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리핀 조원준선교사 유족들 "그 자리에 다리 놓을 것"

필리핀 조원준선교사 유족들 "그 자리에 다리 놓을 것"

[ 선교 ] 조원준선교사 사망(2신)

장창일 기자 jangci@pckworld.com
2012년 08월 28일(화) 11:57
필리핀을 강타한 태풍을 헤치고 어린이들에게 빵과 복음을 전하겠다는 열정으로 교회를 향하던 조원준 선교사(부산동노회 파송)가 불어난 강물에 휩쓸려 사망했다.
 
조 선교사는 필리핀 마닐라 북쪽 앙겔레스에서 선교지인 람느히교회로 이동하던 중이었다. 이 지역은 2주째 계속된 폭우와 9호 태풍 '사올라'로 인한 홍수로 70여 명이 사망하고 1백20여만명의 이재민이 발생했다. 재산 피해액만 1백11억원으로 집계됐으며 전기와 대중교통, 주요 간선도로 등이 모두 마비상태이다.
 
사고 당일도 만만치 않은 상황이었지만 폭우로 인해 고립돼 식사조차 하지 못하고 있는 아이들에게 전할 빵을 들고 "어린이들과 성도들이 나를 기다린다"며, 주일예배를 인도하기 위해 나서게 됐다. 조원준 선교사는 2010년 부산 안락교회(윤동일목사 시무) 파송 선교사로 필리핀 안락교회가 바랑가이 라부네이 마을에 건축한 람느히교회에서 선교활동을 해 왔다. 어린이 전도사역과 아이타 종족 선교 및 입양, 현지학교와 연계한 다음세대의 어학교육, 국내 교회 단기선교팀 선교훈련 및 교육, 선교지 전도훈련 및 구제사업 등의 사역을 위해 힘써왔다.
 
고 조원준 선교사의 장례예식은 지난 8월 15일 안락교회에서 드려졌다. 윤동일 목사는 '마지막 증언' 제하의 설교에서 "기독교의 역사는 순교의 피를 통해 토대가 이루어진다. 안락교회는 이 교회 가운데 선교의 역사를 주시려고 순교자를 나오게 하셨다"면서, "조원준 목사는 하나님께서 순교자로 인정하신 분이다. 교회에 비본질적인 것 다 물러가고 복음의 열정만이 살아 있도록 힘쓰자"고 전했다.
 
한편 조원준 선교사의 아버지인 조면호목사(동부제일교회)는 아들이 사고를 당한 강에 다리를 놓겠다고 말했다. 조면호목사는 "맡겨진 사역을 감당하던 중 급류에 떠내려간 아들을 생각하며 꼭 다리를 만들어야겠다고 다짐했다"면서, "이를 위해 우리 가족은 조의금을 내놓았고 벌써부터 도움의 손길들이 답지하고 있다"고 전했다. 조 목사는 이어 "아들을 화장할 때보니 손을 꽉 쥐고 있었는데... 전해줄 빵을 마지막 순간까지 놓지 않았기 때문이라는 설명을 듣고는 오열했다"면서, "급류에 떠내려간 아들을 찾기 위해 동네 청년 16명이 목숨을 걸고 수색을 했다는 이야기를 들으며 아들의 사역이 헛되지 않았다는 걸 알게됐다"고 덧붙였다.
 
고 조원준 선교사는 대전장신대와 장신대 대학원을 졸업한 뒤 2010년 9월 5일 안락교회에 부임해 같은 해 12월 15일 필리핀 선교사로 파송됐다. 유가족으로는 유은숙 사모와 아들 유빈, 유찬 군이 있다. 안락교회는 총회에 '순교자지정 청원서'를 제출할 예정이다.조 선교사의 유해는 화장 후 충남 금산의 하늘정원추모공원 기독교관에 안장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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