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개혁되고, 바뀌어야 한다"

"내가 개혁되고, 바뀌어야 한다"

[ 논설위원 칼럼 ] 논설위원칼럼

김영철 목사
2014년 06월 02일(월) 17:11

오래전 필자가 참석한 결혼식에서 유명한 성악가가 부른 축가 때문에 깜짝 놀란 적이 있다. 왜냐하면 그 축가는 찬송가 70장 '피난처 있으니 환난을 당한 자 이리오라'였기 때문이다. '결혼식에 걸맞는 사랑 혹은 축복 등의 주제를 담은 좋은 찬양도 많이 있는데 왜 하필이면 이런 내용의 찬송가일까?' 하는 의아한 생각을 했었다. 그러나 목회를 하면서 우리 인생이 시험과 환난의 연속이라는 것을 실감하게 되었는데 특별히 이번 세월호 침몰사고를 겪으면서 우리의 영원한 피난처는 주 하나님밖에 없음을 절실히 깨닫게 되었다.

그동안 우리는 짧은 기간 동안에 산업화와 민주화를 동시에 이룬 나라, 세계적으로 전례가 없는 압축 고도성장을 한 나라, 원조받던 나라에서 원조하는 나라가 되어 그 자부심이 대단했지 않던가? 그러나 우리는 눈앞에서 죽어가는 300명이 넘는 생명을 단 한 사람도 구조하지 못한 참혹한 일을 당하고 말았다. 모든 국민들이 이를 지켜보면서 인생의 허무함과 아울러 인간의 한계와 연약함을 절감했을 것이다. 이번 사고의 원인에 대한 수많은 진단이 나오고 있으며, 수많은 대책이 계속 쏟아져 나오고 있지만 여기에서 한국교회와 성도 한 사람 한 사람은 하나님의 무슨 음성을 듣고 있으며 또 들어야만 하는가?

그동안 우리나라는 사람과 생명보다는 이윤과 성과, 경쟁과 성장 등에 함몰되어 있었고, 이와 함께 교회 역시 세상의 가치관의 영향 아래 있었으며, 또 그것을 추구하는데 우리의 모든 열정을 바쳐왔다. 그 결과 많은 분야에서 큰 발전이 이뤄지고, 교회도 양적인 급성장을 이루었지만 '맘몬'이라는 우상을 비롯하여 수많은 우상을 만들었고, 인본주의로 인하여 하나님을 기쁘시게 하지 못하였지 않는가? 이제 우리는 "내게로 돌아오라"(렘 4:1)는 하나님의 음성에 귀를 기울이면서 하나님의 마음을 헤아려야 한다. 이번 일을 계기로 한국교회와 성도들이 우리가 사는 길은 오직 하나님께 있음을 알고(시 146:3~5), 온전히 하나님께로 돌아와야 우리나라와 한국교회는 다시 온전히 회복될 수 있을 것이다(눅 15:20~24).

우리는 이번 일로 정부를 비판하는 것 그리고 분노하는 일에만 머물지 말고, 우리 자신을 돌아볼 수 있는 성찰의 기회로 삼아야 할 것이다. 그동안 한국교회와 성도들은 무엇을 가르치고 배워왔으며, 무엇을 추구하며 어디를 향하여 달려 왔는지, 또 어떤 방법으로 일을 성취하여 왔는지 아울러 한국교회의 현주소가 무엇인지 성찰의 시간을 개인적으로, 교회적으로, 또 총회는 총회대로 가져야 한다. 우리에게 적폐된 정의롭지 못한 문제는 과연 무엇인지 엄중하게 찾아내어 '비정상의 정상화'를 우리 안에서도 이뤄가기를 기대한다. 그리고 교회(노회, 총회, 교계)의 교권주의와 정치화된 불의한 구조를 개혁하며, 하나님의 나라를 이땅에 실현하는 일을 속히 서둘러야 할 것이다. 그런데 만일 혁파할 것을 혁파하지 않으면 한국교회가 어떻게 될 것인지는 이제 더 이상 말할 필요도 없는 상황이 되지 않았는가?

이번 세월호 침몰은 우리 사회뿐만 아니라 한국교회에도 시사하는 바가 너무나 크고 많고 중하다. 그런데 분명히 기억하자. 온 세상이 다 바뀌어도 나 한 사람이 바뀌지 않으면 소용이 없다. 세월호 침몰사고가 아직 진행형인데도 서울지하철 추돌사고, 고양버스터미널 화재사고와 같은 인재(人災)는 계속 일어나고 있다. 세상의 모든 시스템을 바꾸고, 매뉴얼을 아무리 완벽하게 만들어도, 또 아무리 나팔을 불고 문제제기를 하여도 한 사람 한 사람이 개혁되지 않고는 온전한 진보를 이루기 어렵다. 우리 각 사람이 사명감, 책임감, 청지기 의식으로 무장하고, 각자의 삶의 자리에서 바르고 정직하게 그리고 정의롭게 살아갈 때, 거기에 진정한 진보가 있게 될 것이다. "내가 개혁되고, 내가 바뀌어야 한다."

김영철 목사 / 월드비전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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