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한 교회와 사회 위해 복음적 가치관 전하는 기독 언론"

"건강한 교회와 사회 위해 복음적 가치관 전하는 기독 언론"

[ 3000호 특집 ] 지령 3000호가 갖는 언론학적 의미

김기태 교수
2015년 06월 16일(화) 17:30

'기독공보'가 지령 3000호를 맞았다. 해방 이듬해인 1946년 조선기독교남부대회 기관지로 '기독교공보'를 창간한 지 69년 만으로 내년이면 창간 70주년이 된다. 교단 기관지로 출발해서 지금까지 70여 년을 계속 발행해 왔으니 우리 교단으로서는 경사가 아닐 수 없다. 그래서 '기독공보'는 우리 교단의 역사이고 얼굴이며 세상을 향한 공식적인 목소리였다. 아울러 '기독공보'는 우리나라 기독언론의 대표 주자로서의 역할도 성실하게 수행해 왔다. 아직 변변한 기독언론이 없던 그 시절 창간되어 꾸준히 크고 작은 기독교계 문제 또는 사회 문제가 발생할 때마다 최대한 정확하고 공정하게 이를 보도하려 노력해 왔기 때문이다. 이런 '기독공보'의 과거 발자취는 오늘의 모습을 낳았고 이제 다시 4000호, 5000호를 향해 새 발걸음을 내딛는 중요한 밑거름이 될 것이다. 지령 3000호를 기념하는 시점에 69년전 창간 정신을 다시한번 되새기기 위해 창간사의 일부를 옮긴다. "...공보는 조선교회의 보도기관지이다. 우리교회의  血脈이 되어 上에서 下로 遠에서 近으로 西에서 東으로 京에서 鄕으로 산넘고 물건너 교회의 소식을 상세히 삿삿히 알리려는 傳令使...". 창간사의 문장 안에 잘 나타나 있듯이 '기독공보'가 교회의 소식을 세상에 알리는 전령으로서의 역할을 다해야 하는 우리 교단 공식 언론지관지임을 천명하고 있다. 그리고 언론의 기본 사명에 충실해야 한다는 점도 분명히 강조하고 있다.
 
지난 69년 동안 '기독공보'는 한국 기독교계와 일반 사회에 다양한 영향력을 행사해왔다. 특히 우리 교단 소속 목회자들이나 신자들에게는 상대적으로 훨씬 더 강력한 영향을 미쳤다고 할 수 있다.
 
첫째, '기독공보'는 한국 교회와 기독교 신자들에게 지속적으로 복음적 가치관을 전하고 이를 실천하는 삶에 대해 강조하는 기사를 게재해 왔다. 직접적으로 성경 말씀을 소개하기도 하고 현실 속에서 부딪히는 다양한 문제들에 대해 기독교적 해법을 제시하는 안내자의 역할도 해 왔다. 교회가 운영하는 언론 즉, 기독 언론은 당연히 일차적으로 기독교 정신에 입각한 복음적 메시지를 전해야 한다는 점에서 일반 사회언론과 구별된다. '기독공보'가 한국 교회와 기독교 신자들에게 미친 가장 큰 영향력이자 중요한 역할이 바로 복음적 가치관의 강조와 전파였기 때문이다. 창간 이후 '기독공보'는 크고 작은 어려움과 장애를 극복하면서 다양한 기획과 취재를 통해 쉬지않고 복음적 가치관 전파에 힘써 왔다.
 
둘째, '기독공보'는 그동안 기독교 언론으로서의 대안적 언론 기능 수행을 통해 한국 사회가 바른 길로 나아가는데 적지않은 영향력을 행사했다고 평가할 수 있다. 기독교 언론은 대부분 일반 사회 언론매체의 구조적 특성이자 한계인 자본과 권력의 통제로 부터 자유로운 대안적 언론 운영과 콘텐츠 제작 및 송출을 전제로 존재하기 때문이다.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자본주의 언론은 기본적으로 권력과 자본의 통제로부터 자유로울 수가 없다. 이에 비해 기독교 언론은 이런 구조적 통제로부터 훨씬 자유로울 수 있는 조건 아래에서 출발했거나 적어도 그런 독립적 지향점을 가지고 출발하게 되어있다. 만약 기독교 언론이 이런 두가지 통제 요인에 대해 허용적인 입장을 가지고 있다면 이는 분명히 기독교 언론매체로서의 대안적 기능 수행을 처음부터 포기한 것으로 볼 수 밖에 없다. 이런 차원에서 '기독공보'는 그동안 대안언론으로서의 역할과 기능 수행해 최선을 다해왔다고 평가할 수 있을 것이다. 때로는 용기있게 시대 정신을 구현하기 위해 노력했고, 정치권력 집단의 횡포와 탄압에는 강력하게 저항하기도 했다.
 
