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코형제복음교단 정기총회

체코형제복음교단 정기총회

[ 선교 ]

장창일 기자 jangci@pckworld.com
2013년 06월 10일(월) 10:56
   
▲ 체코 정부가 과거 공산정권 시절 강탈했던 기독교계 재산을 반환하기로 결정했다. 더불어 현재 정부가 부담하고 있는 성직자 인건비도 향후 17년 동안 점진적으로 감축해 2030년 최종 중단하기로 했다. 하지만 한화로 7조원이 넘는 보상금 중 대부분이 가톨릭교회의 재산이다보니 체코 개신교로서는 재정부담만 늘어나고 실익은 거의 없을 것이라는 게 공감대다. 사진은 체코 프라하 바츨라프 광장서 바라본 가톨릭 틴 성당의 모습. 사진/기독공보DB

체코형제복음교단이 지난 5월 30~6월 2일 프라하 비노그라디교회에서 총회를 열고 교회재산반환법 통과 이후 필요한 후속조치들을 논의했다. 특히 체코형제복음교단은 역사적으로 총회의 개회, 폐회예배를 비노그라디교회에서 드려오던 것에서 벗어나 폐회예배를 체코형제복음교단 산하 다민족교회인 프라하 코빌리시 교회(이종실 목사 시무)에서 드렸고, 설교도 본교단 사무총장 이홍정 목사가 하도록 배려해 체코형제복음교단이 다민족사역은 물론이고 한국교회에 대한 큰 관심을 가지고 있음을 보여줬다.
 
이번 총회의 가장 큰 이슈는 교회재산반환법 통과 이후 교회의 대책이었다. 이미 체코 정부는 지난 해 1월 과거 체코 공산정권이 강탈했던 교회 재산 수십억 달러를 종교계에 돌려주는 결정을 내린 바 있다. 이 같은 결정에 따라 체코 정부는 체코 가톨릭과 개신교회들에게 모두 750억 코루나(약 37억원 달러)를 되돌려줘야 하고 보상금으로 290억 코루나(29억 달러)를 별도로 지급해야 한다. 이 금액은 한화로 7조 3000억원에 달하는 막대한 기금이며, 체코 정부는 2031년부터 30년 동안 이 보상금을 체코 교회들에게 분할 지급한다.
 
이번에 정부가 종교계에 반환하는 재산은 건물, 농장, 숲 등 공산정권 시절 정부가 교계로부터 몰수했던 재산의 56%에 해당하는 것이다. 체코는 1948년 공산정권이 집권한 뒤 성당과 교회 등 종교시설을 몰수하고 성직자들을 투옥하거나 처형했으며 종교의례는 정부 허가를 받은 자에 한해서만 행할 수 있도록 했다. 공산정권 시절 구 소련은 체코의 전신인 체코슬로바키아를 동구 위성국가 중 가장 무신론적 색채가 강한 국가로 만들려고 시도했으며 이 때문에 정부는 종교를 강력하게 통제하고 성직자 월급을 직접 지급했었다. 이같은 보상 조치는 1989년 공산정권을 무너뜨린 '벨벳 혁명' 이후 22년 만에 단행된 것이다. 종교계는 벨벳 혁명 이후 지속적인 문제제기로 일부 교회 건물과 수도원을 돌려받았으나 농장, 임야 등 상당량의 재산을 반환받지 못했었다.
 
하지만 이번 반환법 통과로 체코 개신교회들은 심각한 고민에 빠지고 있는 게 현실이다. 첫번째 이유는 반환될 기금 중 거의 대부분이 체코 가톨릭교회의 재산이기 때문이다. 당초 공산당에게 빼앗겼던 재산을 돌려받아야 한다고 최초로 주장한 것도 체코 가톨릭교회였다. 이들은 대정부 협상력을 높이기 위해 개신교회도 동참해 줄 것을 요청했고, 전체 보상액 중 20%를 증여하기로 약정한 바 있다. 따라서 보상금이 7조원이 넘는다고 해도 체코 개신교회로 돌아올 기금은 미미한 수준이다.
 
이와 함께 실제 보상이 시작되는 2030년까지 이어질 '교회자립을 위한 기간'이 체코 개신교회에게는 '고난의 여정'이 될 것이라는 예상이 벌써부터 나오고 있다는 것도 무시할 수 없는 난관이다. 현재 성직자들의 인건비를 부담하고 있는 체코 정부는 교회재산반환법을 통과시키면서 정부의 인건비 부담분을 완전히 털기로 기독교계와 합의했다. 다시말해 공산당이 나서서 교회들의 재산을 빼앗기 이전으로 완전히 회기하기로 결정한 셈이다. 이에 따라 당장 올해부터 17년 동안 정부는 성직자 인건비를 매년 5%씩 줄여나가게 되고, 대신 이 부족분을 각 교단이 보전해야 한다. 따라서 교회들로서는 재정적인 부담이 매년 5%씩 자동적으로 늘어나는 결과를 낳았다.
 
이종실 목사는 "앞으로 17년이 체코 교회가 자생력을 갖는 기간이지만 이 같은 취지에도 불구하고 체코 개신교회가 처한 현실은 무척 암담하다"면서, "교세가 매우 열악한 체코 개신교회들이 매년 5%씩 예산을 증액하면서 17년을 버텨낼 능력이 현실적으로 부족한 게 사실이다"라고 전했다. 이 목사는 "체코형제복음교단은 최악의 상황도 예측하고 있는데 이는 현재 250명 정도 되는 교단 소속 목사 중 100명 가량이 교단의 재정 부담 능력의 부족으로 다른 교단으로 가든지 다른 일을 구해야 하는 절망적인 상황이 바로 그것이다"라고 밝혔다.
 
현재 자구책을 마련하기 위해 고심 중인 체코형제복음교단은 동역관계에 있는 본교단과도 다양한 협력사역을 구상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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