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4회 독일교회의 날 그 현장을 가다

제34회 독일교회의 날 그 현장을 가다

[ 선교 ]

김성진 기자 ksj@pckworld.com
2013년 05월 10일(금) 14:02

'자율성' '대화' 그리고 '참여' 
독일 함부르크 '각 사람이 필요한 만큼 거둠' 주제로 열려
타종교와의 대화, 경제 환경 평화 세계화 등 강연 펼쳐져

【독일 함부르크:김성진 부장】'자율성'과 '대화', 그리고 '참여'. 지난 1일부터 5일까지 독일 항구도시인 함부르크에서 열린 제34회 독일교회의 날(Kirchentag)의 정신이다. 물론 독일 개신교 역사가 1517년 마틴 루터의 종교개혁을 출발로 볼 때에 이와같은 정신을 간직하기란 그리 어렵지 않았으리라.
 
지난달 29일, 독일 함부르크에서 열린 제34회 독일교회의 날(Kirchentag)을 취재하기 위해 독일행 비행기에 올랐다. 본보에선 이미 여러차례 '독일교회의 날'을 취재한 바 있어 귀에 익숙한 행사였지만 기자에겐 처음이라 기대가 클 수밖에 없었다.
 
특히 올해엔 본교단 총회가 향후 10년간 치유와 화해의 생명공동체운동을 전개할 뿐 아니라 오는 10월에 WCC 제10차 부산총회를 앞두고 있어 연수 차원에서 총회 본부와 산하 기관의 실무자 13명을 독일교회의 날에 파송했다. 총회 역사상 실무자를 중심으로 이렇게 많은 인원이 참여해 팀을 꾸려지기는 처음이었다. 1백년의 역사를 간직한 총회가 새로운 1세를 향해 변화를 모색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부분이다.
 
사실, 전세계 뿐 아니라 독일 전역에서 참여하고 있는 독일교회의 날은 해마다 개신교와 가톨릭이 번갈아 가며 개최하고 있다. 2003년에는 개신교와 가톨릭이 연합으로 에큐메니칼 독일교회의 날을 개최하기도 했다. 올해엔 '각 사람이 필요한 만큼만 거둠'(출 16:18)이라는 주제로 함부르크 도시 전체에서 열렸다.
 
개막 하루 전에 함부르크에 도착한 참가단은 진행본부를 찾아가 등록을 마치고 본부에서 정해준 민박으로 흩어졌다. 독일교회의 날이 개막된 지난 1일, 수많은 인파가 도시로 모여들기 시작했다. 모여드는 인원을 모두 수용할 수 없어 사전 행사는 4군데로 흩어져서 진행됐고 이어 개막예배에는 40여 만명의 인파가 모인 가운데 진행됐다.
 
 

   
 


독일 대통령과 독일개신교회(EKD) 총회장, 함부르크 시장 등 정관계 인사들이 대거 참여한 가운데 열린 개회예배는 쉽고 긍정적인 언어들이 사용됐다. 예배 중간에는 의미있는 순서들도 마련됐다. 8백명의 자원봉사자들이 준비해 나눠준 봉투에는 함부르크 강변에 있는 모래가 담겨져 있었고 예배 중간에 예수님이 광야에서 시험을 이기신 것처럼 봉투에 담겨진 모래를 버리고 그 안에 은혜와 희망을 채워가도록 특별한 순서를 갖기도 했다. 독일 가오크 대통령은 "독일교회의 날 행사의 의미는 참여하고 협력하는 모습을 사회에 보여주는 것"이라며, "세상에서 제기하는 질문에 대답을 찾고 그것을 남기는 것이 독일교회의 날의 핵심"이라고 강조했다.
 
개회예배에 이어 4박 5일간 함부르크 도시 전역에서 다양한 행사들이 펼쳐졌다. 오전에 성경공부를 시작으로 강연회와 오후에 주제별 행사, 그리고 저녁에는 특별한 예배 등이 펼쳐졌다. 세계적으로 최대 관심사를 가지고 열린 다양한 포럼과 세미나가 열려 열띤 토론의 장이 됐다. 특히 독일 대통령의 기조강연은 수만명의 인파가 몰린 독일교회의 날 중에서 가장 인기있는 강의였다. 이번 행사에서 다뤄진 강연의 주제는 타종교와의 대화를 비롯한 경제, 환경, 평화, 세계화 등 다양했다. 또한 도시 구석구석에서 연주회와 오페라, 전시회 등 다양한 문화 행사가 펼쳐져 도시 전체가 축제의 장이됐다.
 
 

   
 


폐막을 하루 앞둔 4일 저녁에는 WCC 제10차 부산총회를 앞두고 WCC 울라프 총무와 독일교회 관계자들이 참석한 가운데 에큐메니칼 예배가 드려졌다. 항구도시 함부르크와 항구도시 부산을 잇는 다리가 되겠다는 희망을 담아 마련된 이날 에큐메니칼 예배는 함부르크 한인교회의 찬양대와 국악연주팀이 참여해 한국적인 예배로 드려졌으며 한국교회의 관심사인 위안부 문제와 탈북자 문제 등이 다뤄졌다. 특히 이날 에큐메니칼 예배에는 위안부를 돕기 위한 헌금의 시간을 가졌으며 또한 WCC 제10차 부산총회에 독일교회 대표단 파송의 시간을 갖기도 했다.
 
독일교회의 날은 여전히 독일교회가 저력있음을 확인시켜주는 자리였다. 함부르크 도시 구석구석을 다니며 그들의 뜨거운 신앙과 열정을 확인할 수 있었다. 또한 사회와 교회를 분리시키는 한국교회와 달리 사회를 향해 한걸음 다가가 서로 하나의 공동체를 이루는 독일교회의 모습을 바라보면서 본교단 총회가 추진하는 '치유와 화해의 생명공동체'의 밑그림을 그려볼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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