교단이 교류하고 협력하였는데, 이제부터는 이것이 유럽의 중부지역인 체코, 헝가리, 슬로바키아 등으로 확산될 것으로 보인다. 여기까지 오는데에는 현지 선교사들이 아주 중요한 역할을 해왔다. 특히 체코 교회가 후스 순교 600주년 국제행사를 준비하는 과정에서 이종실 선교사가 체코와 한국의 다리역할을 했다. 류광현(체코) 선교사도 동역했고, 또한 박성곤(슬로바키아) 정채화(헝가리) 선교사도 수시로 함께 했다. 또한, 헝가리 개혁교회와 한국 장로교회의 교류협력도 큰 기대를 모으고 있다.
 
헝가리 개혁교회의 중심도시인 데브레첸은 특히 그러하다. 데브레첸은 인구 약 20만 명이 거주하는 도시로서, 현재 헝가리에서 두 번째로 규모가 큰 도시이다. 도시의 중심부는 예부터 '헝가리의 제네바'로 불리었다. 이 도시에 칼뱅(J. Calvin)의 종교개혁 유산이 잘 정착되었고, 또 이 도시가 18세기이래로 헝가리 전국 개혁교회의 중심지역으로서 영적 지도력(Leadership)을 가졌기에 그렇게 부른다고 한다. 이미, 1538년에 이 도시의 한 가운데에 데브레첸개혁교회신학교(오늘날 The Debrecen reformed theological University)가 설립되었다. 이 신학교는 하이델베르그신조(1563)와 제2스위스신앙고백(1566)에 근거하여 신학전통을 이어왔다.
 
데브레첸개혁교회신학대학이 개혁교회의 유산을 공유하는 한국 장로교회들에게 신학 포럼을 개최하자고 제안했고, 이 제안이 성사되어서 이번 10월 22일부터 이틀 동안 데브레첸에서 개최되었다. 이 포럼의 이름을 잠정적으로 '훈(헝가리)ㆍ한(한국) 신학포럼'으로 지었다. 중부 유럽의 헝가리와 동북 아시아의 한국이 비록 지리적으로는 서로 멀리 떨어져 있지만, 두 나라는 20세기에 비슷한 경험을 겪었다. 그 무엇보다도 두 나라의 민족은 세계 강대국들의 세력 다툼 속에서 커다란 수난을 겪었고 엄청난 고통을 당했다. 이러한 역사적 경험에서 발현된 애국심과 민족주의 그리고 민족 분단의 상황은 두 나라 개혁교회의 공통 신학적 관심사가 되었다. 예컨대 박해와 순교, 죄용서와 화해 등이 역사의 경험을 반추하는 성찰적 신학주제들이다. 또한 헝가리와 한국의 민족이 세계 여러 곳으로 흩어져서 디아스포라로 살고 있는 현실도 신학적인 성찰을 요청하고 있다. 공산주의와 공산당정권의 경험도 두 나라가 공유하고 있다. 헝가리는 1989년 공산당 정권이 몰락하였고, 그 이후에 급격한 세속화를 경험하고 있는데, 한국교회는 종말론적 현실로 다가오는 통일을 다양하게 준비하면서 헝가리 교회의 과거 경험을 경청할 필요가 있다. 헝가리 교회가 한국 교회로부터 듣고자 하는 점은, 한국의 경제발전과 더불어 일어난 사회변화가 무엇이었으며 이 변화에 교회가 어떻게 대응하며 복음을 전했는지 궁금해 한다. 또 헝가리 교회는 근자에 한국에서 제기되는 복지사회에 대한 논의를 교회가 어떻게 대응하는지 듣고자 한다.
 
올해 2015년, 한국은 광복 70주년과 민족 분단 70주년을 맞이했는데 헝가리는 공산당 정권이 붕괴된 다음에 자유선거를 실시하게 된지 25년이 되는 뜻 깊은 한 해를 지나고 있다. 데브레첸개혁교회신학대학은 개교 475주년을 함께 기념하며 '훈ㆍ한 신학포럼'을 한국 개혁교회의 신학자들을 초청했다. 두 나라의 신학자들은 각각 논문을 발표하고 토론했다. 참석자들은 헝가리 전역에 산재해 있는 유서 깊은 개혁교회들을 찾아 방문하였다. 내년에는 이 신학포럼을 한국 장로교회(예장통합 소속 호남신학대학교와 장로회신학대학교)가 주관하여 한국에서 개최하기로 했다.

임희국(장로회신학대학교 교수, 교회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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