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기독공보 3000호 발간 임영수 목사 특별대담

한국기독공보 3000호 발간 임영수 목사 특별대담

[ 3000호 특집 ] - 한국교회 미래를 묻다 -

임성국 기자 limsk@pckworld.com
2015년 06월 12일(금) 13:57

한국기독공보 3000호 발간 기념 임영수 목사 특별대담

"청빈, 하나님과 깊은 사귐 위한 것
'복음의 본질' 회복 위한 성찰 필요"


일 시: 6월 10일(수), 오전 10시 / 장 소: 경기도 양평 모새골
대담자: 김석주 목사(마장제일교회) 
정리ㆍ사진: 임성국 기자 

김석주 목사 : 한국기독공보가 창간 3000호 발간을 기념해 특별대담의 자리를 마련했다. 이 자리를 통해 목사님께서 생각하시는 한국교회의 현재와 미래에 대한 고언을 아끼지 마시고, 바른길을 제시해 주시길 부탁드린다. 목사님께서 바라보시는 한국교회의 현주소는 어디이고, 또 부정적 양태가 지속하는 원인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는지?

임영수 목사 : 기독교가 쇠락해가고 있는 현상은 전 세계적인 현상이다. 기독교뿐만 아니라 모든 전통 종교가 21세기에 접어들면서 쇠락의 길을 걷고 있다. 이러한 현상은 교회의 내적 요인 때문은 아니라고 본다. 기독교가 가지고 있는 복음이 급변하는 시대에 의미를 가지고 살도록 만들지 못하고 있다는 데 있다. 또 예전에는 천국과 지옥의 개념이 하나의 장소적 개념으로 자리 잡았지만, 세계관, 과학의 발달로 삶의 의미와 존재 의미, 신앙생활이 갖는 목적이 상당히 불분명해진 것도 주된 원인이다.
또 그동안 교세가 확장된 것은 한국교회의 내적 요인보다는 외적 요인이 컸다. 북한과의 첨예한 대립으로 인한 불안감, 급속한 경제발전이 주는 공허함이 사람들을 교회로 모이게 했다. 하지만 문민정부가 들어서면서 교회 외적 요인도 줄었다. 또 다른 요인은 한국교회의 분열현상이다. 1960년대 초 에큐메니칼과 NAE(복음주의협의회)측이 분열했다. 이 같은 현상은 복음의 본질을 바르게 이해하지 못하는 주된 원인이 됐다.
한편 대형교회들이 자기교회만이 복음의 내용을 전수하고 독점하고 있는 것으로 오해하는 문제도 있다. 또 한국 개신교뿐만 아니라 기존 종교들의 윤리의식 약화에도 원인이 있다. 윤리의식은 정체성의 문제와도 관계가 있다. 정체성을 복음의 본질에서 찾아야 하는데 한국교회는 교회 크기, 사역과 사업에서 찾고 있다. 이외에도 목사와 장로의 갈등, 항존직의 상품화, 교회의 경직된 구조와 제도가 원인이다.
하지만 이 같은 문제를 해결한다고 해서 다시 일어선다는 것은 쉽지 않다. 한국교회가 좀 더 복음의 본질을 깊이 있게 성찰하면서 새로운 모델로 바꿔 나가야 한다. 하나님 나라의 본질과 속성을 다시 한 번 검토하고, 해석해서 사람들에게 알려야 한다. 그리고 전통적으로 믿고 있는 영혼의 세계를 신학적 입장에서 재조명 해야 한다. 현대 사람들의 마음속 깊은 곳에 영원한 세계와 실제의 목마름이 강렬함을 인지하고, 교회는 복음의 본질, 속성의 문제를 새롭게 제시해야 한다. 한국교회와 세계교회가 함께 풀어야 할 과제다.

김석주 목사 : 그렇다면 복음의 본질 재조명을 위한 한국교회의 청렴도 기준, 또 교회 지도자들은 어떤 삶을 살아야 할까?

