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창-갈매기의 꿈

데스크창-갈매기의 꿈

[ 데스크창 ]

안홍철 편집국장 hcahn@pckworld.com
2014년 03월 07일(금) 16:37

 
언젠가 영국의 어느 해변에서 갈매기가 떼죽음당했다는 기사를 본적이 있습니다. 영국을 둘러싸고 있는 북해와 영국해협은 바다가 청정해 갈매기들이 살기에는 더 없이 좋은 환경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갈매기들이 왜 죽었을까요? 그것은 여행객 때문이었습니다. 해마다 피서철이 되면 찾아오는 여행객들이 갈매기들에게 과자를 던져주는데 이것이 갈매기들에게 아주 해로운 독이 되었던거죠. 갈매기들이 사람이 던져주는 과자들을 받아 먹다가 나중에는 자연에서 얻는 먹이에 대한 식욕을 완전히 잃어 버리고, 계절이 바뀌어 여행객들의 발길이 끊어지면 갈매기들은 스스로 먹이를 구하지 않고 관광객들을 기다리다 굶어 죽는다는 겁니다. 그 맑은 바다 속에는 먹을 것이 가득한데도 말이죠.
 
비단 영국 만의 이야기가 아닙니다. 서울에서 가까운 인천 주변 강화지역 석모도나 신도 시도 모도 등지를 오가는 작은 여객선 주변에도 갈매기 떼들이 진을 치고 있습니다. 사람들이 던져주는 스낵을 얻어먹느라 말이죠. 이곳의 갈매기들은 기형적으로 비만입니다. 바다의 물고기들을 잡아먹는 대신 기름에 튀긴 스낵을 먹으며 지방과 콜레스테롤 수치가 높아지고 있다는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습니다. 리차드 바크의 '갈매기의 꿈'은 이제 먼 동화 속의 이야기가 된 듯합니다.
 
40년 전 제가 다닌 중학교 때 교훈은 "걷는 자만이 앞으로 갈 수 있다"였습니다. 당시 교장 선생님께선 졸업식 때 "우리는 앞으로 나아갈 때마다 미지의 세계를 여행하게 된다. 언제나 새로운 것을 시도할 때는 안락하고 익숙한 것을 과감하게 포기할 수 있는 결단과 모험을 감수할 용기가 필요하다."는 말씀을 해 주셨습니다. 항구에 있는 배는 안전하지만 배를 만든 이유는 항해를 하기 위함이지 항구에 정박하려는 것이 아니니까요.
 
우리는 태어날 때부터 걷고 뛰지 않았습니다. 목을 가누고 뒤집기를 하는데도 상당한 시간이 필요했으며 벽을 짚고 일어서기까지는 또 얼마나 긴 시간이 필요했든지요. 돌이 될 무렵 비로소 한 걸음 한 걸음 걸음마를 시작했으며 부모님이 계신 곳까지 뒤뚱거리며 걷다 넘어지기를 수십 번, 수백 번 한 뒤에 제대로 걸음을 걷게되었습니다. 이런 과정 없이 걷게 되고 성장한 사람은 없습니다.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주신 삶이란 끝없이 넘어지고, 또 다시 일어나서 겸허하게 주님의 말씀에 귀 기울이며 또 다시 한 걸음 내딛는 걸음마와 같은 것이란 생각을 해보았습니다.
 
항상 해왔던 것, 익숙한 것을 하게 되면 우리는 항상 얻어 왔던 것만을 얻게 될 것입니다. 익숙함이 편하다고 그 자리에 안주하면, 바로 그 익숙함이 독이 될 것입니다. 해변의 갈매기 떼처럼 말이죠. 아무 것도 도전하지 않는 사람은 아무 것도 바라지 않는 사람입니다. 해외 여행 때 길거리에서 마음에 드는 물건을 보았을 때 "가다보면 또 있겠지" 하고 지나치다가 결국엔 사지 못하고 돌아온 기억들이 한 두번 씩은 있으시죠? 지금 하고 싶은 일을 즉시 하지 않고 미룬다면 우리는 끝내 그 일을 하기 힘들 것입니다.
 
지금, 여기서 내가 할 수 있고 꿈꿀 수 있는 그 일을 바로 시작해야 합니다. 본보도 좋은 신문, 옳은 신문을 만들기 위해 새로운 경영자와 새로운 꿈을 꾸고 있습니다. 독자 여러분의 기도와 관심을 부탁드립니다.

안홍철 편집국장 hcahn@pckworld.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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