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창-살아 움직이는 신문

데스크창-살아 움직이는 신문

[ 데스크창 ]

안홍철 편집국장 hcahn@pckworld.com
2014년 06월 20일(금) 10:10

 
영화 '해리포터' 시리즈 중 '불의 잔' 편을 보면 기사의 활자와 사진이 움직이는 다이나믹한 신문이 나옵니다. 마법세계의 신문, 이름하여 '예언자일보'입니다. 리타스키터라는 여기자가 저절로 쓰여지는 펜을 가지고 기사를 작성합니다. 그러나 예언자일보는 제호와는 어울리지 않게 각종 음모와 권모술수에 얽힌 기사만 생산해내는 아주 저급한 '찌라시' 수준의 매체였습니다. 이 영화의 원작인 소설 해리포터의 저자 조앤 롤링은 이를 풍자적으로 표현한 듯합니다.
 
조앤 롤링은 20대 초반에 영국에서 포르투칼로 가서 그곳의 남자와 결혼했으나 2년 만에 이혼했습니다. 어린 딸과 함께 무일푼 신세가 되어 영국으로 돌아온 그는 정부보조금으로 근근히 살아가는 가난에 찌든 싱글맘이 되었습니다. 그녀는 "어린 딸과 함께 죽어버리고 싶다"는 생각이 들 정도록 혹독하게 가난에 시달렸고 심지어 우울증마저 그녀를 괴롭혔습니다.
 
어느 날, 어린 딸에게 읽어줄 동화책 한 권 살 돈이 없었던 조앤롤링은 아이에게 읽어줄 동화책을 직접 쓰기 시작했습니다. 전세계 베스트셀러 해리포터는 이렇게 해서 탄생한 것입니다. 마침내 그녀는 해리포터 시리즈로 엄청난 돈을 벌어 영국여왕보다 더 큰 부자가 되었고 '포브스' 선정 세계 500대 부자에 등극합니다.
 
조앤 롤링은 자신의 변화된 삶에 대해 이렇게 말했습니다. "제가 가장 두려워했던 실패가 현실로 다가오자 오히려 저는 자유로워질수 있었습니다. 실패했지만 저는 살아있었고, 사랑하는 딸이 있었고, 낡은 타자기 한대와 엄청난 아이디어가 있었죠. 가장 밑 바닥이 인생을 새로 세울 수 있는 단단한 기반이 되어준 것입니다."
 
역경이 축복이 된 것이죠. 자신에게 닥친 역경에 굴복하여 처지를 비관하면서 눈물과 절망으로 지냈다면 해리포터는 세상에 나오지 못했을겁니다. 다시 예언자일보 이야기를 좀 하려고 합니다. 과학기술의 발달과 함께 멀티미디어 시대로 접어들면서 이제 영화 속에 나오는 예언자일보 같은 형태의 미디어는 현실이 되었습니다. 애플이 개발한 '아이패드'를 필두로 전세계 컴퓨터 업계가 태블릿 PC를 개발하여 전세계인들에게 보급하고 있으니까요. 무선인터넷과 고해상도 컬러 스크린을 통해 기사와 관련 동영상을 감상하고 요즘처럼 월드컵 기간 중엔 생생한 스포츠 정보를 실시간으로 전송받아 확인할 수도 있습니다. 그야말로 '살아 움직이는 신문(live paper)'이 대세입니다.
 
요즘은 초등학교도 태블릿 PC를 보급하여 책가방도 없애고 컬러 그림과 도표, 동영상이 탑재된 교과서를 보도록 할 계획을 추진 중이라는 소식을 들은 적이 있습니다. 과거, 교과서에 필기를 하고 선생님께서 그려주신 칠판의 도표와 보충자료로 내어준 '괘도(걸그림)'들은 이제 사라질지도 모르는 추억이 되어가고 있습니다.
 
학창시절, 동네 책방에 가면 새로 나온 책을 구경하며 시간가는 줄 몰랐던 기억들이 있습니다. 최근엔 대형서점 만 살아남고 작은 책방은 찾아보기 힘들어졌습니다. 다행히 회사 근처 청계천변을 걷다보면 아직도 군데군데 남아있는 작은 책방들, 그 곳에 가면 나는 종이 특유의 향이 있습니다. 고서향(古書香)이죠. 시골밥상 뚝배기 된장찌게 냄새같은 추억의 향기. 이젠 이런 아날로그 스타일은 점차 사라져 가는 것이 현실입니다. 신문의 미래 또한 그러합니다. 창간 70주년을 앞두고 있는 기독공보도 이 부분을 주목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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