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9년 된 독일 유학생 교회 '흔들'

39년 된 독일 유학생 교회 '흔들'

[ 선교 ] 담임 맡은 안재중 선교사, 비자 거절 당해 퇴출 위기

표현모 기자 hmpyo@pckworld.com
2015년 03월 31일(화) 15:36
   
▲ 독일 괴팅엔 한인교회 교인들이 설날예배 후 교제하는 모습.

인구 12 만명이 사는 독일의 작은 대학 도시 괴팅엔. 이곳에는 유학생활의 외로움을 신앙으로 달래며 어려움을 이겨나갈 수 있도록 하는 곳이 있다. 바로 괴팅엔한인교회다.
 
올해 39주년이 되는 괴팅엔한인교회는 지난 세월동안 수많은 유학생들의 영적 모태가 되어 왔다. 어려운 재정형편 때문에 담임목사를 청빙할 수 없어 신학생 목사가 주일 설교를 하고, 주중에는 유학생 부부 가정에서 구역예배를 드리는 등 겨우 겨우 명맥을 이어왔다.
 
이러한 어려움 속에서도 괴팅엔한인교회가 그나마 자리를 잡을 수 있었던 것은 10년 전 한 목회자의 헌신 때문. 안재중 선교사가 괴팅엔한인교회에 담임목사로 부임한 것. 그는 학생 기숙사에 머물며, 살인적 물가 속에서 정상생활이 불가능한 생활비로 학생들을 섬겼다. 이러한 노력으로 괴팅엔한인교회는 이제 유학생들 뿐 만아니라 연구원들, 원거리에 거주하는 교민들도 찾아오는 교회가 되고 있다.
 
괴팅엔한인교회는 올해부터 독일 교회들과 동역관계를 위해 유학생 교회에서 법인체로 조직을 변경, 독일개신교회는 안 선교사를 동역자로 세우려고 하는 등 좋은 소식이 이어졌다. 그러나 이 과정에서 생각지도 못한 어려움이 발생했다.
 
그동안 유학생 비자로 사역하던 안 목사는 선교사 비자를 신청하려고 모든 서류를 준비하고 독일 주교회의 추천서까지도 첨부했지만 비자발급을 거부 당한 것. 이유는 재정 부족이었다. 독일에서 5인 가족에게 요청하는 최소한의 비용은 3,300유로로 이 금액을 월급으로 받지 않으면 비자발급이 불가하다는 것이 시당국의 답변이었다. 1,500유로의 생활비로 사역하던 안 선교사에게는 난감 할 수 밖에 없는 상황. 안 목사의 비자는 4월 6일까지라 도움이 시급한 상황이다.
 
안 목사의 안타까운 소식에 독일선교회(회장:남진열)도 도울 길을 모색하고 있으나 여의치 않아 안타까움에 기도를 올리고 있는 상황.
 
안 목사는 "시청에 가서 상담을 한 결과 법에 의해 어려움에 처할 수 있는 이들을 구제하는 위원회에 서류를 접수하는 것이 좋겠다는 결론을 내리고 접수 후 결과를 기다리는 상태"라며 "교회의 재정 규모가 중요해 교회 통장에 정기적으로 후원금이 들어오면 교회 재정이 안정적으로 운영된다는 증거가 되어 취업비자를 받을 수 있다"고 자신의 처한 상황을 설명했다.
 
문제는 이러한 비자발급의 어려움이 안 목사에만 국한되는 문제가 아니라는 점이다.
 
안 목사는 "현재 독일 내 우리 교단 소속 목사들 중에는 비슷한 입장에 계신 분들이 계시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독일 내 한인교회가 괴팅엔한인교회와 비슷한 규모(출석평균교인 35명정도)의 유학생 중심 교회라면 사역자가 한국에 파송교회가 있지 않는 한 같은 문제를 겪고 있다고 보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유럽선교회 회장 허승우 선교사는 "한국교회가 독일 내 한인교회, 특히 유학생 교회를 돕는 것에 대한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며 "유학생한인교회의 존재 이유와 역할의 중요성을 결코 간과되지 않고 안 목사와 같이 어려움을 겪는 사역자들이 국내교회와의 후원관계가 맺어질 수 있길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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