셋째, '기독공보'는 건강하고 따뜻한 사회 건설이라는 한국 사회 근대화 과정에서 강조되었던 사회적 명제를 강조하고 확산하는 일에도 게으르지 않았다. 일반 사회 언론매체들이 반복적으로 유포하고 강조하는 이른바 선정적이고 상업적인 '미디어 가치관'에 맞서 건강하고 윤리적인 삶의 가치와 방향을 정립하고 전파하는데 앞장서 왔기 때문이다. 대부분 상업주의 언론은 다양한 사회적 이슈나 문제들을 구독률 또는 시청률 제고 즉 흥미있는 기사나 프로그램을 통한 이익 추구라는 관점에서 다룬다. '황금만능주의', '외모제일주의', '경쟁지상주의', '일등지상주의', '쾌락주의', '찰라주의' 등이 그러하다.
 
넷째, '기독공보'는 선교적 기능을 수행하는 일에도 최선을 다해 왔다. 다만 '선교'를 광의의 선교로 볼 것이냐 아니면 협의의 선교 개념에 보다 역점을 둘 것이냐에 따라 평가가 엇갈릴 수 있지만 선교적 언론 기능을 통해 한국 교회에 영향을 미친 것은 분명하다. 앞으로  비기독교인, 기독교인 중 어디에 역점을 둘 것인가와 성경 말씀 중심의 직접적인 선교 관련 기사와 폭넓은 의미의 교육, 교양 기사를 통한 선교 활동을 어떤 비율로 정할 것인가 등에 관한 논의가 필요하다.
 
다섯째, '기독공보'는 설교를 준비하는 기독교 성직자들에게 훌륭한 자료 제공 및 길잡이 역할도 해 왔다. 설교 준비에 필요한 다양한 기획 기사나 자료를 충실하게 수집, 정리, 분석한 내용들은 수많은 성직자들에게 유용한 자료로 제공되었기 때문이다. 절기마다 그 참뜻을 전달하기 위해 노력했고 훌륭한 설교 내용을 직접 게재하기도 했다.
 
여섯째, '기독공보'는 기독교 정신에 바탕을 둔 다양한 문화 행사 및 공연을 기획하고 실행하는 일을 통해서도 한국 사회와 가정 및 교회의 건강성 유지에 기여했다. 쾌락적이고 말초적인 메시지와 콘텐츠가 지배하고 있는 어지러운 한국 사회를 맑고 깨끗하게 만드는 일에도 일조를 해 온 셈이다.
 
그 밖에도 '기독공보'는 '인간중심의 언론', '사회정의에 이바지하는 언론', '소외계층이나 집단의 이익을 대변하는 언론', '정치 및 권력 집단을 감시하는 언론', '남북화해와 통일에 기여하는 언론', '지역 및 계층,성,학력 등의 차별로부터 수용자를 자유롭게 만드는 언론', '건강한 가정 및 사회를 만드는데 기여하는 언론', '다양성과 창의성 그리고 실험성이 구현되는 언론' 으로서의 역할 수행을 위해 최선을 다해 왔다.
 
