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족의 고통을 함께 나눈 교회, 역사적 사명을 실천하라

민족의 고통을 함께 나눈 교회, 역사적 사명을 실천하라

[ 총회1백주년 ] 교회의 대사회적 사명

인명진목사 webmaster@pckworld.com
2012년 07월 11일(수) 11:06
우리 총회는 지나간 1백년동안 여러 가지 자랑스러운 전통을 가진 교단이다. 세계선교 역사상 그 유래를 찾아볼 수 없는 교회성장과 선교의 큰 업적을 이루어왔을 뿐만 아니라 우리나라 민족역사와 사회 전반에 막대한 영향력을 끼쳐왔음을 그 누구도 부인할 수 없을 것이다. 우리 총회는 충성을 다하여 교회를 섬겼을 뿐만 아니라 세상의 빛과 소금의 역할을 다 해온 자랑스러운 전통을 가지고 있는 것이다.
 
지나간 1백년의 역사 속에서 세상의 빛과 소금의 역할, 그것은 때로는 교단적으로 또는 우리 교단에 속한 성직자나 평신도들의 역사와 민족에 대한 개별적인 신앙고백적 헌신에 의한 것들이었다. 물론 역사적으로도 보면 그리스도인으로서의 예언자적인 대사회적인 역할은 교단적으로 보다는 개별적 신앙고백의 행위가 더 많은 것이 사실이지만 성직자였던 평신도였던 그들 또한 우리 총회의 소속된 이들이었음을 생각할 때 그 모두가 우리 총회의 역사라해도 무방할 것이다.
 
돌이켜 1백년 총회 역사를 생각해보면 우리 총회는 늘 민족과 국가와 백성들과 고난을 함께 하며 살아온 역사다. 즉 우리 민족이 나라를 빼앗기고 백성들이 고난 가운데 있을 때 나라를 찾는 독립운동, 백성들의 고난에 함께 하며 그들을 위로하고 그들과 함께 십자가를 지는 일을 마다하지 않았다.
 
수많은 우리 총회의 성직자와 평신도들이 독립운동에 함께 하였고, 사회 계몽운동에 헌신하였다. 3ㆍ1운동 그리고 이후 독립운동, 농촌계몽운동 등에 우리 총회에 속한 교회들이 그 모든 운동들의 근거지로 쓰여졌음은 놀랄만한 일이다.
 
미국 선교사들의 반대 내지는 비우호적 태도가 있었음에도 선교 초기의 우리 교단의 지도자들이 정치문제인 나라의 독립운동에 깊이 참여한 것은 그것도 신앙고백적으로 참으로 특이할 만한 일이다.
 
3ㆍ1 독립선언서에 서명한 33명의 민족대표 중 다수의 우리 교단 소속 목회자들, 그들은 교회의 문제가 아닌 나라의 문제를 그들의 신앙고백의 과제로 삼았던 것이다. 뿐만 아니라 우리 교단은 학교를 세우고 병원을 세워 젊은이들의 교육과 백성들의 구체적인 삶의 문제를 선교의 대상으로 삼아 헌신해 온 자랑스러운 역사가 있다.
 
해방 후 급속히 진행된 산업화 과정에서 소외되고 고난받는 노동자 농민들을 위하여 일찍이 총회적으로 산업선교를 시작한 것도 우리 교단이고, 군사독재의 권위주의시절 인권회복과 민주주의를 위하여 고난에 찬 헌신의 삶을 살아온 수 많은 성직자, 평신도, 청년, 학생들이 우리 교단 소속의 사람들임도 우리 총회의 빼놓을 수 없는 자랑이다.
 
총회 안에 일찍이 환경보전위원회를 조직하여 벌써 오래전부터 하나님의 창조질서 보호운동에 앞장서 온 것도 우리 교단의 자랑스런 전통이다. 뿐만 아니라 우리 민족의 최대 과제인 분단 극복과 평화통일을 위해서도 오래전부터 우리 교단은 총회 안에 '남북한 선교위원회'를 조직하고 평화운동에도 매진해 오고 있다. 누가 뭐래도 우리 교단은 교회의 대사회적인 예언자의 사명을 그때 그때마다 최선을 다해온 자랑스러운 전통을 가지고 있다.
 
