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창-종이신문의 위기

데스크창-종이신문의 위기

[ 데스크창 ]

안홍철 편집국장 hcahn@pckworld.com
2014년 09월 16일(화) 14:29

 미국 시카고 선 타임즈의 부회장을 역임한 마크 호눙(Mark Hornung)은 "화장실이 있는 한 종이신문은 영원하다"는 말을 했습니다. 그러나 이 말은 틀린 듯 합니다. 최근 화장실에서 신문을 보는 사람은 거의 없습니다. 지하철 안에서도 심지어 길을 걸어가면서도 사람들은 스마트 폰을 들여다 보고 있습니다. 이제 바야흐로 종이신문은 사양산업의 반열에 올라가고 있습니다.


 세계적인 컨설팅 업체인 '모건 스탠리'는 종이신문의 미래를 보다 비판적으로 보고 있습니다. 이미 10여년 전에 '타임즈 미러, 가네트, 트리뷴,  뉴욕 타임즈, 워싱톤 포스트, 나이트 리더' 등 미국의 6대 신문 재벌들이 한 해 동안 끌어들인 자금이 인터넷 포털 '야후'가 모금한 금액의 30%에 불과하다는 충격적인 보고가 있었습니다. 140개의 신문과 4개의 텔레비전 방송국을 가진 6대 언론재벌이 야후 하나만큼도 평가 받지 못하는게 오늘날 이 시대의 현실입니다.


 이러한 종이신문의 위기를 부정하는 이론으로 로저 피들러(Roger Fidler)의 미디어 모포시스 이론(media morphosis theory)을 말합니다. 'media morphosis'는 매체를 뜻하는 'media'와 변형을 뜻하는 'metamorphosis'의 합성어로, '미디어의 변형'이라는 의미를 가지고 있습니다. 뉴 미디어가 등장하면 올드 미디어는 사라지지 않고 서로 영향을 주고 받으며 장점을 취해 진화한다는 이론이죠. 텔레비전의 등장으로 매 시간 뉴스를 송출하던 라디오는 음악방송으로 체질을 바꿔 살아남았고,  텔레비전 역시 인터넷의 등장으로 뉴스와 시사, 교양보다는 엔터테인먼트 쪽으로 체질을 개선했습니다. 그러나 신문을 이 이론에 적용하여 낙관적으로 보기엔 필요충분 조건을 만족시키지 못합니다. 그렇다고 종이신문 종사자로서 이러한 위기를 앉아서 바라보고 있을 수 만도 없는 노릇입니다.


 신문이 위기를 겪게 된 요인으로는 먼저, 인터넷이라는 새로운 매체가 등장한 것을 꼽을 수 있습니다. 대중들의 매체 이용시간은 한정돼 있는 가운데 인터넷을 통해 손쉽게 뉴스를 접하는 시간이 늘어나면서 상대적으로 신문을 읽는 시간이 줄어든 것이죠. 인터넷 등 새로운 매체가 등장하면서 독자수가 줄어들고 신문사의 주요 수입원이었던 광고까지 줄어들면서 경영적 측면에서도 위기를 겪고 있습니다. 광고시장의 크기는 일정한 반면, 똑같은 파이를 놓고 포털사이트와 수많은 인터넷 언론사들과 경쟁하는 구도가 되면서 신문광고시장이 줄어들고 있는 것이죠.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먼저 새로운 매체 변화에 대응해야 합니다. 경영도 중요하지만 이보다는 먼저 콘텐츠가 좋아야 합니다. 제품이 좋아야 마케팅이 되니까요. 종이 신문도 인터넷 뉴스 서비스를 강화해야 합니다. 또한 경영적 측면에서 광고위주의 수입 구조를 개선해야 하며 신뢰도와 콘텐츠의 전문성을 제고해야 합니다. 독자에게 다가가는 신문을 넘어 독자들이 찾는 신문이 되기 위해선 독자별 특성에 따라 맞춤 정보를 제공할 수 있는 방법도 찾아야 합니다. 시시각각 뉴스를 쏟아내는 인터넷 포털에 대응하여 신문은 뉴스를 심층 강화해야 하고, 특화시켜야 합니다. 단지 '있으면 좋은 것'이 아니라 '반드시' 있어야 하는 존재,  '꼭' 필요한 신문이 되어야 합니다. 열심히 노력하겠습니다. 독자 여러분의 적극적인 관심과 사랑도 부탁드립니다.

카드 뉴스
많이 보는 기사
오늘의 가정예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