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창-사랑은 동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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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데스크창 ] 데스크창

안홍철 기자 hcahn@pckworld.com
2013년 10월 11일(금) 13:47
하와이 군도의 몰로카이 섬은 주변이 온통 암벽이며 물살이 센 곳입니다. 죽어야 나갈 수 있는 생지옥 같은 섬으로서 한센씨병 환자(나환자)들이 거주하는 섬입니다. 33세의 벨기에 출신 다미안 신부가 아무도 가려 하지 않는 그 섬에 자원하여 들어갔습니다. 그곳의 환자들은 "당신과 같은 성한 사람이 우리같은 '문둥이'한테 무엇을 해줄 수 있느냐"며 아무도 신부를 믿으려 하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다미안 신부는 날마다 "그들과 같은 병을 허락해주십시오"라는 기도를 했답니다. 마침내 한센씨 병에 걸린 그는 자신을 그 곳에 파견한 주교에게 "드디어 하나님께서 은총을 주셨다"며 기뻐 편지를 보냈다고 합니다
 
진정한 사랑을 보여준 신부로 인해 생지옥으로 불려진 섬이 평화의 섬으로 바뀌었고 환자들도 그를 아버지처럼 따랐다고 합니다. 치료까지 거부하며 그들과 죽을 때까지 함께 산 다미안 신부는 죽어서야 고향으로 돌아갔습니다. 그러나 섬사람들은 그를 다시 섬으로 보내달라고 애원했습니다. 벨기에에서 그의 오른팔 하나가 섬으로 돌아온 날 그는 '한센씨병 환자의 아버지'란 이름과 함께 몰로카이 언덕에 묻혔습니다.
 
1955년 미국 오레곤주, 유게네라는 지역의 마을회관에서 영화를 상영한다는 광고가 있자 마을 주민들이 모여들었습니다. 내용은 한국전쟁에서 생긴 고아들의 참상을 소개하며 이들을 돌보는 손길을 찾는다는 홍보 다큐멘터리였습니다. 그 참상은 너무나도 참혹했습니다. 추운 겨울임에도 불구하고 신발도 없고, 겉옷도 없이 떨고 있는 불쌍한 한국 아이들의 모습이 화면을 가득 채웠습니다.
 
그 날 그 영화를 본 농부 부부가 있었습니다. 그리 넉넉치 못한 이 부부는 처음엔 자신들이 할 수 있는 일이 아니라 생각했습니다. 그러나 집에 돌아와 그들의 마음에 변화가 일어나기 시작했습니다. 생각하면 생각할수록 '성냥팔이 소녀'처럼 떨고 있는 가여운 전쟁고아들의 장면이 떠올랐습니다. 부부는 함께 기도하기 시작했고 그러자 가슴이 뜨거워져 도저히 가만히 있을 수 없었습니다. 부부는 자신들의 삶의 터전인 농장을 팔았습니다. 그리고 직접 한국으로 건너가서 8명의 고아들을 양자로 입양해 데리고 왔습니다.
 
이 사실이 신문에 보도되자 여러 사람들이 돕겠다고 나섰습니다. 한국의 전쟁고아들을 입양해 달라고 부탁하기 시작했습니다. 그래서 부부는 생업을 버리고 이 일을 위해 헌신하게 됐습니다. 그 부부의 이름은 해리 홀트(Harry Holt). 홀트 아동복지회는 이렇게 시작됐습니다. 홀트아동복지회의 정신은 '사랑을 행동으로’(Love in Action)입니다.
 
다미안신부와 홀트 부부의 이야기를 듣노라면  "말과 혀로만 사랑하지 말고 오직 행함으로 진실하게 하자"(요일 3:18)는 말씀이 가슴에 새겨지면서 사랑이란 그저 관념적인 것이 아니라 움직이는 것임을 느끼게 됩니다.
 
지난해 '그리스도인, 작은 이들의 벗'에 이어 올해 총회 주제는 '그리스도인, 사랑을 나누는 사람들'입니다. 사랑은 그저 머리로 가슴으로가 아니라 손과 발로 행하여야 합니다. 사랑을 실천하는 사람들…사랑은 '명사'가 아니라 '동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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