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 짠 걸레도 다시 짜라?

다 짠 걸레도 다시 짜라?

[ 데스크창 ] 소통경영

안홍철 기자 hcahn@pckworld.com
2012년 08월 14일(화) 15:14
다 짠 걸레도 다시 짜라?
 
적극적인 소통을 통해서 조직이나 모임을 효과적으로 경영하고 관리하는 방법을 소통경영(Management By Communication, MBC)이라 부릅니다. 가족 구성원들이 아버지의 권위에 짓눌려 할 말을 제대로 못하고 눈치만 본다면 언젠간 그 가정에 큰 불화가 생기고 맙니다. 회사나 국가도 마찬가지입니다. 권위적이고 폭압적인 지도자나 경영자 밑에선 행복할 수가 없습니다.
 
소통장애의 대표적인 사례로 일본 도요타 자동차의 몰락을 꼽습니다. 물론 도요타 자동차의 몰락 원인을 분석하는 데는 여러 의견들이 있습니다. '자동차 산업의 한계', '미국의 통상 압력의 희생제물' 등 여러 분석들이 있습니다. 그러나 그 보다 더 중요한 원인은 도요타 자동차 조직 내의 소통 부재로 새로운 시대의 패러다임을 따라가지 못한 것이라는거죠. 새로운 시대의 패러다임을 따라가지 못하고 산업사회의 패러다임에 사로잡혀 있었기 때문에 결국 지난 2010년 대량 리콜 사태가 발생한 것이라는 분석입니다.
 
도요타 자동차의 운영철학 중 "다 짠 걸레도 다시 짜라"는 것이 있다고 합니다. 어찌 보면 다시 돌아보고 아끼고 절약하자는 말일 수도 있지만 그 슬로건은 자동차 산업 세계 1위였던 제너럴 모터스(GM)를 따라잡기 위해 하청업체와 근로자들을 쥐어짰던 희생의 결과였는데 그런 '산업화 슬로건'으로 GM을 따라잡는 성공 이후, 조직 내 구성원들에게 계속하여 희생 만을 강조한 일방통행식 경영이 도요타 자동차 스스로의 발목을 잡게 된 결과라는 분석입니다.
 
도요타 자동차가 "다 짠 걸레도 다시 짜라"는 풍토 속에서 매너리즘에 빠졌든지, 혹은 인간관계나 부서 이기주의때문이었는지 한쪽 부서에서 조금만 일하는 방식을 바꿔주면 보다 효과적으로 자동차를 만들 수 있는데도 그 좋은 아이디어를 윗사람이나 관련부서에게 말하려 하지 않았다는 겁니다. 조금만 변화시키는 데도 무수히 많은 사람들을 설득해야 하는 수고를 해야 하기 때문이죠. 그렇게 하지 않아도 월급은 꼬박꼬박 나오게 되어 있으니까요. 이렇게 도요타 자동차 내 구성원들의 소통욕구는 고갈되고, 아울러 종업원들의 소통기술은 퇴화하고 말아 결국 그동안 쌓아왔던 자동차 명가의 몰락을 맞이하게 된겁니다.
 
혈관에 노폐물이 쌓여 혈류를 막는 것을 동맥경화라고 합니다. 피가 잘 통하지 않는다는 것은 소통이 안 된다는 말입니다. 조직이 비대해지면 조직은 동맥경화를 앓게 됩니다. 소통장애가 발생하면 문제는 감춰지고, 새롭고 참신한 아이디어는 최고결정권자에게 제대로 전달되지 않습니다. 
 
도요타 뿐 아니라 어떤 기업이나 국가도 소통장애는 발생할 수 있습니다. 효과적인 소통경영은 구성원들의 말하고 싶은 소통욕구를 높여주고 소통기술을 훈련시켜야 합니다. 여기서 지도자가 주의할 것은 소통이 안 되는 것이 마치 아랫사람의 잘못인 양 생각하는 것입니다. 조직의 소통장애는 거의 대부분 윗사람들 때문입니다. 엄부 밑에서 자녀들이 오금이 저려 말도 못하고 고개만 숙이고 있는 가정을 생각해 보십시오. 그것이 자녀들의 잘못입니까? 소통지능을 높이기 위한 훈련은 조직원 전부에게 필요하지만 무엇보다도 지도자가 먼저 깨달아야 합니다. 위가 바뀌면 아래는 자연히 바뀌게 되는 것이 조직의 이치 아닐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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