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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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목양칼럼 ] 자동차이야기

이석형목사 webmaster@pckworld.com
2012년 12월 17일(월) 13:53

[목양칼럼]

우리는 참 편리한 세상을 산다. 문명과 함께 온 교통수단의 발달로 인해 단위 시간당 넓은 공간을 누리며 사는 것이 사실이다. 우리가 걸어서 다닐 때 한 사람의 활동 공간은 시간당 4km 전후일 것이다. 그러나 자동차를 갖고 있으면 시간당 1백km의 활동 공간을 누리는 셈이다.
 
잠깐이면 속초를 가고, 잠깐이면 대전에 혹은 인천에 간다. 지금 시대는 목사들은 물론이고 신학생들까지도 자동차를 다 가지고 있다. 그런데 자동차 때문에 잃는 것이 있다는 것을 생각해야 한다.
 
넓은 공간을 활용하므로 몸이 분주하고 심오한 생각이나 기도, 가까운 이웃과의 교제를 잃고 있다는 것이다. 목사의 차 트렁크를 열어보면 골프채, 테니스 라켓이나 배드민턴 채, 족구 네트나 공, 축구화, 등산화나 운동화 등이 들어있다.
 
그리고 모두가 다 건강, 장수에 대하여 일가견들을 갖고 있다. 그런데 교회들은 안 되고 있고, 안 된다고들 한다. 어느 동네에 교회를 세운다고 생각해 보자. 목사는 교회를 중심으로 반경 4~5km 주변 사람들을 전도 대상자로 보아야 할 것이다. 모두가 걸어가야 한다.
 
작은 골목길, 아파트나 연립주택의 계단, 모든 집을 가가호호 매일 방문하여 전도해야 하지 않는가? 이럴 때 자동차가 필요한가?
 
실제 자동차가 쓰여 지는 것은 자녀들의 학교통학, 레저나 스포츠를 즐기는 일, 친구 방문이나 휴가 등 목회에 방해가 되는 일이다. 그리고 이런 일은 하면 할수록 더하게 된다는 데에 유혹이 있다.
 
개척교회 목사는 정말 중요한 일이 아니면 교회 주변을 떠나서는 안 된다. 걸어 다녀야만 가까운 이웃을 만난다. 만난 사람을 또 만나야 한다. 수도 없이 반복해 만나야 이웃의 형편과 상황을 알 수 있다. 저들은 문을 열어주지 않아 목사는 저들을 모른다 해도, 방 안에서 밖을 내다보는 저들은 목사를 잘 알고 있다. 얼마나 정기적으로 성실하게 자기들을 전도하고 있는지를 이방인인 이웃들이 보고 있는 것이다.
 
시대착오적이라고 말할지 모르나 자동차는 작은 교회에 있어서 상당히 마귀적인 것이다.
 
필자는 운전면허를 받은 지 40년(1972년 면허)이 넘었다. 1976년이 되서야 현대에서 포니를 출시했으니, 면허 취득 당시에는 국산차가 없었다. 면허를 딸 때는 정말 마이카 시대를 상상도 못하던 때였고 차가 없었다.
 
자동차에 대하여 나는 그 좋은 점과 목회에 방해가 되는 점을 냉철하게 생각했고, 교인이 5백명일 때까지는 차를 갖지 않는다는 다짐을 했다. 그래서 우리 교회는 대형버스가 먼저 들어오고, 작은 승합차를 산 뒤 , 그 후 승용차를 갖게 되었다.
 
어떻게 하면 교회 일에만 전념할 수 있을까?
 
어떻게 보면 소돔성 안에 교회를 개척하여 세우고 그 주변 사람들을 변화시켜야 할 롯의 가정이 자기도 모르게 소돔의 문화와 풍습에 동화되어 조금씩 조금씩 타락되어 나중엔 롯의 가정도 소돔 사람이 되었고 소돔도 망하고 롯의 가정도 망했듯 목사들인 우리들이 세상 문화 레저 스포츠 풍조에 빠져 교회와 함께 목사도 떠내려가고 있지 않는가?
 
복음을 전하기 위하여 가난을 자처하며 살고 매 맞고 옥에 갇히고 순교하면서까지 복음을 전했던 선진들은 우리를 향하여 무슨 말을 할까?
 
레저 스포츠를 즐기고 경제적으로 안일한 삶을 원하며, 잦은 해외여행을 하고 교회 외적 일로 분주해 보라. 교회 성장은 곤두박질치고 목사의 영성이 떨어지는 것을 모두 느낄 것이다.
 
오늘도 자동차를 타고 분주하게 하는 일이 정말 교회와 성도들을 위한 일인가에 대하여 갈등을 느낀다.

이석형목사 / 밀알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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