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들과 희망 메시지 나누는 최현우 씨

청년들과 희망 메시지 나누는 최현우 씨

[ 피플 ]

임성국 기자 limsk@pckworld.com
2013년 10월 04일(금) 16:35

"실패도 함께 이겨내면 쉬워요"
 

   
 

"너무 많은 좌절과 실패를 맛보았다. 죽고 싶었고, 세상이 미웠지만 이제 다시 한 번 일어서보려고 한다."
 
실패와 좌절을 반복하다 보면 좌괴감에 빠지기 마련이다. 결혼과 취업은 두렵고, 꿈은 사치처럼 보인다. 어느덧 점점 뒤쳐져가는 낙오자가 된 것 같다. 이럴 때 붙잡아야 할 멘토, 곪아 터진 상처를 치료해 줄 사람이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하지만 벼랑 끝에 내몰린 청년 주변엔 막막한 어둠뿐이다.
 
'아는 만큼 보인다'는 미술사가의 말이 떠오른다. 청년의 아픔과 상처는 청년이 가장 잘 아는 것일까? 친구들의 신음에 귀 기울이며 '친구가 잘되길 바라는 벗'의 마음으로 따스한 희망의 다리를 놓고 기도하는 기독 청년이 있다.
 
서울 노량진초등학교, 노량진강남교회, 사당역, 대방역, 이수역, 종로구 기독교회관 등을 순회하며 지나가는 청년들로부터 희망의 메시지를 받아 또 다른 청년에게 전달하는 '희망릴레이 쌈드림'을 진행하고 있는 최현우(대광교회ㆍ홍익대학교 4년) 씨. '쌈드림'은 음식을 만드는 쌈과 꿈을 의미하는 드림을 결합해 만든 이름이다.
 
지난 2일 대방역, 희망과 용기를 비유한 문구가 가득 적힌 천막 안에서 키보드로 CCM을 연주하며 청춘들의 '희망 지킴이'를 자처한 최 씨를 만났다. 올해 28세, 홍익대 화공과 졸업반, 대광교회 청년부 회장인 그는 실제 나이보다 앳돼 보였다. 뽀얀 얼굴에 훤칠한 키, 장난기가 녹아 있는 눈은 여지없이 대학생을 연상시킨다. 하지만, 굵직한 목소리에는 미래에 대한 자신감, 꿈을 향한 도전, 열정이 가득 배어 있다.
 
하지만 최 씨도 떨어졌다. 취업 문턱에서. 창업과 취업이라는 꿈도 있었지만, 현실은 녹록지 않았다. 주변을 둘러봤다. 꿈 잃은 청년들로 가득했다. 그들과 함께하고, 힘이 되고 싶었다. 행복한 꿈을 응원하는 크리스찬이 되고자 고민했다.
 
자신의 꿈을 위해 군고구마를 팔고자 했던 일이, 타인을 위한 희망 사역으로 변모했다. 결국, 그는 지난 5월 6일 간이천막을 설치했다. 그리고 누군가에게 '희망의 메시지'를 받고, 또 전달하는 꿈쟁이, 삶의 예배자가 됐다. 본교단 장로부총회장을 역임한 오정호 장로와 강현원 목사의 격려와 지도는 큰 힘이 됐다.
 
최현우 씨는 "세상에서 꿈과 희망을 전달할 수 있는 사람이 얼마나 될까, 또 이러한 삶이 크리스찬의 진정한 모습이 아닐까 생각했다"라며, "청년들을 위해 응원할 내공과 힘은 부족하지만 나는 꿈 잃은 청년들에게 희망의 메시지 엽서를 받아서 전할 뿐"이라고 말했다.
 
'희망'을 받아 '희망'을 전달한다. 참신하다 못해 독특하다. 쌈드림 참여자들은 누가 될지 모르는 타인을 위해 희망의 메시지를 작성했다. 노량진에서 고시공부 중 우울증에 빠져 자살을 결심했던 청년, 성폭행을 당한 청년 등 수많은 아픔을 겪었던 사람들이 최 씨의 피아노 반주를 들으며 희망을 위한 펜을 들었다. 반응은 뜨거웠다. 250여 명의 응원릴레이가 여전히 진행 중이며, 800개의 응원 뺏지가 전달됐다.
 
최 씨는 "희망릴레이에 참여하는 사람들의 메시지는 대부분 자기 자신에게 전하는 희망이었다"며, "참여자들은 타인뿐만 아니라 오히려 자신에게 큰 힘과 용기를 받고 있다"며 이러한 사역이 우리 사회에도 선한 영향력을 미치길 바란다고 전했다.
 
9월까지 예정됐던 '쌈드림'은 연장전에 돌입했다. 졸업과 취업을 앞둔 최 씨의 꿈도 바꿔놓았다. 행복한 꿈을 전달하는 '꿈 배달'에 열정을 받칠 각오다. 꿈 후원자를 모집하고, 청년들의 꿈을 위한 사회적 기업도 구상 중이다.
 
최 씨는 "하나님께서 '쌈드림'을 통해 저의 꿈을 이루게 하셨습니다. 또 하나는 평생 이룰 수 없는 꿈이 있는데, 세상 많은 사람과 선한 영향력을 주고받으며 희망을 노래하는 일이다"며, "쌈드림이 소중한 당신의 꿈을 이루어 드릴 수 없지만, 당신의 노력과 아픔을 듣고, 응원하겠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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