물론 대사회적으로 부끄러운 흠이 없었던 것은 아니다. 총회적인 신사참배 결의와 주기철목사 제명, 산업선교 탄압과 폐지시도 등 부끄러운 역사가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그럼에도 우리 교단은 그때 그때 우리 사회 속에서 역사적 소명을 다하기 위해 최선을 다해 왔다.
 
이제 1백년을 뒤로하고 앞으로의 1백년의 우리 총회의 대사회적인 사명은 무엇이어야 하는가? 더 말할 것도 없이 지난날 우리 총회의 자랑스러운 전통을 잘 기억하고 이어나가야 할 것이다. 우리 총회가 지난 날 해왔던 것들처럼 민족과 국가와 이 나라 백성들과 고락을 함께 하는 총회가 되어야 할 것이다. 백성들은 굶주리는데 교회가 배불러서도 안되고 분단의 비극과 아픔이 계속되는데 이념 타령이나 하고 이대로 좋다며 분단현실에 안주하고 앉아 있어도 안될 것이다. 북한의 백성들은 굶어 죽어가는데 너무 많이 먹어서 배부른 사람들로 교회당이 꽉 차서도 안될 것이고 지구는 병이 들어 신음하며 죽어 가는데 교회당이나 높이 짓고 밤을 새워 십자가 탑에 불이나 밝혀 전기나 쓰고 있어서도 안될 것이다. 미자립 교회의 고통이나 가난한 자들의 외침에 눈과 귀를 막고 내 교회 크게 하는 이기적인 일에만 메달려도 안될 것이고 우리와 다른 사람들을 무조건 배척하고 우리들끼리만 잘난 척하고 우리끼리만 몰려다닌다면 그 옛날 종교를 넘어 나라의 독립을 위해 같이 힘을 모았던 자랑스러운 우리 총회의 전통에 먹칠하는 것이 될 것이다. '이방나그네를 학대하지 말라', 세상 모든 인류는 하나님의 자녀이니 어느 나라 사람이든 우리 모두는 하나님 나라 안에서 함께 살아야 한다는 하나님의 말씀을 세상에 가르치고 실천의 모습을 보여야할 우리가 외국인노동자와 다문화가족을 차별하고 돌보지 않는다면 우리는 훗날 우리의 후손들에게 부끄러운 선조들로 평가받게 될 것이다.
 
점점 심각해지는 계층간의 양극화의 현상 속에서 가진 자들을 권면하여 나눔의 삶을 살게 하고 가난한 자들에게 희망을 주는 교회, 남북한의 갈등, 또 우리 사회의 첨예한 이념적 대립 속에서 화해자의 역할을 하며 평화를 이루어가는 교회, 억울한 사람이 없는 세상을 위해 정의의 목소리를 내는 교회, 절망 가운데 있는 이 땅의 젊은이들에게 꿈과 비전을 보여주는 교회, 인류를 멸망의 위기로 몰아가는 하나님의 창조질서가 파괴되는 심각한 환경위기 속에서 병들어 죽어가는 지구를 살리시고자 하는 지구 구원의 역사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교회, 이방나그네를 사랑으로 보살피며 인종의 구별없이 모든 나라 사람들과 함께 더불어서 살아가는 아름다운 하나님의 나라와 다문화사회를 건설하는 일에 앞장서는 교회, 이와 같은 우리 사회와 민족의 역사적 과제를 짊어지고 나가는 일에 우리 총회가 뱀같이 지혜롭고 비둘기 같이 순결한 정책을 세우고 실천해 나가야 할 것이다.
 
끝으로 꼭 덧붙일 말은 우리의 1백년의 역사를 지닌 우리 총회가 이제는 역사적 신앙고백이 개별적으로만이 아닌 총회의 공동체적 고백과 실천으로 나타나기를 기대해 본다.
 
인명진목사(갈릴리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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