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창-갈릴리의 첫 사랑

데스크창-갈릴리의 첫 사랑

[ 데스크창 ]

안홍철 편집국장 hcahn@pckworld.com
2015년 03월 31일(화) 15:29

 
예수님께서 십자가에 처형당하실 때 제자들은 절망 가운데 뿔뿔히 흩어졌습니다. '호산나' 외치며 환호하던 군중들은 금세 돌변하여 예수님을 십자가에 못박으라고 했습니다. 베드로는 세 번씩이나 주님을 모른다고 부인했고, 다른 두 제자는 엠마오로 떠났으며, 또 다른 이들은 다시 고향으로 돌아가 사람낚는 일을 그만 두고 고기잡는 일을 시작했습니다. 더러는 어두컴컴한 다락방에 숨기도 하였습니다. 그런 군중들과 제자들 틈 속에 저 또한 섞여 있는 것은 아닐까요?
 
예수님께서 십자가를 지시기 전, 당신의 고난을 예언하면서 "내가 살아난 후에 너희보다 먼저 갈릴리로 가리라(마 26:32)"며 부활 후 '갈릴리에서 만나자'고 하셨습니다. 무덤에서 만난 여인들에게도 "형제들에게 갈릴리에서 만나자고 전하라"고 명령하십니다. 부활절 아침을 맞으며 '갈릴리에서 만나자'는 예수님의 말씀을 묵상해 봅니다. 내 삶 속의 여정에서 갈릴리는 어디일까요?
 
예수님 당시 갈릴리는 버림받은 땅이었습니다. 비천한 땅이요, 버림받은 곳이었습니다. 갈릴리는 아프리카와 아시아로 가는 유일한 육로로써 전략적 요충지이기에 이방인들이 끊임없이 쳐들어와서 우상숭배하고 괴롭혔던 저주의 땅입니다. 어떤 때는 두로왕이, 어떤 때는 다메섹왕이, 앗수르의 살만에셀이, 바벨론의 느부갓네살이 끊임없이 짓밟고 지나간 곳입니다. 군인들이 지나가면서 약탈을 해서 가난하고, 여성들을 다 짓밟으니 두로와 앗수르, 다메섹과 모압, 압몬 등 모든 혈통이 섞여진 땅입니다. 그래서 "이들은 갈릴리 사람이 아니냐"며 무시하고 차별할 만큼 척박한 곳이었습니다.
 
그러나 이 절망의 땅에, 하나님의 아들이시며 온 인류를 구원하실 예수 그리스도께서 오신 것입니다. 예수님은 갈릴리 사람을 제자로 만드시고 갈릴리에서 사역을 하셨습니다. 예수님의 공생애 대부분은 갈릴리에서 이루어졌습니다. 예수님은 예루살렘 사람이 되지 않고 갈릴리 사람이 되어서 갈릴리 사람들의 상처를 싸매어 주고 그들의 슬픔과 부끄러움을 회복하여 주셨습니다.
 
"흑암에 행하던 백성이 큰 빛을 보고 사망의 그늘진 땅에 거하던 자에게 빛이 비추도다(사 9:2)" 모두가 짓밟아 더러워진 땅일지라도 예수님께선 회복시키실 수 있습니다. 아무리 캄캄한 갈릴리 땅이지만, 예수님이 하시면 못할 일이 없습니다. 부활하신 예수님은 이런 갈릴리에서 제자들과 만나기 원하셨던 것이죠. 그물깁던 어부들에게 '사람낚는 어부가 되게 하리라' 하시고, 세리 마태에게 '나를 따르라' 하시며 제자 삼아주셨던 곳. 삶의 진정한 목표가 무엇인지를 발견한 곳. 그러나 무서운 십자가 형틀 앞에서 혼비백산 자신들의 사명을 잃어버리고 예수님의 사랑을 배신한 곳이기도 합니다.
 
갈릴리 바닷가에서 예수님은 다시 만난 제자들을 위해 손수 아침을 준비하셔서 그들과 식사를 하십니다. 그리고 베드로에게 "네가 나를 사랑하느냐"고 세 번이나 물으십니다. 세 번이나 베드로의 사랑을 확인하십니다. 베드로는 '내가 주를 사랑하는지 주께서 아시나이다'라고 고백하며 그를 향한 사랑에 다시 불을 붙입니다. 예수님은 멸시받고 버려진 땅이었지만 제자들에게 뜨거운 가슴으로 활활 타올랐던 곳, 그 자리에서 그들의 사명을 다시 찾아 주시려고 갈릴리에서 만나길 원하셨던 것이죠.
 
나의 갈릴리는 어디일까요? 부족하지만 부르셔서 제자 삼아주신 그 첫 사랑의 순간, 그 감동과 떨림을 가지고 가슴이 뜨겁게 불타올랐던 그 때 그 시절, 나를 부르신 예수님을 다시 만나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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