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센서스 제도를 알면 WCC 총회가 보인다

컨센서스 제도를 알면 WCC 총회가 보인다

[ 선교 ]

장창일 기자 jangci@pckworld.com
2013년 10월 04일(금) 14:20

WCC는 1998년 짐바브웨 하라레에서 열린 8차 총회 때 컨센서스 제도를 도입했다. 이 제도는 일종의 만장일치 의결 방법으로 예산과 인사문제를 제외한 신학과 신조, 선교, 봉사 등 WCC의 신학과 사역 전반의 내용을 결의할 때 사용하고 있으며, 7년마다 열리는 총회 때는 물론이고 총회와 총회 사이에 최고의결기구인 중앙위원회 때도 공통적으로 적용되고 있다. 예산과 인사문제는 여전히 다수결의 원칙에 따라 결정한다.
 
WCC 중앙위원을 지낸 박종화 목사(경동교회, WCC 총회 한국준비위원회 대회장)는 컨센서스 제도에 대해 "인내가 필요한 결의 방법이지만 신학적 사안을 무게있게 다루기 위해서는 이보다 묘책이 없다"고 단언했다. 당초 컨센서스 제도는 정교회 총대들에 의해 제안됐다. 박종화 목사는 "매우 보수적인 정교회는 언제나 WCC가 신앙의 중심을 지킬수 있도록 방향성을 제시해 오고 있는데 컨센서스 제도 또한 정교회 총대들이 최초 제안을 했다"면서, "당시 정교회는 '신앙과 신학의 문제를 다수결로 결정하는 것은 앞으로 문제를 야기할 수도 있다'고 문제제기를 하면서 컨센서스 제도의 도입을 요청했다"고 전했다. 이에 동의한 WCC 총대들은 전격적으로 컨센서스 결의 방법을 도입하기로 결정했다.
 
하지만 만장일치 제도인 컨센서스 결의 방법도 늘 '100% 결의'를 전제하지는 않는다. 박종화 목사의 설명에 따르면 결의에 참여한 총대들 중 95% 이상이 지지할 경우에는 찬성으로 보기도 한다. 다시말해 전체 총대 중 5% 이하의 총대들의 반대여론이 있더라도 결의는 절대다수가 지지하는 방향을 향하는 셈이다. 이에대해 박 목사는 "하지만 의장은 마지막까지 반대하는 총대들을 향해 '반대하시는 분들이 계시지만 이 사안에 대해 결과적으로는 동의해 주겠는가?'라고 묻고 회의록에도 그 상황을 그대로 기록한다. 예를들자면 '총대 3명의 반대가 있었지만 그들의 동의를 전제로 이 안건은 통과'라고 하는 식"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결과적으로 다수결 방법으로 결의를 할 경우엔 단 1명만 많아도 결의될 수도 있는데 급변하는 시대 속에서 이 같은 위험성을 경계하기 위해 WCC가 결의 방법을 바꾼 것"이라고 덧붙였다.
 
박종화 목사의 지적대로 컨센서스 결의 방법은 신학과 신앙의 문제를 매우 신중하게 다룰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다시말해 일각에서 우려하는 것처럼 종교다원주의나 용공, 동성애 문제 등을 절대 WCC의 공식입장으로 결의할 수 없게 하는 보호장치로 효과적으로 사용되고 있다는 말이다.

컨센서스(만장일치(95% 찬성), consensus) 제도

예산과 인사문제 제외한 신학ㆍ사역 전반 결의때 사용
신학적 사안 신중히 다루는 인내 필요한 결의 방법
95% 이상 지지할 경우 찬성으로
회의록엔 반대 상황 그대로 기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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