임영수 목사 : 오늘날 목회자들의 문제는 내면의 공허에 있다. 그리고 목회자로서 어떤 본질을 소유하고, 말씀의 초점을 어디에 맞춰야 할지 모른다. 목회자는 영적으로 성장하고, 하나님과의 교제 속에서 말씀을 선포해야 하지만 자기 실존의 문제에서도 해답을 찾지 못하고 있다. 그러면서 빨리 성공하고, 유명한 목회자가 되어야 한다는 열망만 있다. 오늘의 신학교육도 현실적 유행에만 적응하려는 성향이 강하다. 찬양을 잘하고, 교인들이 좋아하는 설교만 하는 잘 못된 본질을 추구하고 있다. 현실에 급급한 것이다. 이 같은 문제를 바로 잡아야 한다. 행위 추구, 큰 교회, 유명한 목사 등의 경쟁에서 빠져나와 존재 추구의 삶으로 방식을 바꿔야 한다. 하나님과 인간의 관계를 깊이 있게 연구하는 일을 평생의 과제로 삼아야 한다. 또 목회자들은 자기 실존의 문제를 진지하게 연구하면서 복음의 빚진 자로 위치를 지켜야 한다.
영성목회는 프로그램만 가지고 되는 것은 아니다. 교역자들이 시간이 걸리더라도 행위 추구의 목표보다 존재 추구에 목적을 두고 하나님의 종으로 하나님과 인간을 깊이 있게 탐구하는 구도자적인 자세로 살아가야 한다. 또 목회자들은 삶의 방식을 바꾸고, 교회는 불필요한 제도를 없애 목회자들이 희망을 품고 목회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김석주 목사 : 분열된 교회의 일치와 화합, 그리고 하나 됨의 공동체, 통일을 준비하는 한국교회의 준비와 자세는 어떠해야 하는지?

임영수 목사 : 한국교회가 분열될 가능성은 더 커도 이미 갈라진 것이 하나가 되기는 어렵다. 하지만 공통된 주제, 명확한 주제를 가지고 하나로 일원해 나가는 작업을 추진해야 한다. 분열 현상은 기득권을 많이 내려놔야 한다. 너무 진부한 교리에 묶여 있고, 기득권의 노예, 정치적인 이해관계에 얽혀 있으므로 깊이 성찰하지 않으면 풀기가 상당히 어렵다. 복음의 본질 때문에 갈라진 것은 아니고, 진실이 아닌 것에 묶여 있기 때문이다. 세속화, 표면화된 의식 속에서 우리가 놀아나고 있다.
이 같은 문제를 바라보는 깊이 있는 성찰이 필요하다. 기독교 역사 속에서 큰 집단이 사회를 개혁한 적은 없다. 로마가 기독교화되었을 때 로마는 더욱 퇴폐했다. 하지만 본질을 추구하는 한 작은 소수의 겨자씨와 같은 공동체가 사회에 굉장히 큰 영향을 준 적은 있다. 이러한 운동이 한국교회에 일어나야 한다. 신학교육에서부터 시작되어야 한다.

김석주 목사 : 많은 목회자가 공감할 수 있고, 성찰할 수 있는 깊이 있는 말씀을 주셨다. 그렇다면 창간 3000호를 발간하게 된 한국기독공보의 역할도 중요할 수밖에 없다. 교회의 방향을 제시하고, 견지해야 할 한국기독공보의 정체성에 대해서도 말씀해 달라.

임영수 목사 : 우선 기독공보는 책임자들을 잘 갖춰야 한다. 사회의식에 길들지 않는 사람, 진부한 교리에 묶인 사람이 아닌 정치적 성향을 벗어난 사람이 필요하다. 또 통합 측 교단만이라도 정의로운 교회, 사회에서는 빛과 소금의 역할을 바르게 수행할 수 있도록 선도해야 한다. 
이를 위해 기독공보가 혜안이 밝고, 깊은 성찰력을 가진 목회자, 신학자들로 하여금 사설을 쓰게 해야 한다. 정치적인 입지, 사회에서 회피하는 말 말고, 진실된 이야기를 기록해야 한다. 언론으로서 교회가 바른 방향을 걷도록 견인차 구실을 감당해야 한다.
세상은 사탄의 손에 있는 것이 아니다. 전능자의 손안에 있다. 하나님의 사랑 안에 있다. 우리의 미래, 우리의 주인은 이 세상을 희망으로 디자인하고 계신다. 기독공보가 십자가의 부활을 재조명해야 하고, 이 같은 정체성을 가지고 교회라는 울타리를 넘어 진지하게 응답해야 한다.

