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한 해를 마무리하며

2013년 한 해를 마무리하며

[ 사설 ]

한국기독공보 webmaster@pckworld.com
2013년 12월 23일(월) 13:12
세상에는 되돌릴 수 없는 것들이 있다. 쏘아버린 화살과 뱉어버린 말과 흘러간 시간이다. 어느 덧 2013년도 저물고 있다. 2013년은 이제 과거라는 이름으로만 존재할 뿐, 절대로 돌이킬 수 없는 시간이 될 것이다.
 
그러나 시간 자체는 흘러가도 시간이 남긴 자국만은 마치 넘어져 깨진 상처가 흉터로 남는 것처럼 그대로 남을 것이다. 올 한해를 돌아볼 때에, 우리의 부실과 게으름과 실수와 연약함으로 인한 많은 상처들이 흉터로 남을 것이다. 반면에 선하고 아름다운 결실과 땀과 노력으로 얻은 것들도 여전히 남아 미래를 비추는 등불이 될 것이다.
 
올 한해는 한국교회와 우리 교단에 명암이 교차된 해였다. 한국기독교총연합회의 몰락과 한국교회연합이 교회 연합사업에서 새롭게 자리매김하고, 세계교회협의회(WCC) 제10차 부산 총회를 둘러싼 갈등이 교계 전반에 걸쳐 첨예하게 대립된 해였다. 그 과정에서 우리는 절망과 희망을 동시에 보았다.
 
한국기독교총연합회의 편협한 정치적 이해에서 비롯된 갈등과 이로 인한 파행을 목도했는가 하면, 그 과정에서 벌어진 갈등과 파행을 반면교사로 삼아 진리와 거룩함을 수호하려는 노력도 보았다. WCC 제10차 부산 총회를 둘러싸고 일부의 왜곡된 논리에 입각한 일방적인 비방으로 고통을 받은 반면, 이에 굴하지 않고 교회의 일치와 사랑을 추구하려는 수고도 보았다.
 
그리고 교계 전반에 퍼져있는 물질만능주의와 세속화 등으로 인한 사회적 비판의 소리가 있었지만, 그 와중에도 세상의 소금과 빛이 되고자 하는 작지만 치열한 몸짓들도 볼 수 있었다.
 
증세가 뚜렷하지 않을 때는 치료 방법도 분명치 않은 법이다. 오히려 증세가 뚜렷하고, 이로 인한 고통이 가중될수록 병을 제대로 진단하고 치료하는 데 유리하다. 올 한해를 돌아볼 때 우리의 병은 더 분명해지고, 그 통증도 깊어진 면이 있다. 그러나 이로 인해 우리는 더욱 우리가 고침을 받지 않으면 안된다는 절박감을 가지게 되었다.
 
2013년 한 해가 저물어가는 이 시기는 우리가 교회와 성도를 치유하실 하나님께 간절히 나아갈 때이다. 그 분은 우리를 고치시는 분이기 때문이다. 교회의 소망은 하나님께 있다. 다시 하나님의 보좌 앞에 엎드리자. 그리고 그 모습으로 2014년 새해를 맞이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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