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환자들의 이야기 담은 에세이집 '당신에게 힘이 될게요'

암환자들의 이야기 담은 에세이집 '당신에게 힘이 될게요'

[ Book ] 에세이집 '당신에게..'

김혜미 기자 khm@pckworld.com
2012년 09월 21일(금) 14:13
"나는 무능하지만,전능하신 하나님께 더 열심히 기도할께요"
에세이집 '당신에게 힘이 될게요' 펴낸 아시아암환우회 손경미대표

   

'당신이 헛되게 보내고 있는 오늘은 어제 죽어간 누군가가 그토록 살고 싶어했던 내일일지도 모른다'는 말처럼, 매일 매일 '살고 싶다'는 간절한 희망으로 암과 사투를 벌이는 사람들이 있다. 위로의 메시지가 절실한 이들이지만 진정한 위로는 쉽게 일어나지 않는다. 그 상황에 직접 처해 보기 전까지는.

최근 아시아암환우회 손경미대표가 쓴 신앙 에세이집 '당신에게 힘이 될게요(생명의말씀사)'가 출간되면서 잔잔한 감동을 불러 일으키고 있다. 여섯번의 암수술 후 아직도 뇌종양으로 투병 중인 손 대표는 매일 거울을 보며 웃는 연습을 하고 환자처럼 보이지 않으려고 일부러 선글라스를 끼거나 화장을 진하게 하는 날이 많다. 밝고 활기찬 모습으로 '살아 있다는 것이 얼마나 행복한 일'인지를 알리고 싶어서다. "어느 날인가 항암 치료하고 우연히 거울에 비친 제 모습을 보게 됐는데 눈에 초점이 없는 거에요. 이런 모습으로 어떻게 누군가에게 용기를 줄 수 있을까 싶었어요."

   
현재 LA에 거주 중인 그녀는 비영리 봉사단체인 아시아암환우회를 만들고 자신과 같이 암투병 중인 환우와 가족들에게 용기를 주는 일을 사명으로 하루 하루를 보내고 있다. 아시아암환우회는 LA 뿐만 아니라 시카고, 시애틀, 캐나다 밴쿠버에서 정기적인 모임이 열리고 있으며 손 대표는 미주복음방송 '소망의 여정' 코너에서 암환우와 가족들을 상담하는 일도 하고 있다. "나와 같은 사람들, 내 도움을 필요로 하는 사람들과 함께 남은 삶을 나누고 싶다"고 밝힌 그녀는 "사람들이 예수님을 영접하고 소망을 발견하는 것을 볼 때 살아있다는 것이 너무 감사하고 행복하다. 오늘 잠을 자다가 내일 새로운 하루가 오지 않더라도 하나님 앞에서 나는 행복한 사람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손 대표는 중국인 남편과 결혼해서 미국으로 이민을 갔고, 남편이 신학을 공부하면서 목회자 부인이 됐다. 암선고를 받은 것은 교통사고가 나면서다. "하루는 남편이 저 대신 아프고 싶다고 하는데 막 화를 냈어요. 그런 말을 하면 나는 더 아프다고." 그녀는 "피를 뽑고 수술대에 오르는 것은 내가 감당해야 할 영역이었고 진짜 위로가 되는 것은 사람의 말이 아니라는걸 깨달았다"며 "남편이 '내가 당신을 위해서 해줄 수 있는 것이 아무것도 없군요. 나는 무능한 인간이지만 전능하신 하나님께 더 열심히 기도할께요'라고 말해줄 때 오히려 큰 힘이 되었던 것 같다"고 깊은 속내를 털어놓았다.

사실 '당신에게 힘이 될게요'는 부록으로 첨부된 '오디오 CD'를 위해 출간된 책이다. 손 대표는 "환자들이 하루 종일 누워 있으니까 무료할 것이라고 책을 많이 선물하지만 아픈 사람들은 책을 못읽는다. 한줄도 눈에 들어오지 않고 마음에 와닿지 않기 때문"이라며 "하지만 귀는 닫을 수 없으니까 오디오북을 만들고 싶었다"고 출간 동기를 설명했다.

'아시아암환우회 손경미사모'로 알려져있는 그녀이지만 환우회 모임은 교회 보다 한인회관에서 갖기롤 선호하는 편이다. "왜 목사 사모이면서 찬송 부르고 말씀을 나누는 모임을 갖지 않냐"는 비판을 들을 때도 있다. 이유는 간단하다. "교인이 아니라도 누구나 암에 걸릴 수 있잖아요. 누구나 위로받고 싶구요." 이 책의 인세 전액은 아시아암환우회 후원금으로 사용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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