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창-프린스턴의 불문율

데스크창-프린스턴의 불문율

[ 데스크창 ]

안홍철 기자 hcahn@pckworld.com
2014년 01월 08일(수) 16:56
영화 '뷰티플 마인드'를 보셨나요? 혹 보셨다면 영화의 주인공 러셀 크로우가 연기한 천재 수학자 '존 내쉬'가 교수로 재직한 대학이 어디였는지 기억하십니까? 다양한 고딕 양식의 캠퍼스 건물이 인상적인 대학, 바로 프린스턴 대학교입니다. 프린스턴 대학교는 미국 아이비(IVY)리그에 소속된 대학 중에서도 랭킹 1, 2위를 다투는 대학입니다.
 
그렇다면 프린스턴 대학교와 프린스턴 신학교, 이 둘은 어떤 관계일까요? 1746년 장로교도들이 목회자 양성을 목적으로 뉴저지대학을 설립했는데 신입생 10명이 조나단 디킨슨 목사의 응접실에 모여 첫 강의를 들으며 시작한 것이 현재 프린스턴대학교의 출발입니다. 1756년 대학을 프린스턴시로 이주했으며 1896년 대학 설립 150주년을 기념하면서 프린스턴 대학교로 교명을 변경합니다.
 
프린스턴신학교는 1812년 미국장로교총회(PCUSA)가 설립한 학교입니다. 후에 프린스턴대학교에서 신학대학이 분리됐다고 하지만 엄밀히 말하면 프린스턴 대학교는 신학교로 시작한 것이죠. 정리하자면 초기엔 한 뿌리였으나 지금은 행정적으로 완전 독립된 별개의 대학입니다. 물론 현재도 도서관, 학생 보건시설, 채플의 사용과 강의 또한 상호 교류를 인정하는 등 활발한 정보 공유 및 교류가 이뤄지고 있습니다. 그리고 같은 캠퍼스 내에 있어서 어느 곳이 어느 학교인지 구별이 쉽지 않기도 하지요.
 
몇 년 전 총리 인사청문회에서 이 부분에 대한 혼동으로 국내에서는 프린스턴이 유명세(?)를 치르기도 했습니다. 아무튼 프린스턴신학교는 역사와 전통을 자랑하는 세계최고의 신학교라 하겠습니다. 평양신학교를 설립한 사무엘 마펫 선교사를 비롯 한경직, 백낙준, 김관식, 한태동, 이영헌, 이종성, 곽선희, 나학진, 김용복, 박조준 등 국내의 기라성 같은 목회자와 신학자들이 프린스턴 출신입니다. 총회 산하 직영신학대 교수 중 상당수가 프린스턴 동문 임을 감안하면 본교단과는 깊은 관련이 있다 하겠습니다.
 
프린스턴 대학교엔 '불문율'이 있습니다. 교내의 어떤 건물도 대학교회 건물보다 높게 지을 수가 없다는 겁니다. 학문을 연구하는 건물이 하나님의 교회보다 높아선 안된다는 거죠. 하나님께 예배드리는 공간이 가장 높게 지어져야 한다는 겁니다.
 
이와 관련된 일화를 소개합니다. 오래 전 도서관을 지을 때 설계도면을 따라 건축하다 보니 도서관이 교회보다 높아지는 사태가 발생했습니다. 결국 건축을 중단하고 설계를 변경하여 도서관 고도를 낮추고 지하를 이층으로 설계하여 건축을 완료했습니다. 본래 도서관은 지하 설계를 금기시 한다고 합니다. 습기 때문에 장서 보관에 애로가 많기 때문이죠. 그럼에도 불구하고 설계를 변경하고 지하를 한 층 더 깊게 파내서라도 교회보다 높아선 안된다는 원칙을 지켜낸 겁니다.
 
프린스턴 대학교가 미국의 대학 가운데 언제나 랭킹 1, 2위를 놓치지 않는 비결은 이처럼 하나님을 높이고 교회를 귀히 여기는 것을 불문율로 삼았기 때문이 아닐까요? 하나님을 경외하고 교회를 귀히 여기는 것은 그리스도인들에게 불문율이 아니라 기본입니다. 지난 해에도 이 기본이 지켜지지 않아 한국교회는 사회로부터 신망을 잃었습니다. 2014년 새해엔 한국교회가 기본을 잘 지켜내기를 기대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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