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의 유월은…

대한민국의 유월은…

[ 논설위원 칼럼 ] 논설위원칼럼

김형태 총장
2014년 06월 24일(화) 12:22

'역사를 모르는 민족에겐 미래가 없다.' 윈스턴 처칠의 말이다.
"이 고지 저 능선 총탄이 빗발치는 생사의 길 / 하늘을 찌르는 함성 / 육박공전 희망봉 전승의 주역 / 신화도 기적도 아니었다. 그대들의 뜨거운 조국애 일뿐 // 초연이 쓸고 간 전장의 산야에는 한줌의 재로 산화한 길 잃은 무명용사 / 그대 흘린 피 한 아름 꽃다발 되어 / 이름 모를 야생화 화려하게 피어나고 있습니다 // 전쟁의 포성이 멎은 지 오래 / 이름 모를 산하 참호에 묻힌 호국영령들이여 / 못다 핀 그대 사랑이 구국의 꽃봉오리 되어 피어나고 있습니다 // 비바람 긴 세월 한결 같이 빛바랜 묘비 얼싸안고 통곡하는 혈육 // 그대가 남기고 간 마지막 말 조국이여 내 사랑하는 이들이여 / 애잔한 전쟁의 상처 가슴에 머물러 / 거룩한 조국애 내 마음 들에 심어놓고 / 외로울 때나 슬플 때 그 날들을 추억하며 잠들어 있습니다 // 영령들이시여, 또 한 번의 유월이 저물어 가는데 / 그대들의 숭고한 희생의 불길이 우리들 가슴속에 영원히 꺼지지 않는 다짐의 시간이 되기를 간절히 소망하며 / 그대들의 넋은 조국에 방패 되어 / 영원히 빛날 것입니다"(이연찬 '당신이 잠든 대지 위에')

사사기에는 세 종류의 서로 다른 세대가 소개되어 있다.
첫째, 제1세대는 여호수아와 함께 출애굽과 요단강을 건넌 세대, 즉 하나님의 광야 인도를 직접 체험한 세대였다. 그들은 여호와를 충직하게 섬겼다(사 2:7).

둘째, 제2세대는 광야생활을 체험한 장로들로부터 하나님의 역사를 전달받은 간접체험 세대였으며 그들 역시 여호와를 섬겼다.

셋째, 제3세대는 여호수아와 함께 체험한 사람들이 다 죽고 전세대로부터 역사교육도 받지 못한 단절의 세대로서 그들은 여호와도 몰랐고 역사적 사실도 몰랐기 때문에 악한 일을 행했고 우상을 섬겼다. 결국 여호와께서 보시기에 나쁜 일을 행하는 세대가 되었다(사 4:10-11). 현재 대한민국 청소년세대가 혹시 이 제3세대에 해당되지 않을까?

6ㆍ25 한국전쟁을 직접 체험한 세대들은 80세 이상의 고령자가 되었다. 아직도 보훈병원에 가면 6ㆍ25 전상자들이 입원치료를 받고 있고 전국 곳곳에 6ㆍ25전몰군경유가족들이 생존해 있으며, 이산가족들은 북녘 땅을 바라보며 고향방문을 고대하고 있다. 그 뒤 40-60대 장년들은 부모님과 조부모로부터 6ㆍ25 한국전쟁에 대한 구체적인 체험담을 들어 약간은 이해하고 있는 세대이다. 그들까지는 남북한 문제나 공산주의 그리고 동족상잔의 전쟁이 얼마나 참혹한 것인지 기본인식이 되어있다.

문제는 30대 이하의 청소년세대들이다. 이들은 전쟁을 직접 체험한 세대도 아니요, 전쟁경험자들로부터 전수교육을 잘 받지도 못한 세대다. 아니 왜곡된 역사교육을 받은 자도 있다. 그래서 남침인지 북침인지도 헷갈리고, 중국 공산당의 참전 그리고 미국과 UN군의 도움에 대해서도 구체적으로 알지 못한다. 배고프고 헐벗어 동상 걸린 이야기를 하면 라면이라도 먹지 왜 굶었냐는 식이요, 지하철역에서라도 자지 왜 얼어 죽었느냐는 식이다.

역사의 단절과 사실의 왜곡은 무서운 것이다. 국론이 분열되고 사상과 지향점이 갈라져 민족공동체의 내부균열이 생길 수 있기 때문이다. "과거를 기억하지 못하는 자는 반드시 같은 잘못을 다시 저지른다"는 것이 뮌헨이나 아우슈비치의 유대인 학살 추모관에 쓰여있는 글귀이다.

독립운동사와 6ㆍ25 전쟁사, 그리고 1945년 해방 이후 한국 근대사를 가감 없이, 왜곡 없이 사실대로 가르치고 배워야 한다.

한국인에게 유월은 함부로 웃거나 마음 놓고 노래 부를 시기가 아니다. 59회 현충일과 끝나지 않은 6ㆍ25 한국전쟁을 기억하며 다시 한 번 옷깃을 여미고 숙연하게 생각해야 하는 달이다.

김형태 총장 / 한남대학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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