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 격리 증후군(Digital isolated syndrome)

디지털 격리 증후군(Digital isolated syndrome)

[ 데스크창 ] 데스크창

안홍철 기자 hcahn@pckworld.com
2013년 02월 28일(목) 10:21
최근 기자들과 식사 중에 자주 느끼는 현상 가운데 하나가 식사를 주문하고 기다리는 동안 서로 대화 없이 자신의 휴대폰만 만지작거린다는 겁니다. 주문한 음식을 기다리는 동안 게임 또는 뉴스 검색을 하고 음식이 나오면 '인증샷'을 찍어 페이스북에 포스팅하기도 합니다. 식사가 시작되고 나서도 서로 눈빛을 맞추지 않습니다. 함께 있지만 각자 따로 놀고 있습니다. 이른바 '디지털 격리 증후군(Digital isolated syndrome)'이라 할까요?
 
바야흐로 전 국민 스마트폰 시대가 열리고 있습니다. 이제 스마트폰은 부유하거나 젊은 소비자층 뿐만 아니라 50대 이상의 비도심 거주자도 사용할 만큼 전 연령층에 고르게 분포하고 있습니다. "스마트폰으로 하루를 시작해 스마트폰으로 하루를 마무리한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우리의 일상생활에 깊숙히 들어와 다양한 분야에서 혁신적인 변화들이 일어나고 있습니다.
 
스마트폰은 언제 어디서나 인터넷을 할 수 있어 편리합니다. 단순 정보 검색을 넘어 사용자의 현 위치, 주변 상황 등 다양한 정보를 통해 사용자에게 꼭맞는 맞춤형 정보를 제공합니다. 이로 인해 시간과 장소에 구애받지 않고 모든 업무를 수행할 수 있는 편리함이 있습니다. 스마트폰의 가장 큰 장점은 어플리케이션의 활용성입니다. 예를 들어 민족 대이동이 이뤄진 지난 설에 귀성ㆍ귀경 길의 고속도로 상황을 알 수 있는 것이 바로 어플리케이션의 위력입니다. 교통정보를 실시간으로 제공받을 수 있기 때문이죠. 어플리케이션이 없다면 스마트폰은 그저 인터넷을 지원하는 정도의 휴대폰에 지나지 않았을 것입니다.
 
이외에도 음악이나 영화시청, 독서 등 스마트폰의 멀티미디어적 기능들은 그 활용성을 더욱 확장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스마트폰이 가져온 라이프스타일의 변화 가운데 으뜸은 소통 방식입니다. 트위터나 페이스북 등의 SNS는 관계 중심의 실시간 커뮤니케이션과 휴먼 네트워크의 중요성을 부각시켰습니다. 특히 트위터는 순식간에 많은 사람들에게 정보가 노출되다보니 여론을 형성할만큼 그 영향력이 커졌습니다. SNS를 통한 새로운 선거운동이 한국 정치문화의 지형을 바꾸기도 했습니다.
 
이 스마트폰 놀이는 중독성이 있습니다. 앞서 식당 이야기를 했지만 심지어 장례식에서 조차도 사람들은 애통해 하거나 기도하는 대신 스마트폰을 만지작 거립니다. 지금 사람들은 '함께 외로워지는' 새로운 방법에 익숙해져가고 있는 듯합니다. 물론 모두가 그런 것은 아니지만 점차 이 증후군이 심화되고 있는 것만큼은 확실합니다. 대화 대신 문자나 이모티콘 사용에 익숙해지다보니, 아예 사람들과 어울릴 필요를 느끼지 못하는 것 같습니다. 신형 아이폰에 내장된 음성인식 프로그램인 '시리(Siri)'가 언젠가는 사람들에게 제일 친한 친구가 될 수 있을지도 모릅니다.
 
외로우면서도 친밀함을 두려워 하는 현대인들의 속성은 잠시라도 외롭다고 느끼면, 안절부절하면서 이런 기기들을 만지게 합니다. 외로움을 현대문명기기에 의존하는 것은 한계가 있습니다. 이 문제를 궁극적으로 해결하실 이는 절대자이신 하나님 한 분 뿐입니다. 사순절 기간, 스마트폰 사용 절제를 통해 사람들과 오프라인 소통을 확대하는데 힘쓰며 스마트폰으로부터 자유로움을 만끽하시는 것은 어떨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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