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S, 일본인 고토 겐지 살해, 日 기독교인들 애도

IS, 일본인 고토 겐지 살해, 日 기독교인들 애도

[ 선교 ] 일본기독교단, 기도회 여는 등 구명운동에도 희생

표현모 기자 hmpyo@pckworld.com
2015년 02월 10일(화) 16:36
   
▲ 고토 겐지의 생전 모습.

극단주의 무장단체 이슬람국가(IS)가 지난 1일 일본인 고토 겐지(47)씨를 살해했다. 일본 열도는 지난달 24일 유카와 씨의 피해에 이어진 비보에 침통함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IS는 지난 1일 일본인 인질 고토 겐지의 참수 영상을 인터넷에 올리고 일본 정부를 향해서 "일본의 악몽이 시작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번에 살해된 고토 겐지 씨는 프리랜서 언론인으로 주로 분쟁지역을 취재해 왔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특히 고토 씨는 1997년부터 기독교인으로 개종, 최근까지 중동과 북아프리카, 아프가니스탄 등 분쟁지역에서 인권과 평화 등을 주제로 취재활동을 벌였으며 NHK등 일본 방송사와도 함께 일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재일대한기독교회 총간사 김병호 목사는 "일본기독교단은 지난 1월 29일 도쿄의 후지미초교회에서 '희생자와 시리아의 평화를 위한 기도회'를 열어 소속 교단 목사와 성도 80여 명이 모인 가운데 기도하는 등 고토 씨의 무사귀환을 위해 기도해왔다"며 "여러 사람들의 바람과 달리 희생되어 안타깝다"고 말했다.
 
일본선교사회 회장 임태호 선교사는 "고토 겐지를 위한 기도회가 열린다는 소식에 우리 선교사들도 각자의 자리에서 마음을 모아 기도를 했는데 안타깝다"며 "일본 교회에서는 고토 씨가 기독교인이라는 게 들어나면 오히려 교회에 피해를 입을 수 있다고 생각해서인지 소문이 나지 않게 기도회를 여는 등 조용한 구명운동을 했다"고 말했다.
 
임 선교사는 "최근 아사히신문사 저녁뉴스에서 한 정치 평론가는 일본 정부가 11월부터 고토 씨가 IS에 인질로 잡힌 것을 알고 있었으면서도 연합군 체제 내 일본 자위대의 파병 수단으로 사용한 것 아니냐는 정부의 미흡한 대처에 대한 비판이 있었다"며 "일본 사회는 이번 사태에도 불구하고 시민사회가 두려움이나 분노 보다는 조용히 상황을 살피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고 현지의 분위기를 전했다.
 
한편, 고토 겐지의 무사귀환을 바라며 개설된 페이스북 페이지 'I AM KENJI'에는 지인들이 고토씨가 기독교인으로서 행한 일들을 언급해 눈길을 끌고 있다.
 
글을 남긴 지인 중 한 명은 "당신의 행동에 하나님의 역사하심이 있다고 항상 느끼고 있었다"며 "당신이 끝까지 목숨을 걸고 전하고 싶었던 것은 '사랑'이라고 생각한다"며 추모의 글을 남겼다.
 
고토 겐지 씨는 지난해 10월 말 자신에 앞서 IS에 인질로 잡힌 유카와 하루나 씨에 대한 정보를 얻고, IS가 장악한 지역의 사람들이 어떻게 살고 있는지 보도하고 싶다는 말을 현지인 가이드에게 남긴 뒤 시리아로 들어갔다가 IS에게 희생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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