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화해할 때다

이제 화해할 때다

[ 사설 ] 이제 화해할 때다

한국기독공보 webmaster@pckworld.com
2012년 12월 20일(목) 11:38
[사설]

제18대 대통령선거가 끝났다. 자기가 표를 준 후보가 당선되었다면 환호했을 테고 그 반대의 경우에는 실망했을 것이다. 기독교인 대통령 후보가 없었기에 지난번 대선에 비해 교회가 정치바람을 덜 탔던 것 같아 다행스럽다. 한국교회는 지난 정부의 정권 창출에 깊이 개입했다가 교회 안팎으로 엄청난 비난과 어려움을 겪었다. 그나마 득이 있다면 정교분리의 원칙이 얼마나 중요한가를 깨달았다는 점일 것이다.
 
선거 후에는 으레 후유증이 남기 마련이다. 이번 대선처럼 박빙으로 진행된 선거에선 승자도 패자도 쉽게 승복하기 어려울 것이다. 승자라 하더라도 국민 절반의 반대가 있었다는 점에서 겸손한 마음으로 패자의 정책까지 과감히 수용하는 것이 '통합의 정치'가 아닐까. 지금 우리나라의 대내외 환경이 그런 통합의 정치를 요구하고 있다. 대외적으로 한반도는 열강의 각축장으로 변해가고 있다. 북한은 미사일을 발사했고 일본은 점점 더 우경화의 길로 내닫고 중국도 군사대국으로서의 힘을 과시하고 있다. 국내적으로는 경기침체에 따른 실업과 비정규직 노동, 사회적 양극화, 청소년과 노인들의 자살, 성폭력 등 숱한 사회문제들이 산적해 있다. 정치인들을 위한 기독교인의 기도가 어느 때보다 절실하다. 사도바울도 그리스도인과 교회가 세속정부에 복종하고 통치자들을 위해 기도해야 한다고 권면하지 않았나. 나라가 안정되지 못하고선 평화로운 신앙생활도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좋은 정치가 이루어지려면 대선이 끝난 지금부터가 중요하다. 당선자는 국민과의 약속을 실천하기 위해 힘써야 한다. 유권자는 선거에서의 찬반을 떠나 국민으로서 의무를 다해야 한다. 두 눈을 부릅뜨고 당선자가 공약을 지키는지 감시하고, 공약을 실천하도록 압박해야 한다. 교회 역시 '제도로서의 정치' 대신 '생활로서의 정치'를 발전시키는데 힘써야 한다. 생활정치란 일상생활에서 민주주의를 발전시키고 인권을 보호하는 일이다. 반대의견을 경청하고 갈등을 대화와 타협을 통해 풀어가려는 훈련이다. 교회가 정치에 공헌할 수 있는 영역은 힘을 바르게 사용하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다. 한편, 교회는 정치의 한계를 명확히 함으로써 사회에 기여할 수 있다. 정치가 중요하지만 정치가 모든 것일 수는 없다. 모든 것을 힘으로 해결하려는 정치만능주의야말로 교회가 경계해야 할 대상이다. 교회는 정치에 대해 제사장적 역할만 아니라 예언자적 역할도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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