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창-한국교회여, 별처럼 빛나라

데스크창-한국교회여, 별처럼 빛나라

[ 데스크창 ] 데스크창

안홍철 기자 hcahn@pckworld.com
2013년 10월 11일(금) 11:24

언젠가 경주에 1박 2일의 출장을 다녀온 적이 있습니다. 첫 날 저녁 저는 그 곳 분들의 안내를 받아 감포 앞 바다에 묻혔다는 무열왕의 해릉을 구경하게 됐습니다. 그러다 보니 어두워지고 바닷가 횟집에서 저녁을 먹고 나니 아주 깜깜한 밤이 되었습니다.

문득 하늘을 바라다 봤습니다. 그리고 저는 별을 세어 보기로 했습니다. 그러나 불과 10개도 셀 수가 없었습니다. 그나마 자세히 보니 두개는 위성인 것 같았습니다.
 
어렸을 적 볼 수 있었던 은하수, '별이 쏟아지는 밤'은 이제 천연기념물이 된 듯 합니다. 우리가 이 지구라는 행성에 만들어낸 각종 공해로 인해 우리는 하나님이 만드신 수많은 별들을 볼 수 없게 된 것이 아닐까요? 더욱이 인간들이 만들어낸 휘황찬란한 불빛들로 인해 별 빛은 점점 더 초라해 보이는 것 같았습니다.

창세기 15장을 보면 하나님께서는 아브라함을 데리고 밖으로 나아와 하늘을 바라보게 하시며 하늘의 뭇 별들처럼 그에게 엄청난 자손의 축복을 주시겠노라고 약속하십니다. 특히 5절에서 "그를 이끌고 밖으로 나가 이르시되 하늘을 우러러 뭇별을 셀 수 있나 보라 또 그에게 이르시되 네 자손이 이와 같으리라"고 말씀하십니다.
 
저는 "아브라함이 하늘을 바라본 그 밤에 본 것을 나도 보고 있는 것일까?" 생각했습니다. 아브라함이 바라보았던 하늘은 별들이 쏟아졌을텐데 지금 제가 바라보는 하늘엔 손으로 꼽을 정도 밖에 보이지 않으니 말입니다.
 
그때나 지금이나 하늘은 분명 같은 하늘임에 틀림없습니다. 그러나 별은 그러하지 못했습니다. 아브라함이 바라본 하늘은 틀림없이 장관이었을 것입니다. 하나님께서 그에게 별처럼 헤아릴 수 없이 많은 자손을 주시겠다고 약속하셨으니까요.
 
"우리가 밤하늘에 빛나는 별을 보았을 때 그 별은 이미 죽었는지도 모른다." 20세의 나이에 요절한 프랑스의 천재작가 레몽 라디게(1903~1923)의 말입니다. 그는 시인 장 콕토의 지인이었죠. 별빛이 우리 눈에 도착하기까지는 수억 광년이 필요합니다. 그러니까 그 오랜 시간 동안 별은 이미 사라졌을 지도 모른다는 말이지요. 누군가에게 빛나는 별로 기억된다는 것, 참 아름다운 일입니다. 아마도 레몽 라디게는 장콕토에게 빛나는 별로 기억되지 않았을까요?
 
우리가 바라보는 하늘에도 분명 아브라함이 바라본 것과 같은 별들이 떠있을 것입니다. 단지 우리 인간들이 배출해 낸 대기오염과 인위적인 불빛들 때문에 안 보일 뿐이지요. 마찬가지로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약속하신 풍성한 축복은 어제나 오늘이나 동일합니다. 단지 우리네 삶에 낀 불순물 때문에 제대로 보지 못하고 있을 뿐이지요.
 
우리의 시야가 흐려서 하나님의 약속을 바라보지 못할 때에도 하나님은 여전히 활동하십니다. 내 자신의 교만함으로 인하여 또한 나의 게으름과 불성실, 죄악으로 인해 때론 하나님이 보여주시는 약속의 하늘이 보이지 않을 때가 있습니다. 종교개혁 기념일을 앞두고 스스로를 돌아보고 내 삶에 낀 먼지들을 털어내며, 아브라함처럼 하나님을 바라보고 미래의 약속을 향해 나아가는 한국교회가 되어지길…별처럼 빛나는 한국교회가 되어지길 앙망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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