언론의 사명은 진실의 추구와 전달이다. 따라서 이를 게을리하거나 이에 방해되는 어떤 일들도 언론인으로서의 기본 책무 즉, 언론 전문직주의를 부정하는 것이 된다. 전문직으로서의 언론인에게 요구하는 이러한 사명과 책임은 기독교 언론 종사자들에게도 예외가 될 수 없다. 다만, 현재 대한민국에서는 많은 일반 사회 언론들이 가장 기본적인 언론전문직이 수행해야할 최소한의 역할도 하지 못하는 상황에서 기독교 언론이 그 역할을 담당해야 한다는 현실 인식이 선행되어야 한다. 있는 그대로의 사실을 취재하고 정확히 보도해야 하는 기본 책무를 다하지 못하는 기존 언론에 대한 비판과 비난에 앞서 기독교 언론이 선도적으로 그 역할을 해야 한다는 사명감을 가져야 한다. 그런만큼 힘겨운 여건 속에서도 '기독공보'를 통해 진실 추구와 전달이라는 언론의 사명에 충실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는 기자들에게 격려의 박수를 전하고 싶다.
 
끝으로 지령 3000호를 넘어 미래로 나아가는 '기독공보'의 발전을 위해 몇 가지 주문 사항을 덧붙이고자 한다.
 
첫째, '기독공보' 창간 당시의 정신으로 돌아가서 제 역할을 다하고 있는가에 대한 냉철한 자기 반성을 하고 그 토대 위에서 다시 시작하는 마음으로 기사 작성 등 콘텐츠 생산에 임해야 할 것이다.
 
둘째, '기독공보'가 또 하나의 권력화나 상업화를 지향하는 일반 사회 언론과 차별성이 없는 매체로 전락하지 않도록 신문사 내외의 다양한 권고와 충고에 귀를 기울이고 그리스도의 정신을 올곧게 실현하는 기독교 언론으로서의 위상을 지키는데 최선을 다해야 할 것이다.
 
셋째, 다양한 국내외 기독교 언론과의 적극적인 제휴와 협력 관계를 통해 새로운 기사 및 프로그램 제작 및 운영 시스템을 도입하여 독자들에게 신선한 변화를 느낄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해야 할 것이다. 지금은 기독교 언론 종사자, 독자 모두 일정한 제작 및 구독 패턴에 매몰되어 있는 지루한 상태에 빠져 있다고 볼 수 있기 때문이다. 항상 긴장하는 언론인의 자세를 주문하고 싶다.
 
넷째, 기존 일반 사회 언론들에게는 기대할 수 없는 미디어교육을 '기독공보'가 나서서 실시하도록 적극 권하고 싶다. 미디어는 이미 오늘날 그리스도인들의 삶의 지배적 환경이 되어버린 만큼 이를 제대로 수용하고 활용하는 교육인 미디어교육을 '기독공보'가 앞장서서 실시하는 것은 매우 의미있는 실천으로 여겨지기 때문이다.
 
다섯째, 기존 일반 사회 언론들이 다루지 못하는 다양한 대안적 기사나 프로그램들을 적극 개발하여 기존 언론과의 차별성을 꾀할 필요가 있다. 어린이, 노인, 여성, 장애인 등 소외 계층 대상 기사를 적극적으로 발굴, 기사화하고 정치,경제적 권력 집단과 연루된 비리 및 부패의 적극적인 고발과 감시 기능을 활성화하여 기독교 언론의 환경감시 기능 수행에 적극 나설 필요가 있다.
 
여섯째, 언론사 운영 및 경영에 있어서도 현저히 투명하고 합리적인 방식을 도입하고 이를 과감히 실행하여 신뢰감을 주는 언론사 경영의 모범을 보여야 할 것이다. 기독교 언론인들의 솔직하고 깨끗한 봉사정신이 구현될 수 있도록 경영진의 솔선수범과 실무 제작진의 실천이 절실한 시기이기 때문이다.
 
일곱째, 언론사 경영 및 제작의 전문성이 최대한 발휘될 수 있도록 인사 및 경영이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비전문 성직자의 지나친 언론사 운영 개입은 정상적 언론 활동을 어렵게 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아울러 기독교계 전반의 인적 자원을 폭넓게 활용하는 지혜를 언론 제작 및 경영에 활용할 수 있어야 할 것이다.

김기태 교수/호남대 신문방송학과ㆍ문화교회 장로

카드 뉴스
많이 보는 기사
오늘의 가정예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