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대를 기다리며

그대를 기다리며

[ 데스크창 ] 그대를 기다리며

안홍철 기자 hcahn@pckworld.com
2012년 12월 20일(목) 09:28
[데스크창]
 
한 대학교수가 학교 로고가 새겨진 머그컵 한 상자를 들고 강의실에 나타나 학생들에게 머그컵을 4달러에 사겠느냐고 물었답니다. 학생들 반응은 시큰둥했습니다. 이 교수는 다른 강의실로 가서 이번엔 학생들에게 머그컵을 무조건 하나씩 나눠 주고 잠시 후 방금 나눠 준 머그컵을 6달러에 되사겠다고 말했습니다. 그런데 의외로 머그컵을 되팔겠단 학생이 없었습니다. 첫번째 강의실 학생들은 머그컵을 4달러에도 사려고 하지 않았습니다. 그것은 머그컵의 가치가 4달러에 못 미친다고 생각했기 때문일 것입니다. 하지만 두번째 강의실 학생들은 머그컵 가치가 6달러로 뛰었음에도 불구하고 팔려고 하지 않았습니다. 왜 그랬을까요?
 
시카고대학 경영대학원 크리스토퍼 시(Christopher K. Hsee) 교수가 저술한 '결정적 순간에 써 먹는 선택의 기술(Economics in action)'이란 책에 나오는 내용입니다. 크리스토퍼 시 교수는 이를 손실회피 심리의 일종인 '소유효과'라 말합니다. 사람들은 대개 똑같은 물건이라도 이익이 될 때는 별다른 가치를 느끼지 못하다가 일단 내 것이 되고 난 후에 손실이 발생할 때는 매우 민감해진다는 겁니다. 그래서 구매에 지불하려는 가격보다 매도자가 부르는 가격이 더 높다는거죠.
 
좀 더 쉽게 생각해 볼까요? 요즘 가장 유행하는 3D TV를 사려고 어떤 사람이 가전제품 매장엘 들렸습니다. 그 매장엔 '7일 이내 100% 환불 보장'이란 문구가 붙어 있었습니다. 이 사람은 그 문구를 보는 순간 "일단 사가지고 가서 일 주일 간 사용하다가 맘에 안들면 다음 주에 환불하면 손해볼 일이 없구나"란 생각을 했습니다. 더욱이 점원에게 물어보니 집까지 배송 해주고 환불 시에도 "재 방문해서 회수해 간다"는 답을 얻었습니다. 이 사람은 이 매장에서 TV를 사면 "어쩌면 매 주 새 TV로 교환해서 볼 수도 있겠다"는 엉뚱한 생각을 하며 혼자 웃었습니다.
 
결국 이 사람은 대형 3D TV를 샀고, 일 주일 동안 가족들과 TV를 보며 즐거운 시간을 보냈습니다. 가족들은 환불을 염두에 둔 듯 일 주일 동안 TV에 흠이 나지 않도록 소중하게 다루었습니다. 그러나 일 주일이 지난 후 가족 중 그 누구도 TV를 환불하자고 한 사람은 없었습니다. 환불절차가 복잡한 것도 아닌데, 단지 전화 한 통이면 모든 것이 다 해결되는데도 말이죠. 이것이 소유효과입니다.
 
하나님께선 "너는 내것이라(사 43:1)" "너는 내 아들이라 오늘날 내가 너를 낳았도다(시 2:7)"라고 우리에게 말씀하십니다. 하나님은 우리를 사랑하시기 위해 사랑의 대가를 치루셨습니다. 하나님께서 우리를 죄와 사망에서 구원코자 독생자 예수 그리스도를 십자가에 달려 죽게 하시기까지 우리를 사랑하셨습니다. 하나님께선 일단 예수 그리스도의 피로 값 주고 사신 우리를 결코 환불하시지 않습니다. 하나님께서 세상의 그 어떤 것보다 우리를 존귀하게 여기시기 때문이죠. 그래서 우리는 하나님의 소유가 되어야 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 인간들은 하나님을 나의 것으로 만드는 우를 범합니다. 내 뜻대로가 아니라 하나님 뜻대로 살아가는 그리스도인, 하나님의 소유효과를 누리는 성탄절이 되시길 기원합니다. 곧 오소서, 임마누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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