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콕 셧다운'에 이은 시위 혼란 어디까지?

'방콕 셧다운'에 이은 시위 혼란 어디까지?

[ 선교 ]

장창일 기자 jangci@pckworld.com
2014년 01월 20일(월) 09:41

태국 기독교 시국기도회…한국 선교사도 대거 참여
현지 선교사 기도 제목 "평화롭게 시위 마무리 되길"

   
▲ 방콕 도심을 가득 메운 노란 셔츠 시위대들

'방콕 셧다운'(폐쇄)이 '소강 상태'냐 '악화'냐를 두고 상반된 보도가 이어지는 가운데 현지에서 사역 중인 선교사들도 사태의 추이를 지켜보며 태국의 기독교인들과 함께 시위의 조속한 해결을 위해 기도를 이어가고 있다. 지난 13일 잉락 친나왓 총리가 친오빠인 탁신 전 총리의 사면을 추진하는데 반발하면서 시작된 방콕 셧다운은 잉락 친나왓 총리와 내각 전원의 사퇴를 요구하는 시위대가 노란색 셔츠를 입고 방콕 도심의 주요 사거리를 봉쇄한 가운데 진행되고 있다.

시위대의 수가 줄어들면서 소강상태에 접어들고 있다는 보도가 이어지고는 있지만 셧다운이 시작한 이래 19일까지 9명의 시위대가 사망했고 지난 19일에도 방콕 전승기념탑 인근에서 폭탄이 터져 사상자가 발생하는 등 시위양상이 점차 과격해지고 있다. 일각에서는 이번 시위가 단기간에 끝나지는 않을 것이라는 예측도 나오고 있다. 시위대를 이끌고 있는 수텝 타욱수반 전 부총리는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잉락 친나왓 총리를 비롯한 내각이 사퇴하지 않는다면 생포하겠다"며 정부를 압박하고 있어 시위가 쉽게 끝내지 않을 것임을 예측하게 한다.

이런 가운데 현지에서 사역 중인 선교사들도 촉각을 세우고 이번 반정부 시위가 향후 선교에 미칠 영향 등을 점검하고 있다. 특히 태국 개신교와 천주교 지도자들은 오는 25일 태국기독교단(CCT) 본부에서 태국의 기독교인들과 함께 시국 기도회를 갖기로 했으며, 한국인 선교사들을 비롯해서 태국에서 사역 중인 해외 선교사들도 이 기도회에 대거 참여할 예정이다.

방콕에서 사역하고 있는 최승근 선교사는 "태국의 갈등은 필연적으로 장기화 양상을 보이고 있다"고 밝혔다. 현재 잉락 친나왓 정부는 시위대의 사퇴 요구에 응답하지 않은 채 선거를 통해 지난 해 해산한 의회를 재구성하겠다는 입장이지만 시위대는 "선거결과는 현 집권당의 재집권으로, 결과가 뻔하다. 선거로는 부패한 정권을 심판할 수 없다"면서 선거에 불응하고 있는 실정이다. 최 목사는 "결과적으로 시위대가 민주주의의 꽃이라는 선거를 반대하는 것처럼 보일 수 있다보니 협상의 여지가 적은 게 사실이다"면서, "반정부 시위대는 선거를 반대하면서 지난 해 11월 해산된 의회를 대신해 '국민의회'를 구성하자고 제안하고 있지만 이같은 역제안을 정부가 수용할 리가 없다"고 말했다.

상황이 장기 대치 국면으로 치닫고 있다보니 난맥상을 풀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는 푸미폰 아둔야뎃 국왕과 프라윳 찬 오차 육군 총사령관의 행보에도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국민들에게 큰 사랑을 받고 있는 푸미폰 국왕은 지난 2006년 탁신 총리의 부정부패를 규탄하는 여론이 비등하자 탁신 총리에게 차기 총리직에 출마하지 말라고 권유해 결국 탁신 총리의 불출마를 이끌어 내기도 했다. 태국 군부는 1932년 태국이 입헌군주제를 도입한 이후 18차례나 쿠테타를 일으킨 바 있으며, 지난 2006년에도 탁신 총리가 UN총회 참석차 출국한 사이 쿠테타를 일으켜 그를 권좌에서 끌어내리기도 했다. 2010년에도 친 탁신계 시위대가 2개월이 넘도록 시위를 이어가자 병력을 동원해 강제해산 시키기도 했다. 하지만 현재로서는 양측이 모두 '중립'과 '침묵'을 유지하고 있는 만큼 절대적 권력에 의한 사태의 종식도 현 시점에서는 기대하기 어려운 형편이다.

하지만 태국의 이 같은 갈등이 향후 태국의 자유와 민주주의 확산, 선교의 활성화를 위해서는 긍정적인 부분도 있다는 관측도 있다. 최승근 목사는 "무엇보다 이번 시위가 평화롭게 끝나야 한다는 것은 현 시점에서 가장 중요한 기도제목이다"면서, "다만 이 시위가 변화의 바람이라는 것만큼은 분명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미 이 일로 자유로운 토론이 확산되고 있다. 과거 군부나 왕, 불교에 의해 일방적으로 지배되던 사회가 시위를 통해 시민의식의 상승으로 이어질 것으로 기대한다"면서, "평화롭게 시위가 마무리 된다면 장기적으로는 선교적 측면에서도 지금보다 훨씬 자유로운 사역이 가능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카드 뉴스
많이 보는 기사
오늘의 가정예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