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로노스(Chronos)와 카이로스(Chiros)

크로노스(Chronos)와 카이로스(Chiros)

[ 목양칼럼 ] 목양칼럼

최승일 목사
2013년 12월 18일(수) 14:28

유명한 벤자민 프랭클린이 젊은 시절에 서점을 경영하고 있었다. 어떤 손님 하나가 책을 이것저것 뒤적이다가 책 한 권을 골라 책값을 물었다. 책값은 책에 쓰여 있었는데 책값을 묻는 것이었다. 프랭클린은 책에 써진 대로 1달러라고 말했다. 그런데 손님은 또 한참 책을 뒤적이다가 다시 물었다. "이 책을 좀 싸게 주시지요. 얼마 정도 깎아주실 수 있습니까?" 그러자 프랭클린은 대답했다. "1달러 25센트입니다." "아니, 깎아달라는데 지금 값을 더 부르는 것입니까?" 프랭클린은 빙그레 웃으면서 다시 대답했다. "이제 그 책 값은 1달러 50센트가 되었습니다." 그러자 기분 나쁘다는 듯히 항의하는 손님에게 프랭클린은 이렇게 대답했다. "손님, 시간은 돈보다 귀한 것입니다. 그런데 손님께서는 자꾸만 정해진 가격을 깎자니까, 제가 팔 수 없다는 뜻과 동시에 시간이 귀하다는 것을 알려드리기 위해서 그런 것입니다."

그렇다. 시간은 돈보다도 귀하다. 그러나 평소에는 이것을 자각하면서 살기가 쉽지 않다. 그렇지만 이처럼 연말을 맞아 묵은 해를 보내고 새해를 맞이하는 시점에서는 시간에 대해 생각을 다시 진지하게 생각해 보게 된다.
 
무엇보다 먼저 시간에는 두 가지 종류의 시간이 있음을 알아야 한다. 하나는 크로노스(Chronos)의 시간이고, 다른 하나는 카이로스(Chiros)의 시간이다. 헬라어로 크로노스란 하나님과 전혀 관계없는 자신만을 위하는 시간을 뜻하고, 카이로스는 하나님과 관계있는 시간을 말한다. 카이로스는 다시 말해 하나님 안에서 이뤄지는 창조적인 시간이라 할 수 있다.
 
요즈음 한국사회에서 가장 바쁜 사람을 꼽으라고 한다면 잘나가는 연예인들일 것이다. 하루에 몇 시간 밖에 잠을 자지 못하면서 무거운 스케줄에 매어 살아간다. 과연 크로노스의 시간으로 가득찬 그들의 살인적인 스케줄이 그들의 삶에 무슨 의미가 있을까?
 
예수님은 서른 셋에 육신의 죽음을 당하셨다. 그러나 그의 시간은 하나도 남김없이 하나님께 바쳐졌다. 왜냐하면 그 분은 인간의 몸을 입고 이 땅에 오셔서 십자가를 지시기까지 늘 하나님과 함께 하는 시간을 가지셨기 때문이다. 다시 말해서 예수님은 언제나 카이로스의 시간을 사셨다. 그래서 그는 비록 짧은 인생을 사셨지만 100세를 넘은 사람보다도 값있고 아름다웠던 것이다. 우리가 이처럼 하나님과 함께 하는 귀중한 시간을 갖고자 노력한다면 결국 우리는 시간을 잘 관리 할 수 있게 될 것이다.
 
그러면 어떻게 하면 카이로스의 시간, 예수님처럼 하나님과 항상 함께하는 시간을 가질 수 있을까?
 
성경은 시간을 돈이 아니라, 생명이라고 말하고 있다. 그러기에 성경은 시간을 아끼라고 말하고 있다. '아끼라'에 해당하는 헬라어의 뜻은 '구출하다', '속량하다'라는 의미가 있다. 그러니까 '세월을 아끼라'는 말씀의 원뜻은 '세월을 속량하라' '세월을 구출하라'가 되는 것이다.
 
우리에게 남은 시간들을 우리는 아껴야 한다. 어떻게 해서든, 시간을 구출해내야 한다. 짧은 인생길이다. 시간을 죽이는 일은 상상 할 수 없다. 우리는 반드시 우리가 산 세월에 대하여 주님 앞에서 회개해야 할 때가 이를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나의 시간은 어떠한가? 주님께 인정받을만한 카이로스의 시간을 살고 있는가? 무엇보다 우리는 하나님 앞에서 시간 관리에 대하여 큰 칭찬을 받아야 할 것이다.
 
이제 이 한 해가 저물어 가고 있다. "세월을 아끼라. 때가 악하니라." 주어진 시간동안 최선을 다해 카이로스의 시간을 살아갈 수 있기를 소망한다.

최승일 목사 / 상도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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