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행 교육에 뺏긴 쉴ㆍ교회갈 시간, 회복의 기회로

선행 교육에 뺏긴 쉴ㆍ교회갈 시간, 회복의 기회로

[ 다음세대 ]

김혜미 기자 khm@pckworld.com
2013년 06월 14일(금) 14:50
사교육걱정없는세상 "국회 심사 중인 '선행교육금지법' 교계도 관심 갖길"
 
   
▲ 지난 1일 여의도 국회의원 동산에서 열린 '선행교육 금지법 제정을 위한 어린이 사생대회'에서 한 초등학생 참가자가 자신이 그린 그림을 들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제공=사교육걱정없는세상

"우리는 우리 수준에 맞는 공부를 하고 싶습니다."
 
지난 4월 16일 '선행교육규제에 관한 특별법'이 발의돼 6월 정기 국회에서 심사 중에 있다. 지난 1년간 이 운동을 전개해온 사교육걱정없는세상(공동대표:송인수 윤지희)과 이상민 의원 등 29인이 공동발의한 것으로 유치원ㆍ초ㆍ중ㆍ고에서 국가교육과정에 앞선 교육과정을 운영하지 않으며, 학원ㆍ교습소 등에서 선행교육을 하거나 광고ㆍ선전하지 못하도록 하는 것이 주요내용이다.
 
초등학생은 중학교 과정을, 중학생은 고등학교 과정을 미리 학습하는 이런 나라가 또 있을까? 우리나라의 교육열은 전세계적으로도 유명하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주중에는 하교 후 밤늦은 시간까지, 주말에도 학원에서 대부분의 시간을 보내는 자녀들이 많은 것이 현실이다.
 
이러한 '선행교육'의 문제는 교회학교 교육과도 무관하지 않다. 대한민국 학생이라면 놀 시간은 물론 쉴 시간, 잠잘 시간이 절대적으로 부족한 상태에서 진로에 대한 확신 없이 입시 공부에 매진해야만 한다. 성경 읽고, 기도하고, 교회에 올 시간적 여유는 더더욱 없다. 사교육걱정없는세상 송인수 대표는 "아이들이 늘 시간에 쫓겨 생활하다보니 교회 활동이나 신앙생활에는 관심이 없는데 주일에 학원에 보내는 부모 스스로도 신앙교육에 대해 얘기할 처지가 못되고 대학에 가면 부모의 통제를 벗어나게 된다. 사교육의 핵심이 되는 선행교육에 반대하는 것은 우리 아이들을 살리는 것이기도 하고 동시에 교회교육을 회복시키는 일"이라고 교계의 관심을 요청했다. 일단 아이들이 교회에 와야 신앙교육이 이뤄지는데 "그럴 시간이 없다"는 것이 송 대표의 설명이다.
 
'선행교육금지법을 찬성한다'는 페이스 선언에 동참한 손봉호 교수(고신대 석좌)는 "선행교육은 문자 그대로 '앞으로 받을 교육을 미리 받는 것'인데 이유는 경쟁에서 이기기 위함이고, 자연히 빈부 격차에 따라 불평등한 교육기회를 얻을 수밖에 없다"며, 교계가 '사회정의'의 차원에서 이 문제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경제적 능력과 상관없이 평등한 교육 기회를 제공받기 위해서라도 지금의 과열된 선행학습 문화는 바뀌어야 한다는 주장이다.
 
손 교수는 또 "학부모들은 두번 배우면 더 낫지 않겠냐고 생각하는데 오히려 교육 효과는 더 낮다. 선행교육을 받은 학생은 학교에서 같은 내용을 배울 때 관심을 잃게 되고 전체 수업 분위기가 저하될 뿐만 아니라 교사 역시 이미 배운 것을 또 가르쳐야 하니까 수업의 질이 떨어지는 악순환이 발생한다. 결과적으로 선행교육을 받은 학생과 못받은 학생 모두 손해를 보는 꼴"이라고 했다.
 
한편 선행교육 금지가 직업의 자유를 침해한다는 반대 목소리도 있다. 한국학원총연합회는 학부모들을 대상으로 서명 운동을 시작하는 등 배수진을 친 상태로 선행교육금지법이 통과되면 △대한민국 교육은 하향평준화 될 것 △학생들의 학습권 침해 △자사고 특목고에 비해 일반고 학생들이 피해를 입을 것 등 강경한 입장을 나타내고 있다. 법제처에서도 "직업의 자유를 제한한 것은 아닌지 검토가 필요하다"는 의견을 국회에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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