김석주 목사 : 이 같은 일을 위해 모새골이 한국교회의 대안이자 큰 도움이 될 것 같다. 목사님께서는 모새골 공동체를 왜 세우셨고, 그곳에서 한국교회에 전하시려는 메시지는 무엇인가?

임영수 목사 : 모새골은 목회자로서 겪는 나의 성숙의 과정이다. 목회자들은 신앙적 성숙의 품격을 큰 교회, 양적인 부분에서 찾는 거로 오해한다. 하지만 모새골은 영적, 지성, 감성적으로 걷는 성숙의 과정이라고 말할 수 있다. 신학교 졸업 후 구도자의 삶을 살아오면서 교회를 섬겼다. 마지막 구도자의 삶의 결론이 모새골이다. 좀 더 깊이 있게 하나님과의 일치를 추구하고, 본질에 접근하며 생을 마감하고 싶다. 좋은 대우를 바라는 것은 성숙이 퇴행하는 것이다. 모새골은 한국교회의 대안으로 설립한 것이 아니다. 구도자의 삶을 사는 과정에서 결론을 쓰고 있다고 볼 수 있다.
모새골은 세속 사회 속에서 푸른 초원, 잔잔한 물가의 의미를 담은 사역 공동체다. 이곳에서 영혼의 소생을 얻고, 하나님이 원하시는 의의 길을 걷게 하는 사역의 공동체가 되길 바란다.

김석주 목사 : 한국교회와 지도자들이 예수님을 닮아가려는 삶의 훈련, 본질을 회복하기 위한 끊임없는 자기 성찰과 노력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마지막으로 청빈의 영성을 회복할 수 있는 당부의 말씀을 해달라.

임영수 목사 : 이제는 과거 전통적인 청빈의 삶을 강요하면 안 된다. 오늘에 와서는 단순성의 삶을 강요해야 한다. 이것을 위해서는 영적으로 바로 서야 한다. 하지만 영적으로 공허하고, 명예의 노예, 행위 추구에 목적이 있다면 어렵다. 한경직 목사님을 비롯한 선배 목사님들의 청빈 생활은 청빈 자체에 목적이 있지 않았다. 하나님과 깊게 교제하는 삶의 표현이었다. 특히 청빈은 대형교회 목사를 제외한 수많은 목회자에겐 현실적으로 어렵다. 결국 목회자들은 하나님을 두려워하고, 돈의 노예가 되지 않도록 힘써야 한다. 또 자기 분수에 맞는 생활을 해야 한다.
결론적으로 목회자들은 세계적으로 나타나는 종교의 왜소함, 지도자들의 왜소성을 느끼며 절망하지 말고, 불안정한 미래지만 우리가 놓치지 말아야 할 것은 전 세계, 인간의 미래는 하나님의 사랑 안에 있다는 것을 다시 한 번 확신해야 한다. 그리고 하나님의 사랑 안에서 이 세상과 인간에 대한 계획이 심판과 저주가 아니라 희망과 평화를 원하고 계획하심을 믿어야 한다. 그래서 십자가와 부활이 있게 됐다는 사실에 방향의 초점을 맞춰야 한다.
하나님은 세상을 창조하시고 사랑과 희망 가운데 세상을 놓지 않고 계신다. 교회는 희망을 그곳에 둬야 한다. 이러한 희망에 하나님의 부르심을 받은 사역자로서 어떻게 응답할지 생각해야 한다. 하나님의 사랑 안에 우리의 미래가 있고, 생을 마감할 때 우리의 사역이 허무한 것이 아니라 하나님의 품으로 돌아간다는 영원한 세계의 확신이 다시 한 번 필요하다. 그리고 부활 속에 조명된 미래가 우리의 미래라는 것을 세상에 알려야 한다. 기독교는 윤리적인 차원의 종교가 아니라 실재자가 계시고, 세상을 창조하신 실재자의 손에 이 세상이 있고, 그가 우리를 희망으로 부르고 계심을 이야기해야 한다. 그리고 그 삶을 포기하지 않고 심화시켜 나가야 한다. 이것이 복음이길 바란다. 한국교회가 새로운 영적 가이드가 되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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